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야(般若)는 당 현종(玄宗, 712-756) 말년에 중국으로 온 계빈국(罽賓國) 사람이다. 정원연간(貞元年間)인 795년에서 798년 사이 『 화엄경』의 「입법계품(入法界品)」만을 따로 떼어 40권으로 한역하여 명망 높은 고승에게 임금이 자색 법복을 내리는데 이를 받은 사자사문(賜紫沙門)이다.
이외에도 『대승본생심지관경(大乘本生心地觀經)』, 『 반야바라밀다심경(般若波羅蜜多心經)』, 『대승이취육바라밀다경(大乘理趣六波羅蜜多經)』, 『대화엄장자문불나라연역경(大花嚴長者問佛那羅延力經)』, 『제불경계섭진실경(諸佛境界攝真實經)』, 『수호국계주다라니경(守護國界主陀羅尼經)』, 『불설조탑연명공덕경(佛說造塔延命功德經)』을 한역하였다.
장정은 각지(各紙)의 장(張)을 이어 붙인 두루말이 형식의 권자본(卷子本)이다. 판식은 상하단변(上下單邊)이며, 계선이 없고(無界) 행자수(行字數)는 24행(行) 17자(字)이다. 형태적인 특징과 체제를 보면, 첫째 행(行)인 권수(卷首) 부분에는 판수제(板首題)로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이 확인된다. 권차(卷次)는 권제31(卷第三十一)이며 함명(函名)은 ‘실(實)’이다.
종이의 높이인 지고(紙高)는 제1장 기준으로 25.7㎝이고, 광고(匡高)는 23.0㎝이며 종이의 폭인 지폭(紙幅)은 49.5㎝이다. 전체 장수는 19장이며 장차(張次) 표시는 ‘장(張)’이 아닌 ‘폭(幅)’이 확인된다. 지질은 저지(楮紙)이며 본문 변란 하단에 인명 ‘석광(石光)’과 ‘효대(孝大)’의 각수자(刻手者) 기록이 있다.
권말에 “을사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乙巳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가 확인되어 1245년(고종 32)에 대장도감에서 판각된 기록이 확인된다. 표지와 축(軸)이 없는 제책되지 않은 권자 형식으로 복장(腹藏)에 납입(納入)된 경전으로 보인다.
정원연간(貞元年間)인 795년에서 798년 사이 『화엄경』의 「입법계품(入法界品)」만을 따로 떼어 40권으로 한역한 것이다. 경전의 명칭은 ‘대방광불화엄경입부사의해탈경계보현행원품(大方廣佛華嚴經入不思議解脫境界普賢行願品)’이며, 약칭은 『화엄경』이라 하고, 이칭은 『40화엄』, 『정원본 화엄경』, 『정원경』이라고 한다.
분사대장도감에서는 1244년(갑진)부터 1245년(을사)까지 60『화엄경』, 80『화엄경』, 40『화엄경』의 삼본화엄경에 대해 국내 전본을 교정(校正)하여 17자하고 간기를 새로 넣어 판각하였는데, 사천 백운암 도서는 이 중 40『화엄경』 권31이다.
내용은 보현보살이 권하여 선재동자가 53명의 선지식을 두루 찾아다니며 진리를 구한다는 내용이다. 53 선지식 가운데 41번째부터 50번째에 해당한다. 마야부인에서부터 미륵보살 이전까지인 50번째의 덕생동자와 유덕동녀까지 10명의 선지식이 등장하나, 마야부인은 단지 다음의 선지식을 지시만 하므로 실제로 선지식 9명의 설법을 수록하고 있다.
권자본으로 표지와 축이 없으며, 인출 및 보관 상태가 양호한 복장 납입 경전으로 보이며, 인경(印經)의 시기는 조선 초기로 추정되고 있다. 본문 변란 하단에 각수자의 인명이 확인되며 1245년 대장도감의 판각 기록이 확인되어 대장경판 연구에 귀중한 자료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