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산보고서는 1954년 2월 유엔한국재건단과 용역 계약을 체결한 네이산협회가 한국 경제 재건을 위해 작성한 보고서이다. 이 보고서는 1953년을 1차 연도로 하고 1957년을 목표 연도로 한 5개년 한국경제재건계획인데, 1958년부터 한국 경제가 외국의 원조 없이도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자립 경제를 목표하였다. 재건 계획 기간 동안에 필요한 원조액은 12억 4천만 달러였고, 총 투자액은 19억 27백만 달러였다. 이를 통해 1958년에 1인당 소비 지출은 73.50달러를 달성할 것으로 계획했으나 거의 실행되지는 못했다.
유엔한국재건단(UNKRA)은 1950년 12월 1일 유엔 총회 결의 410(Ⅴ)호에 근거하여 ‘한국의 구호와 재건을 시행하기 위해’ 설립되었다. 운크라는 전선이 고착된 이후 1951년 7월에 한국에 본부를 설치했지만, 유엔 회원국의 재원 출연 지연 등으로 본격적인 활동은 1952년 이후에나 가능하였다. 이에 운크라는 1952년 8월에 네이산협회와 ‘한국 경제 재건을 위한 진단과 처방’을 수립하기 위한 용역 계약을 체결하였다. 네이산협회의 용역팀은 1952년 9월말에 한국에 파견되어 자료 조사와 분석을 바탕으로 1952년 12월에 예비 보고서를 제출하였고, 그 이후에도 한국에 계속 체류하며 정부 관계자와의 면담 및 자료 지원, 그리고 자체 현지 조사 등을 바탕으로 1954년 2월에, 일명 ‘네이산보고서’로 알려진 최종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네이산보고서는 1953년을 1차 연도로 하고 1957년을 목표 연도로 한 5개년 한국경제재건계획이었는데, 목표 연도의 다음 연도(1958년)부터 한국 경제가 외국의 원조 없이도 스스로 유지할 수 있는, 즉 자립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전략과 정책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네이산보고서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1953년에서 1957년 동안 재건 계획을 추진하여 1958년에 자립 수준에 도달하는데 필요한 외국 원조액이 12억 40백만 달러라고 제시하였다. 이것은 국민들의 소비 수준, 한국군의 규모, 국내 수요를 국내 생산을 통해 충족시키거나 해외 수입에 의존할 경우 그것을 충당할 수 있는 수출 능력 등을 감안하여 계산한 것이었다.
둘째, 1958년 국민들의 1인당 소비 지출은 한국전쟁 직전인 1949년의 생활 수준인 70.80달러를 조금 상회하는 73.50달러로 상정하였다. 이 1인당 소비 지출은 2% 수준에 육박하는 인구의 자연증가율을 반영하여 계산한 것이었다.
셋째, 1953년에서 1957년까지의 재건 계획 기간 동안에 시행될 투자 계획에 지출될 투자액은 총 19억 27백만 달러로 상정하였다. 이 투자 계획은 한국 경제의 재건 방향과 규모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것으로, 네이산보고서에서 상정한 자립 수준에 도달할 수 있는 생산 계획과 수출 계획을 반영한 것이었다. 투자 계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반 주택, 교육 및 위생 시설 등의 재건을 포함하는 사회투자로 23%를 차지하였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전체의 10%를 차지한 농림업이었는데, 이것은 네이산보고서가 쌀 수출을 매우 중시한 결과였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전체의 9%를 차지한 제조업이었고, 그 다음을 이어서 전력 부문, 수송 · 통신 부문이 차지하였다.
네이산보고서, 즉 한국경제재건계획은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는데, 여기에는 세 요인이 중요하게 영향을 미쳤다. 하나는 유엔 회원국의 출연금이 1억 40백만 달러에 불과하여 재건 계획을 수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였고, 다른 하나는 전후 원조가 유엔에서 미국 주도로 변경되어 운크라와 구분되는 별도의 원조기구가 설립되어 원조 계획을 추진하였다. 마지막으로 지적할 수 있는 것은 이승만 정부가 구상한 것과 다른 재건 전략을 제시한 네이산보고서를 한국 정부가 채택하지 않은 것도 중요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