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석산은 신라시대 김유신(金庾信)의 수련장이었다는 전설이 있는데, 산 중턱에 길이 약 18m, 너비 3m의 석실이 조성되어 있다. 여기에 10구의 불보살상이 조각되어 있으며, 동쪽 암벽에 400여 자의 단석산신선사조상명기(斷石山神仙寺造像銘記)가 새겨져 있다. 마멸이 심하여 정확한 판독이 어렵지만, 가능한 내용을 통하여 발원 취지를 짐작할 수 있다.
신령한 터에 신선사를 세우고 미륵불상 1구와 보살상 2구의 3존상을 봉안하였다. 발원자는 보살계를 받은 제자 잠주(岑珠)로 알려져 왔는데, 탁본과는 많이 다르다. 도리어 신라 왕경 6부의 이름인 ‘잠탁(岑喙)’으로 판독하여 발원자를 잠탁부 출신의 아무개로 보는 것이 주목된다. 조성 목적으로 보주(寶舟)를 띄워 피안(彼岸)에 이르고자 했는데, 전자는 방편으로서 목적을 달성하면 버리는 것을 나타내며, 후자는 목적지인 정토세계 혹은 열반을 뜻한다. 그런데 미륵석상을 조성하였으므로, 그것은 미륵정토에 왕생하고자 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이는 미륵상생신앙의 한 사례가 된다. 그리고 조성 시기는 불상의 양식과 미륵상생신앙이 유행한 삼국시대 말기와 통일신라 초기로 보는 것이 유력하다.
끝으로 오른편에 ‘경주상인암조상명기(慶州上人巖造像銘記)’라는 제목이 있는데, 경주라는 지명이 쓰인 것은 조선시대이므로 후대의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