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으로 남편을 잃고 미망인이 된 신(이민자)은 딸 주(이성주)를 데리고 힘겨운 생활을 한다. 남편의 친구였던 이성진 사장(신동훈)의 도움으로 생계를 유지하지만, 이사장의 선의는 점차 신에 대한 연모의 정으로 변해간다. 이를 눈치 챈 이 사장의 처(박영숙)는 질투와 히스테리로 남편과 신을 추궁하지만, 그녀 자신도 젊은 남자 택(이택균)과 불륜의 관계에 있다.
어느 날 이 사장의 처와 뚝섬에 놀러갔던 택은 신의 딸 주가 물에 빠진 것을 구해준다. 한편 부인의 불륜을 알게 된 이 사장은 신에게 구애를 하지만 신은 이를 거절하고 택과 사랑에 빠진다. 택과의 결혼을 결심한 신은 주가 택을 따르지 않고, 택 역시 주를 탐탁히 여기지 않자 주를 지인에게 맡겨버리고 둘은 동거에 들어간다. 그러나 전쟁 중 죽은 줄 알았던 택의 옛 애인 진(나애심)이 나타나 택은 신을 떠나고 그녀는 방황한다.
한국 최초의 여성감독인 박남옥의 데뷔작이자 마지막 작품으로, 당시 사회적 문제로까지 제기되던 전쟁 과부 문제를 다루면서도 전통과 근대의 갈림길에 선 여성들의 내면의 갈등과 성적 욕망을 여성의 관점에서 예리하게 포착하였다.
박남옥은 어린 딸을 맡길 데가 없어 포대기로 아이를 업은 채 현장에 나가야 했고 제작비 부족 등으로 직접 밥을 지어 스태프를 먹이며 어렵게 영화를 완성했지만 극장을 잡는 일조차 쉽지 않았다. 결국 1955년 4월에 개봉했지만 나흘밖에 상영되지 못했고, 이후 1997년 제1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의 개막작으로 상영됨으로써 후대 관객에게 재발견되었다. 현재 남아있는 16㎜ 네거티브 필름은 마지막 결론 부분의 필름 롤이 빠져 있고, 남아있는 필름 중 후반 10분도 사운드가 없는 불완전 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