넉넉지 못한 형편으로 명동에서 구두닦이를 하는 작가 나(황남)는 집을 나서려는데, 아내(문정숙)가 구두를 닦아 놓지 않아 말다툼을 한다. 작가는 집세를 내기 위해 밀린 원고료를 받으러 잡지사에 가지만 받지 못한다.화가 난 작가는 친구와 술을 마시고 집으로 가다가 이제는 양공주(이민자)가 된, 과거에 자신의 제자였던 소니아의 차에 치인다. 치료를 위해 작가는 그녀의 집으로 간다. 그녀의 아이는 울어 대고 미군들이 드나드는 와중에, 전 남편까지 찾아오면서 한 밤중의 소동을 겪는다. 다음 날, 남편이 집세를 마련해 오기를 기다리던 아내는 집에서 쫓겨난다. 아침에 양공주 집에서 나오던 작가는 바로 옆집으로 이사를 오려는 아내와 마주친다. 작가는 아내에게 화를 내며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자고 한다. 그들이 끄는 이삿짐 수레가 멀어져간다.
신상옥의 첫 연출작으로, 한국 최초의 옴니버스 영화라 할 수 있다. 16미리로 찍혀졌으며, 영화제작은 주로 피난지였던 대구에서 이루어졌다. 서울 촬영 중 전쟁이 발발하여 피난지 대구에서 ‘배우가 모이면 그때그때 몇 컷씩’ 찍는 방법으로 완성되었다. 진해의 합동영화제작소에서 현상과 녹음을 마치고 부산 부민관에서 개봉하였다. ‘유엔마담’이 등장하는 「태양의 거리」(1952)와 더불어, 이탈리아 네오리얼리즘의 영향을 받은 ‘코리안 리얼리즘’ 의 시도로 평가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