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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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의 줄기에서 채취한 인피섬유로 짠 마직물.
이칭
이칭
마포(麻布), 포(布)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삼베는 대마의 줄기에서 채취한 인피섬유(靭皮纖維)로 짠 마직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마를 ‘삼’이라 하며 대마로 짠 직물을 ‘삼베’ 또는 ‘베’라고 부른다. 삼베는 매우 대중적인 직물로 민간에서 널리 제직되었으며, 의복의 재료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례 용구 및 공예품 제작에 사용되었다. 삼베는 현재까지도 전국 각지에서 전통 방식으로 제작되고 있으며, 특히 안동의 안동포는 모시와 비견될 정도로 곱고 섬세하다.

목차
정의
대마의 줄기에서 채취한 인피섬유로 짠 마직물.
내용

삼베는 대마 식물의 줄기에서 채취한 인피섬유(靭皮纖維)로 짠 마직물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마를 ‘삼’이라 하며 대마로 짠 직물을 ‘삼베’ 또는 ‘베’라고 부른다. 문헌에는 ‘마포(麻布), 포(布)’ 등으로 표기되었다.

우리나라는 신석기시대부터 삼을 생활에 사용하였다. 신석기시대 유적인 평안남도 온천군 궁산패총(弓山貝塚) Ⅰ기층(B.C. 4500년경)에서는 뼈바늘[骨針]에 꿰어있는 삼실이 출토되었으며, 전라남도 광주 신창동유적(B.C. 100~A.D. 100년)에서는 마포(麻布) 잔편이 발견되어 삼베짜기의 오랜 연원이 확인된다.

삼국 및 통일신라시대 삼베에 관한 기록은 포(布), 마포(麻布), 세(繐) 등으로 나타난다. 『삼국사기(三國史記)』 색복(色服)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진골 여인은 28승 이하 포를 사용하고, 진골대등(眞骨大等)은 26승 이하 포를 사용하도록 제한하였다. 진골 이하 남녀를 구분하여 6 · 5 · 4두품에서 평민에 이르기까지 사용 가능한 포의 승수에 차등을 두었다. 이 같은 기록을 통해 당시 다양한 승수의 포가 있었으며 28승이 넘는 극히 섬세한 삼베가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서긍이 쓴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에는 “고려[其國]는 모시[紵]와 더불어 마(麻)를 스스로 심어, 많은 사람들이 베옷을 입었다.”라고 기록하여 당시 의생활 풍속이 확인된다. 『고려사(高麗史)』에는 20승에 이르는 극세한 황마포(黃麻布)를 짠 기록이 나타나는데, 황마포는 여러 도에서 거둔 공물로써 황마포 짜기가 여공의 일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것이라 하였다. 고려시대 불복장 유물에서는 특별히 마씨[麻子]가 대량으로 발견되었다. 해인사(海印寺) 목조비로자나불좌상(木造毘盧遮那佛坐像) 불복장에서는 삼베 답호 및 복식의 소매 부분이 발견되었다.

조선시대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토의(土宜)의 기록을 통해 조선 전기 마(麻)는 전국적으로 생산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여지도서(輿地圖書)』 물산조(物産條)에는 각 읍의 생산물 현황을 소개하고 있는데 전체 334개의 지역 중 79개 지역에서 ‘마(麻)’ 혹은 ‘마사(麻絲)’를 생산하였으며, 총 생산 지역의 약 84%가 함경도, 황해도, 평안도 지역에 분포한다. 조선시대 삼베 명산지로는 함경도 육진 지역을 들 수 있으며, 이 지역에서 생산된 삼베는 육진세포, 발내포, 통포, 북포, 세북포로 불리며, 근대까지도 그 품질과 명성을 이어 나갔다. 북포 이외에도 영남의 삼베를 세포(細布)라 하였으며, 『한양가(漢陽歌)』를 통해 안동포(安東布) · 해남포(海南布) · 영춘포(永春布) 등의 기록이 확인된다.

1915년 『조선휘보(朝鮮彙報)』의 「조선향염직물명칭류휘(朝鮮向染織物名稱類彙)」에는 삼베 생산지에 따른 40가지 품종을 소개하고 있다. 생산지별로 품종과 특징을 살펴보면 함경북도의 환포(換布), 무포(茂布), 북포(北布), 세북포(細北布), 길포(吉布), 경포(鏡布), 초포(楚布), 강원도의 강포(江布), 양포(襄布), 평강포(平康布), 평안남도의 맹포(孟布), 경상북도의 안동포(安東布), 청운포(靑雲布, 안동포와 품질이 서로 비슷), 의성포(義城布, 안동포와 유사한 두꺼운 것), 경상남도의 해남포(海南布), 거창포(居昌布), 전라남도의 구례포(求禮布, 대개 옅은 황색으로 염색된 것) 등이 있다.

오늘날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 전통 직물의 생산은 점차 감소하고 있다. 현재 삼베 산지로는 안동을 비롯한 당진, 정선, 삼척, 강릉, 무주, 곡성, 보성, 순창, 봉화, 청도, 거창, 남해 등이 있다. 안동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3538㎝ 폭에 46새로 제작되는 거친 질감의 수의용 삼베를 생산하고 있다. 지역별로 길쌈의 공정과 샛수는 유사하나 제작 과정 중 사용하는 풀이나 첨가물에 따라 삼베의 색과 촉감에서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안동에서는 다양한 품종의 삼베가 생산된다. 제작법의 차이에 따라 생냉이, 익냉이, 무삼 등의 삼베 품종이 있다. 특히 안동포로 알려진 생냉이는 안동 지역 삼베를 대표하는 품종으로 다른 지역 삼베와는 달리 삼의 겉껍질을 벗긴 계추리로 만들어지며 모시와 비견될 정도로 매우 곱고 섬세하다. 2019년에 국가무형문화재(현, 국가무형유산) 제140호 ‘삼베짜기’가 새롭게 지정되어 보유 단체로 ‘국가무형문화재 안동포짜기 마을 보존회’가 인정되었다.

참고문헌

원전

『삼국사기(三國史記)』
『선화봉사고려도경(宣和奉使高麗圖經)』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세종실록지리지(世宗實錄地理志)』
『여지도서(輿地圖書)』
『조선휘보(朝鮮彙報)』
『한양가(漢陽歌)』

단행본

심연옥, 『한국직물오천년』(고대직물연구소출판부, 2002)

논문

공상희, 『조선시대 섬마(纖麻)기술의 변천과 근대적 개량』(한국전통문화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20)
심연옥·금다운, 「삼베짜기 전승현황 및 지역별 특성」(『한복문화』 19-3, 한복문화학회,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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