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천(泗川) 백천사(白泉寺) 『달마대사관심론(達磨大師觀心論)』은 1335년(충숙왕 복위 4) 경주 지역 계림부에서 개판(開板)된 달마대사가 설한 심론(心論) 관련 불서이다. 이 책은 마음을 관(觀)하는 방법에 대해서 달마대사가 설한 심론이다. 글자의 획 마모가 다수 발견되어 수차례 인쇄를 행한 판목에서 인쇄된 후쇄본으로 보인다. 제책 형식, 결획피휘, 인쇄된 종이의 지질 성격을 규명하는 연구를 통해 14세기 후반의 고려 인출본으로 확인된다.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3월 20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저자는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중국 선종(禪宗)의 개조(開祖)인 보리달마(菩提達磨, ?∼528?)가 설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의견으로는 당(唐) 북종선(北宗禪)의 개조인 신수(神秀, ?∼706)의 찬으로도 보는 의견도 있다.
장정은 인출 후 복장본(腹藏本)으로 납인된 것으로 보이는, 표지가 없는 가철(假綴) 형태로 1책의 목판본이다.
선장은 체잭시 책장이 떨어지지 않도록 침안(針眼)을 뚫고 종이끈[紙捻]을 꿰어 못을 만드는 지정(紙釘)의 방법을 사용하였는데, 사천(泗川) 백천사(白泉寺) 소장 『달마대사관심론』은 4개의 구멍이 뚤린 사철지념(四綴紙捻)의 형식이다. 사철지념은 13세기 이후인 고려 후기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권수제(卷首題)와 권말제(卷末題)는 ‘달마대사관심론(達磨大師觀心論)’이다. 판식은 사주단변(四周單邊)에 반곽(半郭)의 크기는 세로 19.5㎝, 가로 13.9㎝이며, 계선 없이[無界] 9행(行) 17자(字)가 배열되어 있다.
판심(版心)의 판구는 상하백구(上下白口)에 어미는 상하향흑어미(上下向黑魚尾)이며, 판심제(版心題)는 '관심론(觀心論)'이 확인된다. 책의 크기는 세로 26.5㎝, 가로 16.2㎝이다.
종이의 지질(紙質)은 볏짚(귀리짚)이 섞인 닥종이〔藁精紙〕가 5장이며 나머지는 순수 닥종이〔楮紙〕로 되어 있다. 장수는 본문(本文) 15장과 발문(跋文) 및 간기(刊記) 1장의 총 16장이며, 장수는 판심제 아래 부분에 판각되어 있는데 ‘장(丈)’으로 표기되어 있다.
장자(丈字)는 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에 나타나는 특징이다. 본문에는 고려 제3대 정종(定宗)의 휘(諱)인 ‘요(堯)’ 자에 결획피휘(缺劃避諱)가 나타난다. 인쇄 상태는 글자의 획이 다소 마모된 흔적이 있다.
간기는 “원통삼년을해정월일계림부개판(元統三年乙亥正月日鷄林府開板)”으로 1335년(충숙왕 복위 4) 계림부(鷄林府)에서 개판(開板)된 사실이 확인된다.
또 간행질에 인명이 확인되는데 경상도(慶尙道) 안렴사(按廉使) 중현대부(中顯大夫) 감찰(監察) 집의(執義) 김경(金冏)이 총괄을 맡고, 동원(同願)은 계림부(鷄林府) 권지(權知) 윤지(尹知)와 울주부사(蔚州副使) 노신(盧愼)이, 판각을 맡은 각수는 승려 법현(法玄)과 보영(甫英)이, 고려 서리직으로 기록의 도필(刀筆)이 임무인 기관(記官)에는 최변(崔卞), 고려 향리직의 수장인 호장(戶長) 금진(金珍)이, 시주자를 모집하는 간선(幹善)에 굴현사(堀玄寺) 주지(住持) 통현(通玄)과 보응대사(普應大師) 성굉(性宏)이 맡았다.
1335년(충숙왕 복위 4) 경주 지역 계림부에서 개판된 것이다. 『달마대사관심론』은 달마대사가 설한 심론(心論)에 대해 학식과 품행이 우수한 고족제자(高足弟子)인 중국 선종의 2조 혜가(慧可, 481593)와의 문답으로, 발문(跋文)에 “단박에 깨달음[頓悟]을 닦아 부처의 경지[佛地]에 들어가는 데에는 이 책만한 것이 없다. 신사(信士) 23(雨三)이 함께 원(願)을 세워 이를 조판‚ 인출하여 보시한다.” 하여 간행의 경위를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책이 편찬된 시기에는 마음을 깨닫기 위한 선종(禪宗)의 핵심 강요서(綱要書)로 『달마대사관심론』을 최고로 여겨 조판하여 유통하였음이 확인된다. 즉 계림부 관아(官衙)의 고위 관료를 비롯한 재가신자(在家信者) 2~3명이 『달마대사관심론』을 판각할 원을 세워 주관(主管)하고, 선종 사찰의 승려들이 시주자를 모집하고 판각에 참여하여 인출하고 보시한 것이다.
현존하는 동본은 규장각 도서로 있고, 조선시대 1538년(중종 33) 전라도 고창 문수사(文殊寺)본은 원각사 도서로 있다. 그 이후 간행본으로는 1570년(선조 3) 전라도 동복 무등산 안심사(安心寺)본, 1580년(선조 13) 충청도 서산 개심사(安心寺)본이 있다.
한참 후 1861년(철종 12) 강원도 철원 보익산(寶盖山) 석대암(石臺庵)에서 중간하고 경기 광주 봉은사(奉恩寺)로 옮긴 판본이 있으나, 4종의 판본은 형태 서지가 조금씩 다르다.
『달마대사관심론』은 혜가의 “불도를 구할 때 어떤 법을 닦아야 가장 긴요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달마대사의 답으로 이루어져 있다. 내용은 마음이 만법(萬法)의 근본이며 일체의 모든 법이 오직 내 마음이 낸 것으로, 수행을 구비하기 위해 마음 밖에서 찾지 말며 어떻게 해야 마음을 관하는 수행을 할 수 있는지 설명하는 구성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마음의 작용에 의해 본래 중생은 청정 불성을 갖추고 있으나 오염된 마음이 진여(眞如)의 본체를 가리고 있어 염심을 제거하는 방법이 마음을 관하는 방법이라 설명한다. 오염된 마음은 무명(無明)과 탐, 친, 치의 삼독(三毒)으로 중생의 식이 인과를 맺어 심신(心身)을 미혹시켜 온각 고통을 받게 된다고 설명한다.
삼독심을 없애기 위해서는 삼취정계(三聚淨戒)를 지키고 육바라밀을 행하도록 설한다. 육바라밀 수행을 위해 예배(禮拜)와 공덕 지음을 위해 절 짓는 법, 향 피우는 법, 재계를 지키는 법, 단식하는 법, 목욕하는 법, 염불하는 법 등의 작법에 대해 설하고 있다. 무엇보다 마지막은 『달마대사관심론』의 핵심인 마음을 관(觀)하도록 당부하며 끝맺는다.
사천 백천사 도서 『달마대사관심론』은 1335년(충숙왕 복위 4) 판각된 것이 확인되나 글자의 획 마모가 다수 발견되어 수차례 인쇄를 행한 판목에서 인쇄된 후쇄본(後刷本)으로 보인다.
제책(製冊) 형식, 결획피휘, 인쇄된 종이의 지질 성격을 규명하는 연구를 통해 14세기 후반의 고려 인출본으로 확인된다. 국가유산의 가치를 인정받아 2014년 3월 20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