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제주도에서 출생해 3세 때 일본으로 이주했으며, 니혼대학[日本大學] 예술학부를 졸업하고 쇼치쿠[松竹]·오쿠라[大藏]·이와나미[岩波]영화사 등에서 시나리오를 쓰고 연출을 공부했다. 1963년 귀국해 고은아(高銀兒), 남궁원(南宮遠) 주연의 「간첩작전」(1966)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고, 1969년 「부인행차」를 연출했지만 흥행에서나 작품성 면에서는 주목을 받지 못했다.
이후 1970년대 중반부터 「진짜 진짜 잊지마」(1976), 「진짜 진짜 미안해」(1976), 「진짜 진짜 좋아해」(1977) 등 소위 ‘진짜 진짜’ 시리즈를 연달아 내놓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이 영화들의 성공으로 「정말 꿈이 있다구」(1976), 「아무도 모를꺼야」(1977), 「우리들의 고교시대」(1978) 등 3년에 걸쳐 무려 6편의 하이틴 영화를 만들며, 김응천(金應天), 석래명(石來明) 감독과 ‘하이틴 영화의 삼두마차’로 일컬어지게 되었다.
한편 같은 시기에 성인영화인 「처녀의 성」(1977), 「아스팔트 위의 여자」(1978) 등도 작품성, 흥행면에서 성공했으며, 김유정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산골 나그네」(1978), 전병순의 동명소설에서 한 대목만을 차용한 「독신녀」(1979) 같은 문예영화에서도 인정을 받았다.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를 다룰 때 연출 감각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았던 그는 1980년대 들어 「사랑만들기」(1983), 「연인들」(1983), 「입을 연 석류」(1984) 등 하이틴 주인공들이 대학생으로 성장한 후의 내용을 다루는 ‘진짜 진짜’ 시리즈의 성인 버전과 같은 작품도 발표하였다. 그 외에도 1992년 도자기 문화 속에 깃들어 있는 우리 선조의 사랑과 한이라는 주제를 다룬 「비황」을 마지막으로 연출 활동을 마감했다. 2009년 1월 11일 77세를 일기로 지병으로 별세했다.
1977년 「처녀의 성」으로 제3회 현대영화비평가그룹상 특별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