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은행에 피를 팔아 생활하는 여대생 창님(문정숙)은 학비가 없어 남동생 창수가 자살하자, 집으로 찾아온 그의 담임선생 병국(최성진)과 알게 된다. 병국은 그녀를 돕기 위하여 밀수상인 화주(이민자)의 누드모델이 되어 돈을 번다. 그는 창님을 사랑하면서도 화자의 유혹에 빠져 두 여자 사이를 오가는 처지가 된다. 어느 날 창님의 집에 불이 나고, 친구 혜옥은 병국에게 창님이 임신했다고 말한다. 마침내 강변에서 해후한 연인은 남행열차에 몸을 싣는다.
「생명」은 안양촬영소 제1회 작품으로, 한국 최초의 흑백 시네마스코프(Cinema-Scope) 영화이다. 안양촬영소는 1957년 이승만의 배려로 수도영화사의 홍찬이 건립한 동양 최대 촬영소였다. 500평짜리 제2스튜디오에서 김학성이 비스타라마 시네마스코프 렌즈를 장착한 미첼 카메라로 촬영하고, 이필우가 국내 최초로 웨스트렉스 녹음시스템을 이용해 후시녹음한 대작이었다. 수도극장과 세기극장에서 개봉했지만 여러 기술적 한계를 드러내 흥행에서는 실패했다. 1959년 제2회 영화평론가협회상 촬영상(김학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