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높이 5.02m. 1982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무우전(無憂殿)에서 운수암(雲水庵)으로 오르는 길목의 평평한 곳에 위치한 이 비는 귀부(龜趺) 위에 비좌를 마련하고 비신 · 이수(螭首)를 올린 통식을 따르고 있다.
얼굴은 용두화되었고 동그란 두 눈은 튀어 나왔다. 입은 여의주를 물지 않은 채 꼭 다물고 있으며 그 사이로 이빨이 보인다. 목은 짧고 굵으며, 앞쪽 양 발은 안쪽으로 모아 조용히 웅크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귀갑부에는 이중의 육각문이 단정하게 음각되었으며, 귀갑의 외연(外延)에는 이중의 띠를 양각으로 둘러 마무리하였다.
이수는 사각형으로 몸을 뒤튼 채 서로 얼굴을 마주하며 여의주를 다투는 두 마리의 용이 묘사되어 있고, 하단에는 앙련을 가지런히 새겼고 그 아래 부분에 3단의 각형 층급받침을 두어 비신과 연결시켰다.
비의 전면 상단에 전서체로 ‘曹溪山仙巖寺重修碑(조계산선암사중수비)’라 제액하였으며, 비의 제목은 해서체로 ‘昇平府曹溪山仙巖寺重修碑銘幷書(승평부조계산선암사중수비명병서)’라 음각하였다.
비문은 선교랑(宣敎郞) 채팽윤(蔡彭胤)이 찬하고, 가선대부 이진휴(李震休)가 썼으며, 제액은 가선대부 권규(權珪)가 썼다. 비문의 끝에 ‘숭정기원후80정해임종월일입(崇禎紀元後八十丁亥林鍾月日立)’이라 하여 이 비가 1707년(숙종 33)에 건립되었음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