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희의 재전제자인 엽사룡이 편찬한 주희의 어록 『회암선생어류요(晦菴先生語類要)』에서 군사 및 전쟁과 관련한 부분을 제외하고 편찬한 문헌이다. 주희의 사상을 태극, 심, 성, 사단 등의 다양한 분류 체계에 의해 분류하고 각각의 개념 중에서 핵심이 되는 주희의 언급들을 수록했다.
주희의 문인 황간(黃榦)의 제자인 엽사룡이 19권의 『회암선생어류요』를 편찬했는데, 이후 제19권을 없애고 편찬하면서 제목을 고쳐서 ‘회암선생어록류요(晦菴先生語錄類要)’라고 했다. 엽사룡은 서문에서 제19권을 제외한 이유를 “학자로 하여금 갑자기 병사(兵事)를 말하게 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목판본이다. 18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경우에 따라 5책과 6책본으로 차이를 보인다. 권수제는 ‘회암선생어록류요’이고, 판심제는 ‘어록(語錄)’이다. 규장각에 소장된 6책본(古 1344-2)에는 조선 후기의 문인이자 장서가(藏書家)로 유명한 담헌(澹軒) 이하곤(李夏坤, 1677∼1724)의 장서인 ‘재대(載大)’, ‘담헌(澹軒)’, ‘이하곤인(李夏坤印)’ 등이 찍혀 있다.
엽사룡의 자는 운수(雲叟), 호는 담헌(澹軒)이다. 약관의 나이에 고정(考亭)으로 이주하여 주희의 문인 황간에게 공부를 배웠다. 황간이 죽은 후 고정서원(考亭書院)의 당장(堂長)을 역임하는 등 주자학 전승에 전념했다.
앞부분에는 1244년 왕수(王遂)가 지은 서문 「주자어록격언서(朱子語錄格言序)」‚ 1302년 첨천상(詹天祥)이 지은 서문‚ 전체의 목록인 「신편회암선생어류요목록(新編晦菴先生語類要目錄)」‚ 1470년 한엄(韓儼)이 지은 발문‚ 문헌에 등장하는 인물 44명의 목록인 「어록답문제자성씨(語錄答問弟子姓氏)」가 수록되었다.
제1권에는 「태극(太極)」·「명(命)」, 제2권에는 「심(心)」·「성(性)」·「심성정(心性情)」, 제3권에는 「총론사단(總論四端)」·「인(仁)」, 제4권에는 「의(義)」·「인의(仁義)」·「예(禮)」·「지(智)」·「경의(敬義)」·「경(敬)」, 제5권에는 「성(誠)」·「도(道)」·「충서(忠恕)」·「충신(忠信)」, 제6권에는 「음양조화(陰陽造化)」·「오행기운(五行氣運)」·「율력(律曆)」·「천문지리(天文地理)」, 제7권에는 「귀신(鬼神)」, 제8권에는 「고금인물(古今人物)」, 제9권에는 「군도(君道)」·「예제(禮制)」가 수록되었다.
제10권에는 「제사(祭祀)」·「혼례(昏禮)」·「상장(喪葬)」·「관제(官制)」, 제11권에는 「고금사류(古今事類)」, 제12권에는 「정술(政術)」, 제13권에는 「과거(科擧)」·「형법(刑法)」·「처변(處變)」·「의형(儀刑)」·「경계(警戒)」·「출처(出處)」, 제14권에는 「학술(學術)」, 제15권에는 「지양(持養)」·「위학공부(爲學工夫)」, 제16권에는 「논경전자사고금문집(論經傳子史古今文集)」, 제17권에는 「독서법(讀書法)」, 제18권에는 「의론(議論)」·「의난(疑難)」·「자훈의(字訓義)」·「논이단지학(論異端之學)」·「잡설(雜說)」의 항목이 수록되어 있다.
송시열에 의해 시작되어 한원진(韓元震)에 의해 완성된 『주자언론동이고(朱子言論同異考)』와 같은 『주자어류(朱子語類)』 관련 연구서가 1741년(영조 17) 완성된 것을 감안하면‚ 『회암선생어록류요』는 17세기 『주자대전(朱子大全)』 및 『주자어류』 연구의 흐름 속에서 조선에 수입되고 조선에서 간행되었다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