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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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헌
1932년에, 비판사에서 창간한 사회주의 계열의 여성 잡지.
정의
1932년에, 비판사에서 창간한 사회주의 계열의 여성 잡지.
개설

『여인(女人)』은 사회주의 성향의 종합지인 『비판(批判)』의 자매지 성격의 잡지였다. 여성들에게 사회주의 사상을 전파하는데 기여하였다.

편찬/발간 경위

1930년대는 일제가 통치정책을 문화정책에서 병참기지화 정책으로 전환한 시기로, 이에 따라 국내의 운동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1927년 민족해방운동의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민족주의 세력과 사회주의 세력의 협동 전선으로 결성된 신간회는 일제의 집요한 검거와 노선갈등 등으로 1932년 5월 해소되었다. 조선공산당은 코민테른의 당 재건운동 지침에 의거하여 1932년경부터 지역 단위의 공산주의자 그룹을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전국적으로 재조직하는 방식으로 재건운동을 추진하였다.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속에서 사회주의 성향의 출판사인 비판사는 사회 고발을 목적으로 1931년 5월 월간지 『비판』을 창간하였다. 또 1932년 6월에는 그 자매지의 성격으로 여성 대상 잡지인 『여인』을 창간하였다. 비판사는 조선 여성을 ‘일꾼층의 여성’과 ‘깨달아야 할 층의 여성’으로 대별하고, 모든 여성들에게 ‘교과서’가 되기를 바라는 기대를 가지고 잡지를 창간하였다.

서지적 사항

『여인(女人)』의 편집 겸 발행인은 송봉우(宋奉瑀), 인쇄인은 김용규(金容圭), 인쇄소는 길강(吉岡)인쇄소, 발행소는 비판사였다. 송봉우는 그 자신이 사회주의자였을 뿐 아니라 유명한 사회주의 여성운동가인 허정숙(許貞淑)의 남편이기도 하였다. 『여인』은 월간지로, 대략 100~120쪽으로 간행되었다. 현재 6월호(창간호-제1권 1호), 7·8월호(제1권 2·3호), 9월호(제1권 4호), 10월호(제1권 5호)의 총 4권이 고려대도서관에 남아있으며, 이후의 발간 여부는 확인하기 어렵다.

내용

『여인』은 사회고발, 여성계몽 및 여성교양을 위하여 발간되었으며, 일제의 검열과 통제로 수십 개의 원고가 매장되고는 하였다. 잡지의 구성은 시와 노래, 논단, 세계의 동향, 특집, 폭로대, 육호실, 탐방기사, 독자란 등으로 나뉘어져 있다. 사진과 ‘시와 노래’로 시작되며, 각 호마다 특정 주제에 따른 전문가와 지식인들의 논설을 싣고, 사회주의 여성들의 활동, 여성들의 문단, 세계의 동향을 살펴볼 수 있는 코너가 있다.

즉 현대 여성의 인식과 활동을 사회주의 측면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정종명(鄭鐘鳴), 허정숙 등 사회주의 여성운동가들의 옥중서신과 활동 소식을 싣고 있다. 또 여공, 백화점 점원, 뻐스걸 등 노동여성의 노무환경과 무산계급의 교육환경을 세상에 알리고 이에 대한 부당함을 폭로하기도 하였다. 여성과 밀접한 주제인 산아제한에 대해 윤리, 의학, 법 등에 근거하여 각자의 주장을 강하게 드러낸 찬반의견을 싣기도 하였다. 그리고 「세계의 동향」이라는 코너를 통해 일본과 중국 등 당시 조선과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고받는 국가의 정세 뿐 아니라 필리핀, 아일랜드, 독일, 프랑스 등의 정세도 다루고 있다.

의의와 평가

『여인』은 『비판』과 함께 1920년대 국내로 들어온 사회주의가 대중에 뿌리를 내리는데 지대한 역할을 하였다. 사회주의 사상을 여성에게 접목시키며, 국내외 여성 사회주의 운동을 전달하고, 핍박받는 여성노동자의 현상을 폭로하는 등 사회주의 성향이 강한 내용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다. 현존하는 권수는 총 4권에 불과하지만, 일제시기 사회주의 여성 잡지를 연구하는데 주요 자료이다. 또한 당시 문인 뿐 아니라 독자들이 투고한 시·수필·소설 등을 싣고 있어, 일제시기 국문학 연구에도 도움을 준다.

참고문헌

『아단문고 미공개 자료 총서 2014: 여성잡지』(소명출판, 2014)
『일제시기 한국 사회주의 지식인 연구』(전상숙, 지식산업사, 2004)
『한국잡지백년』(최덕교 편저, 현암사, 2004)
「일제하 사회주의 잡지의 발행과 지국운영에 관한 연구」(김문종, 『한국언론정보학보』 40, 한국언론정보학회, 2007)
「일제하 좌파 잡지의 사회주의 논설 내용 분석」(김민환, 『한국언론학보』 49-1, 한국언론학회, 2005
집필자
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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