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유채. 세로 158㎝, 가로 100㎝.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노인을 소재로 전후 서민의 일상을 잘 드러낸 작품으로, 1958년 제9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이하 국전으로 약칭)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그늘의 노인」은 장리석의 대표작으로 월남한 그가 서울의 종로구 누하동에 세들어 살며 어려운 생활을 하던 시절에 집주인 노인을 모델로 그린 작품으로 알려졌다. 그늘진 벤치에 앉아 졸고 있는 한복차림의 노인의 모습을 전면 가득 클로즈업하고 노인의 등 뒤로 따가운 햇빛이 쏟아지는 밝은 배경을 대비시키고 있다. 자유롭고 활달한 붓질과 두터운 마티에르 효과, 그늘과 배경의 강한 빛의 대조는 인상주의와 사실주의를 절충한 1950년대 장리석의 화풍을 잘 보여준다.
작품을 통해 작가는 생활주변 소시민의 소박한 일상을 대담한 터치와 풍부한 색채로 표현해냄으로써 전쟁 이후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문제를 지닌 도시 서민의 삶에 공감하며 이를 서정적으로 묘사해내고 있다.
장리석은 이 작품으로 국전 대통령상을 수상함으로써 작가로서 확고한 위치를 다졌으며 해방 이후 한국 서양화단의 구상적 경향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사람이 되었다. 이후 서민적 생활을 담아낸 작업 경향을 지속하였다.
해방 이후 ‘국전풍’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낸 구상적 화풍의 전형이 된 작품이며 서민의 애환이 담긴 시대적 의미를 지닌 작품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