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방사탑지는 경주 남산의 선방곡(禪房谷)에 있던 선방사의 탑 안에 들어 있던 탑지이다. 근처에 배리(拜里) 삼체석불(三體石佛)로 잘 알려진 석조삼존불상이 있었는데, 그 주변에서 「선방사탑연치내기(禪房寺塔練治內記)」가 발견되었다.
879년 5월 15일에 선방사의 탑을 조성하면서 부처님 사리 23과(果)를 봉안하였다. 그리고 금 1분(分)과 은 15분도 넣었다고 되어 있는데, 이것으로 사리를 만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이 탑지와 함께 발견된 은판(銀板)이 탑에 넣은 은의 중량과 거의 일치한다는 견해는 주목된다. 그래서 혜중(惠重)이 금을, 도여(道如)가 은을 시주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사업의 추진은 모두 승려들이 담당하였다. 상화상(上和上) 충심(忠心)을 중심으로 다음은 지훤(志萱)이 주도하였으며, 승려 임전(林典)과 도여(道如)가 대백사(大伯士)의 일을, 승려 지공(志空)이 유나를 맡았다.
통일신라시대에는 조탑공덕경의 하나인 무구정광대다라니경에 의해 대부분의 탑이 조성되었다. 선방사의 탑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으로 여겨지나, 단정할 수 없다.
김시습의 『매월당집(梅月堂集)』에는 선방사에 이미 민가가 들어섰고, 오로지 한 건물만이 쓰러질 듯 홀로 남았다고 적고 있는데, 탑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 그 당시에 탑은 붕괴되어 있었던 듯하다. 1980년대 발굴조사결과 동서의 대각선 방향으로 두 탑지는 대략 7×7m의 크기로 확인되었으며, 탑상륜부로 추정되는 불상이 새겨진 석재 등이 출토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