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으로 여행할 돈을 모으기 위해 여고생 여진(곽지민)과 재영(한여름)은 원조교제를 한다. 여진이 전화로 만남을 약속하면 재영이 모텔에서 그 남자를 만난다. 재영은 어떤 남자를 만나도 늘 미소를 띈다. 그러던 중 재영은 갑자기 모텔로 들이닥친 경찰을 피하기 위해 창문에서 뛰어내리다 목숨을 잃는다. 이후 여진은 재영이 만났던 남자들을 만나며 그들이 받았던 돈을 되돌려준다. 그런데 형사인 여진의 아버지가 모텔에서 남자와 나오는 여진을 목격한다. 큰 충격에 휩싸인 여진의 아버지는 딸을 미행하기 시작하고 여진과 만나는 남자들에게 복수를 한다. 하지만 아무리 복수를 해도 여진 아버지의 심적 고통은 사라지지 않는다. 결국 그는 딸에게 운전을 가르쳐준 뒤 자수를 선택한다.
「사마리아」는 김기덕 감독의 10번째 영화로, 항상 자신만의 방식으로 저예산영화를 찍어온 김기덕의 작업 스타일이 고스란이 담겨있는 작품이다. 총 5억원의 제작비로 총 11일 간 11회 촬영으로 완성되었고, 김기덕 감독의 영화에서 자주 반복되는 주제인 죄의식, 복수, 구원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김기덕 감독은 데뷔작 「악어」(1996)에서부터 늘 충격적인 소재와 표현으로 논쟁을 일으키곤 했는데, 이 작품 역시 여고생의 원조교제라는 민감한 소재로 많은 찬반 논쟁을 일으켰다. 한편 「사마리아」는 소외된 자들의 시선으로 세상을 관찰하면서 그 속에 상징과 알레고리를 끼워 넣을 줄 아는 미학적 영화라는 평가 속에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공식경쟁 부문에서 감독상(은곰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여성주의적 관점에서 김기덕 감독의 이전 영화처럼 여성혐오적인 영화라는 비판이 제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