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梁山) 가사암(袈娑庵) 『아비달마대비바사론(阿毗達磨大毗婆沙論)』은 1244년(고종 31) 대장도감에서 판각된 재조본 중 인출한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대표적인 논서이다. 축(軸)이 없이 전체 장수 20장을 6행씩 장과 장 사이 접합 부분을 일괄적으로 일정하게 접어 제책한 절첩본이다. 2015년 1월 15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 창원 보은사 『아비달마대비바사론』으로 지정되었다가, 소유자 및 보관 장소가 변경되어 문화재 명칭이 양산 가사암 『아비달마대비바사론』으로 변경되었다.
저자는 114년경에 인도 건타라국의 가니색가왕의 후원 아래 협(脇) 존자를 비롯하여 법구(法救), 묘음(妙音), 세우(世友), 각천(覺天) 등의 논사와 500명의 대아라한이 가습미라(迦濕彌羅)에 12년간에 걸쳐 결집한 것이라고 전한다. 한역자는 중국 당(唐)나라 때 경장, 율장, 논장의 삼장(三藏)에 두루 밝은 자은사의 고승 현장(玄奘, 602~664)으로 한역 시기는 656년 8월에서 659년 7월 사이로 보고 있다.
장정은 축(軸)이 없이 전체 장수(張數) 20장(張)을 6행(行)씩 장과 장 사이 접합 부분을 일괄적으로 일정하게 접어 제책한 절첩본(折帖本)이다. 표지 서명(書名)은 없으며 판수제(板首題)는 ‘아비달마대비바사론권제140(阿毗達磨大毗婆沙論卷第一百四十)’이며 다음 행에 ‘오백대아라한 등조(五百大阿羅漢 等造)’와 ‘삼장법사현장봉 조역(三藏法師玄奘奉 詔譯)’의 저자와 한역자가 확인된다.
권말제(卷末題)는 ‘설일체유부발지대비바사론권제172(說一切有部發智大毗婆沙論卷第一百七十二)’로 전체 장수 대비 권차의 차이가 있다. 마지막 장인 20장 변란 하단에 묵서로 권수의 권차와 권말의 권차가 다름에 대한 내용을 기재한 ‘제20장패(’第二十張沛)‘의 기록이 확인된다.
판제(版題)는 ’아비달마대비바사론(阿毗達磨大毗婆沙論)‘이고 함명(函名)은 ’패(沛)‘이다. 형태적인 특징과 체제를 보면, 판식은 상하단변(上下單邊)이며, 계선이 없고(無界) 행자수(行字數)는 23행(行) 14자(字)이다. 종이의 높이인 지고(紙高)는 제1장 기준으로 33.6㎝이고, 광고(匡高)는 22.2㎝이며 종이의 폭인 지폭(紙幅)은 47.5㎝이다.
종이의 지질(紙質)은 두꺼운 저지(楮紙)와 얇은 저지가 함께 사용되었다. 장차(張次) 표시는 ‘장(張)’으로 되어 있어 초조본(初雕本)에서 확인되는 ‘장(丈)’과는 차이를 보인다.
더불어 초조본은 간기(刊記)가 확인되지 않으나 권말(卷末) “갑진세고려국대장도감봉칙조조(甲辰歲高麗國大藏都監奉勅雕造)”로 1244년(고종 31)에 대장도감에서 판각된 재조본(再雕本) 판목에서 인출한 것이 확인된다. 인쇄 시 먹이 번진 자국과 변란(邊欄)과 글자의 마멸이 본문의 곳곳에 확인된다. 책 상태는 수침(水沈) 흔적이 본문에 나타나며, 본문 제19장은 묵서로 보충되었다.
『아비달마대비바사론』은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의 대표적인 논서(論書)인 『아비달마발지론(阿毘達磨發智論)』을 토대로 설일체유부의 이론을 200권에 상세히 설명하고 있는 논서이다. 방대한 분량으로 『아비달마발지론』의 주석뿐만 아니라 설일체유부의 종의(宗義), 여러 부파의 교의(敎義) 및 불교 발전 역사까지 아울러, 불교 백과전서라 한다.
대장도감에서 1244년(갑진)에서 1245년(을해)까지 제1권 함명 인(仁)에서 제200권 함명 일(逸)까지 한 행에 14자를 배치하여 판각하였다. 전체 200권의 판각 시기는 제1191권, 제193197권, 제200권까지는 1244년(갑진) 간기가 있다. 제192권, 제198199권은 1245년(을사) 간기가 있으며, 제9899권은 간기가 확인되지 않는다.
『아비달마대비바사론』 제140권의 구성과 내용은 『발지론(發智論)』 송문(頌文)의 9위(位) 15문(門)의 9위의 계위인 제1위 예류과(預流果), 제2위 일래과(一來果), 제3위 불환과(不還果), 제4위 신경지통(神境智通), 제5위 천이통(天耳通), 제6위 타심지통(他心智通), 제7위 숙주수념지통(宿住隨念智通), 제8위 사생지통(死生智通), 제9위 누진지통(漏盡智通)의 각각의 계위를 증득할 때, 15문의 현재수(現在修)와 미래수(未來修)를 논구하는 내용이다.
1244년(고종 31)에 대장도감에서 판각된 재조본(再雕本)에서 인출되어 고려말 절첩으로 제책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현존 재조대장경본은 정확한 인출 시기가 파악된 인본 이외의 연대 파악은 종이의 지질이나 인출 상태에 의존된다.
이에 더 나아가 발폭, 촉수 등의 다양한 정보가 구축되어 축적되면 좀더 정확한 인출 연대 추정이 가능하며 융합적 연구 자료로 여러 방면에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기록물로서 귀중서의 가치가 있다.
2015년 1월 15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 창원 보은사 『아비달마대비바사론』으로 지정되었다가, 소유자 및 보관 장소가 변경되어 명칭이 양산 가사암 『아비달마대비바사론』으로 변경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