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에서 부상을 입은 대위 김기인(김진규)은 하반신 불구가 되고, 정혜경(최은희)은 그런 남편을 극진히 보살핀다. 둘째를 잃으며 도착한 피난지 대구에서 기인은 육군병원에 입원하고, 혜경은 자유시장에서 좌판을 열어 생계를 유지한다. 혜경은 시장에서 전쟁으로 가족과 헤어진 조병선(남궁원)을 만난다. 조병선은 거처가 없는 혜경에게 자신이 마련한 집에서 같이 살자고 한다. 혜경은 병선과 기인 사이에서 갈등하지만 기인에게 돌아온다. 서울로 올라온 부부는 갈 곳 없는 전쟁미망인들과 그녀들의 아이들을 위해 모자원을 설립해 새로운 희망을 꿈꾼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딸 선경(전영선)을 잃고, 부부가 절망에 빠져 모자원에 머무를 수 없다고 생각하자 미망인들이 그곳을 떠나려한다. 이에 누워있던 혜경이 정신을 차리고 나와 “그날까지 살아야 한다. 이 생명 다하도록.”이라고 말하며 미망인들을 격려한다.
‘휠체어의 육군 대령’ 김기인의 실화를 소재로 한운사가 쓴 동명의 첫 장편소설이 원작이다. 일기 형식의 이 소설이 ‘방송소설’이라는 이름으로 KBS 라디오에서 입체낭독되며 인기를 끌자, 신상옥 감독이 영화화한 작품이다. 전쟁후유증에 시달리면서도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는 전후 시대 한 부부의 전쟁 멜로드라마다. 특히 이 영화에서는 참전용사를 따뜻이 포용하고 전후복구 과정에서 일익을 담당할 것을 여성들에게 요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내에서의 흥행뿐 아니라 태국과 대만으로도 수출했다. 1961년 제1회 공보부 우수국산영화상에서 여우주연상(최은희), 녹음상(손인호), 조명상(이계창)을 받았고, 아역의 전영선은 1962년 제12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아동특별연기상을 수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