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법연화경(언해)』는 1909년(융희 3) 여성 불자들이 『법화경』을 한글로 필사한 불경이다. 충청북도 단양군 구인사 도서인 이 불경은 구마라집이 406년에 번역한 7권본 『묘법연화경』의 본문을 여성 불자 5인이 한글로 필사한 책으로서, 백지묵서의 형태로 되어 있다. 조선 말 여성 불자들의 신앙 양태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이며, 2004년 10월 22일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산스크리트어로 된 대승불교 경전인 『Saddharmapuṇḍarīka-sūtra』를 구마라집(鳩摩羅什, 344~414)이 7권본으로 406년에 한역(漢譯)하였다.
『묘법연화경(언해)』는 7권 7책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책의 크기는 세로 32.5㎝, 가로 22.7㎝이다. 백색 저지(楮紙)에 한글 궁서체로 경문(經文)을 적었으며, 본문의 줄을 구분하는 계선(界線)은 없다.
표지는 붉은 비단으로 꾸미고 표제는 '법화경(法華經)'이라 하였으며, 책장을 잘 넘길 수 있도록 짧은 비단 조각이 책의 각 장에 붙여져 있다.
권1 말미에 ‘대한(大韓) 융희(隆熙) 3년 기유(己酉) 9월 일 종’이라는 간기(刊記)가 붙어 있는데, 이로부터 권1의 필사가 순종 3년인 1909년 9월에 끝났음을 알 수 있다.
또한, 권7 말미의 간기는 '대한 융희 3년 기유 11월 25일'이라고 되어 있으므로 전체적으로 3개월 내 필사가 완료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간기에는 ‘청신녀 갑진생 방씨’ 등 5명의 이름이 나열되고, 그 앞에 “아미타불 사십팔원 도중생불공덕으로 아등도 제도를 이루옵소서.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지장보살, 나무일체청정제회중보살마하살. 각각등심중소원성취발원”이라는 발원문이 있다.
이들 필사자는 방의경(17세), 방정덕화(65세), 이만법행(45세), 은인귀(23세), 이씨(24세) 등이고, 모두 한 가족으로 보이는데 발원문의 내용으로 보아 경전 필사를 통해 공덕(功德)을 쌓고 아미타불의 48원을 통해 그 공덕이 중생의 제도와 자신들의 소원 성취로 회향(廻向)되기를 염원한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은 총 7권 28품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통적으로 천태종의 소의경전(所依經典)인 『묘법연화경』의 한글 번역을 필사한 것이다.
『묘법연화경』의 28품 중 처음 14품은 적문(迹門), 이후의 14품은 본문(本門)이라 불리는데, 적문에서는 불타는 집의 비유, 방탕한 자식의 비유, 초목의 비유, 주정뱅이의 비유 등 이른바 법화칠유(法華七喩)를 통해 성문승, 연각승, 보살승이라는 삼승이 방편이고 일승 또는 불승이 진실임을 보이는 것이 중심 내용이다.
이어지는 본문에서는 석가모니의 출현이 하나의 방편이고 오래전 이미 무수한 부처가 성불하였다는 구원실성(久遠實成)이 중심 내용이다.
경전의 후반부에서는 다른 대승 경전들과 유사하게 경전을 수지(受持), 독송(讀誦), 해설(解說), 서사(書寫)하는 공덕과 관세음보살의 위신력(威神力)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대중의 신앙심을 고취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된다.
『묘법연화경』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오랜 기간 종교적 믿음의 원천이 되어 왔다. 이 책은 조선 말 혼란한 시국 속에서 여성 불자들이 이 경전을 한글로 서사하면서 그 공덕을 자신의 소원 성취와 중생 제도에 회향하였음을 보여 준다.
기존의 『묘법연화경』 간행본들이 12세기 계환의 주석과 이 경전의 본문을 판각한 것이 대부분인데, 이 책은 민간과 여성들의 구체적인 신앙 양태를 보여 줄 뿐만 아니라, 20세기 초의 한글 사용 양상을 알려 준다는 점에서 자료적 가치가 높다. 2004년 10월 22일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