2013년 등록문화재(현, 등록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캔버스에 유채. 세로 80㎝, 가로 65㎝.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오지호가 개성 송도고등보통학교의 교사 시절 살던 집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적 인상주의 화풍이 잘 나타난 대표적인 작품으로, 그림 오른쪽 아래에 세로로 ‘1939년 지호(一九三九年 之湖)’라는 서명이 있다.
「남향집」은 1935년부터 해방 전까지 오지호가 살았던 개성의 집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배경의 초가집을 좌우로 과감하게 절단시키고 중앙에 청색과 보라색 그림자를 드리운 고목을 배치하여 따사로운 햇빛이 내리쬐는 일상의 평화로운 한때를 포착했다. 막 문을 나서는 붉은 옷의 여자아이는 둘째 딸 금희이고 오른쪽 양지바른 돌벽 아래에 졸고 있는 흰 개는 애완견 삽살이라고 후일 작가가 증언한 바 있다.
오지호는 서양화 도입기에 일본을 통해 받아들인 절충적 인상주의를 극복하고 이를 한국적 감성으로 토착화시킨 대표적인 작가로 평가된다. 특히 1930년대 중반부터 김주경(金周經)과 함께 우리나라의 풍토에 맞는 인상주의를 추구하여 한국의 청명한 공기와 자연미를 밝고 투명한 색채감각으로 표현해내기 위해 노력하였다.
화면에 나타난 하늘과 초가집, 돌계단과 삽살이 등은 모두 밝은 원색의 굵은 붓터치로 처리되어 맑은 공기와 투명한 빛을 느끼게 한다. 특히 작가는 집 앞의 고목과 돌계단의 그림자를 빛을 받은 청색과 보라색으로 강조하여, 색채로 표현된 인상주의적인 그늘을 효과적으로 구현해냈다.
오지호는 이 작품을 통해 프랑스 인상주의의 빛의 효과를 한국적 감성과 자연으로 완벽히 전이시켜 표현해낸 것으로 여겨진다. 오지호의 한국적 인상주의는 서양에서 추구하는 빛에 대한 실증적인 접근에서 나아가 빛을 머금은 밝은 색채와 형상을 통해 대상에 내재된 생명력을 표현하려는데 그 차이와 지향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적 인상주의의 토착화를 이루어낸 오지호의 대표작으로 미술사적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