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제치늪은 중생대 백악기 말기에 돔 형태로 관입한 화강암이 심층풍화와 차별침식으로 생성된 지형에 형성된 습지이다. 두터운 심층 풍화층 밑에 형성된 화강암 기반암이 물이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에 습지가 형성된 것이다.
습지 밑바닥에는 미세한 수로가 많이 형성되어 있어 항상 일정량의 수분과 물이 고여 있다. 환경부에서는 1998년에 생태·경관보전지역으로 지정하였으며, 1999년 8월 9일에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였다. 2007년 12월 20일에는 두웅습지와 함께 우리나라에서 6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되었다.
등록면적은 184,000㎡이다. 무제치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산지습지이다. 무제치늪의 형성 시기는 1997년 환경부의 탄소연대측정을 통해 약 6,000년 전으로 보고되었으며, 람사르 공식 홈페이지에는 10,000년 전으로 소개되어 있다.
‘무제’는 비가 오기를 기도했던 제사(기우제)를 뜻하는 ‘무우제’의 경상도 방언이다. 무제치늪은 물이 많은 곳이라 하여 ‘물치’로 불리기도 한다.
정족산 일대는 해발고도가 높은 산지와 크고 작은 산지습지가 발달해 있다. 무제치늪은 정족산에서 새미등으로 이어지는 능선의 좌·우측에 4개의 산지늪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늪은 해발 510m에, 제2늪은 해발 558m에, 그리고 제3늪과 제4늪은 해발 630m에 인접해 위치한다. 이 중 제1늪(웅늪)과 제2늪(자늪)이 규모와 보존상태, 생태경관이 우수하여 보전할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무제치늪에는 오리나무, 진퍼리새 군락, 바늘골-끈끈이주걱 군락 등의 습지식생이 잘 발달해 있다. 끈끈이주걱, 땅귀개, 이삭귀개 등 식충식물이 다수 출현하고 있으며, 일본특산종으로 알려졌던 좀조개풀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발견되었다.
멸종위기야생동물 Ⅱ급인 꼬마잠자리의 서식지로 알려져 있어 보전가치가 매우 높다. 포유류로는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Ⅱ급인 삵이 서식하고 있고, 고라니·너구리·고슴도치의 발자국과 배설물도 확인되었다.
늪지 자체가 수원이기 때문에 산개구리, 표범장지뱀, 도롱뇽 등을 비롯한 양서류의 훌륭한 서식지가 되고 있다. 이들 양서류는 조류나 포유류 등의 훌륭한 먹잇감이 되어 먹이사슬의 균형을 유지하도록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