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후기인 14세기 전반에 활동한 화가로, 현재 알려진 그의 작품으로는 일본 지은원(知恩院)에 소장된 〈관경십육관변상도(觀經十六觀變相圖)〉가 있다. 이 작품의 화기에는 1323년(충숙왕 10) 6명의 승려와 3명의 재가신도가 발원한 작품을 설충(薛沖)이 이□(李□)와 함께 그렸다고 기록되어 있다. 관경십육관변상도는 도상이 주제와 잘 부합되고 구도도 안정적이며 붉은색과 군청, 녹청의 배색을 적절하면서도 조화롭게 처리하였다. 이러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이 작품의 제작을 주도한 설충은 기량이 뛰어난 화가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과 같은 해에 그려진 일본 린쇼지(隣松寺) 소장 〈관경십육관변상도〉와는 화면구성이나 구도상 유사한 점이 있으나 지은원 소장본이 문양의 배치, 구성 등에서 더 치밀하다. 설충의 생애는 미상이며 〈관경십육관변상도〉 외의 다른 작품은 알려져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