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선부인회잡지 ()

언론·방송
문헌
1908년 자선부인회에서 여성의 교육과 계몽을 목적으로 창간한 회보. 여성잡지 · 기관지.
정의
1908년 자선부인회에서 여성의 교육과 계몽을 목적으로 창간한 회보. 여성잡지 · 기관지.
개설

『자선부인회잡지(慈善婦人會雜誌)』는 한말 여성자선단체인 자선부인회의 기관지인데, 재정적 어려움으로 창간호만 발행되고 중단되었다. 자선부인회도 약 2년간 활발한 활동을 했으나, 1909년경에 소멸되었다.

편찬/발간 경위

자선부인회는 여성교육기관과 여성단체에서 활약하던 여성 10여명이 연합하여 1907년 9월 4일 서울에서 설립되었다. 당시는 헤이그 밀사 사건 이후 일제가 한국 식민화 과정에 박차를 가하고, 이에 대한 민족의 항거도 치열하던 시기였다. 자선부인회는 자선 목적의 관철을 위해 고아원·맹아원·자선병원 설립을 계획하였으며, 1908년 2월에 기아수양소를 설립, 기아들을 양육하였다. 1908년 8월 5일에는 자선에 대한 일반 여성들의 각성과 참여를 유도하고, 여성의 교육과 계몽을 목적으로 자선부인회 기관지인 『자선부인회잡지』를 발간하였다. 창간호에 의하면 “첫째, 독자들이 이 글을 보고 자선심이 유발하여 각각 하늘이 주신 착한 성품이 밝아지고, 둘째, 자선부인회의 목적이 이루어지기를 기원하기 위해서” 잡지를 발간한다고 밝혔다. 또한 『자선부인회잡지』의 축사를 보면, 명신여학교의 교장인 이정숙과 교사 여메례황이 자선부인회의 회원으로 활동하였고, 엄귀비가 사무소를 지원하는 등 명신여학교에서 많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1908년 8~9월경 재정상 이유로 기아수양소는 폐지되었고, 월간지로 계획되었던 『자선부인회잡지』도 창간호만을 내고 중단되었다.

서지적 사항

『자선부인회잡지』는 1908년 4월 20일 자선부인회 기관지로 인가를 받았으며, 동년 8월 5일에 창간호를 발행하였다. 그러나 이후 발간이 중단되었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다. 편집인 최찬식, 발행인 박노학, 인쇄인 리기홍, 인쇄소 우문관이며, 잡지의 형태는 국판 순국문체 58면으로 간행되었다.

내용

목차를 보면 크게 발간취지, 논단, 잡저, 축사, 소설, 기사, 재미있는 이야기, 상 줄 문제, 회보, 광고로 나뉘어져 있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은 자선부인회 회원들이 자선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펼친 것이다. 각자 자선과 여성교육에 대한 주장을 게재하고, 자신들이 알고 있는 지식이나 의견을 정리하여 일반 독자에게 설명하였다. 자선부인회는 자선사업을 하늘이 주신 착한 성품을 가지고 선한 행동을 하여 인간의 본성을 찾는 것이라는 성리학적 논리와 함께 서구 근대사상을 빌어 ‘유신’의 시대에 ‘미개명한 야만인’에서 벗어나 부강한 ‘문명개화국의 인민’이 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하였다. 그 자선의 구체적인 실천 사업으로 고아원, 맹아원, 양로원, 적십자사 등을 제시하였다.

또한 잡지에는 건강한 어린아이 양육을 위해 잉태한 부인과 어머니로서의 역할 등 여성들의 생활에 지침에 되는 실제적인 글들을 기재하였다. 자선부인회는 여성교육과 함께 장차 나라의 역군이 될 아동을 신교육의 대상으로 크게 부각시키고 있다. 아울러 자선부인회는 여성의 사회참여에 대해서도 주목하였다. 문명한 사회로 나아가는 현실에서 여성 사회도 악한 구습을 버리고 문명 각국의 여성과 같이 사회활동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 외에 일반교양 상식으로 지구과학에 관한 지식을 문답의 형식으로 전달하였다. 또 심농생의 「약노굼」이라는 소설이 실려 있으며, ‘삼가병원’과 ‘경성고아원’에 관한 기사에서는 그 기관에서 행하는 자선에 대한 내용을 소개하였다. 유머(우스운 이야기), 문제풀이 코너인 ‘상 줄 문제’를 실어 여성들의 참여를 유도하였다. 또 '회보'라는 코너를 두어 자선부인회의 설립, 구성원, 활동을 자세하게 기록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자선부인회잡지』는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한말 여성잡지인 『가정잡지』, 『여자지남』과 함께 한말 여성잡지라는 자료적 가치를 갖는다. 3건의 여성잡지가 1906~1908년 사이에 창간되고 폐간되었다.

『자선부인회잡지』의 기사 대부분은 자선부인회의 임원을 중심으로 한 회원 및 기타 여성들의 글로, 당시로서는 유일하게 여성들이 주도하여 제작한 잡지라는 의미를 갖는다. 논단, 잡저, 소설 등 모든 글마다 저자의 이름을 적었으며, 모두 여성의 글로 자선부인회 회원들에 의해 원고 투고, 편집, 발간이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잡지의 편집 상황과 구성은 당시 비슷한 시기에 출간된 여성잡지와 차별화된다.

또한 『자선부인회잡지』는 자선부인회의 설립 목적, 자선부인회 규칙, 자선부인회 활동, 자선부인회 회원 명부 등을 자세히 기록하고 있어 자선부인회의 성격과 약 1년간의 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적 가치를 지닌다. 또한 126명에 달하는 임원 및 일반회원의 명단을 정리하여, 당시 자선부인회에서 활동하였던 주요 여성들의 성격을 살펴볼 수 있다. 이는 자선부인회 한 단체에서 활동한 여성이 아닌 한말 여성 지식인, 여성 활동가들의 면모를 살펴볼 수 있는 자료적 가치를 가진다.

아울러 『자선부인회잡지』의 논단·잡저·축사 등의 글을 분석함으로써 자선부인회 임원 및 회원들의 ‘자선’ 및 여성교육에 대한 인식과 여성들의 역할에 대한 생각을 알 수 있다. 여성교육계에서 활동하고 있던 자선부인회의 임원들의 글은 논리적이고 일목요연하며 설득력을 가지고 있다. 이를 통해 당시 여성지식인들의 사상적 특징도 살펴볼 수 있다.

참고문헌

『아단문고 미공개 자료 총서 2014: 여성잡지』(소명출판, 2014)
『한국 여성 근대화의 역사적 맥락』(박용옥, 지식산업사, 2001)
「한말 여성자선단체 ‘자선부인회’ 연구」(이방원, 『이화사학연구』 50, 이화여대 이화사학연구소, 2015)
「구한말 기독교 여성의 삶과 여성교육운동-여메례를 중심으로」(윤정란, 『여성과 역사』 11, 한국여성사학회, 2009)
「일제강점기 여성잡지 연구: 1920-30년대를 중심으로」(이소연, 『이화사학연구』29, 2002)
「대한제국기 진명부인회의 조직과 사상」(정경숙, 『대한제국연구』 5, 이화여대 한국문화연구원, 1986)
「소파 오효원의 사회활동과 시작(詩作)」(김지용, 『아시아여성연구』 17, 숙명여대 아시아여성연구소, 1978)
집필자
정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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