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관은 고령(高靈)이며 초명은 이총부(李寵夫)이다. 집안이 어려워 생선을 팔아서 생계를 삼다가 나졸(邏卒: 巡兵)이 되었다.
성품이 잔인해서 화란(禍亂)을 좋아하더니, 1170년(의종 24) 무신의 난이 일어나자 이의방(李義方)·이고(李高)에게 붙어 흉포한 행동을 자행하였으므로, 세상 사람들이 잔학한 자를 말할 때는 반드시 ‘총부’라고 불렀다.
1179년(명종 9)에 경대승(慶大升)이 난을 일으켜 정중부 세력을 제거하자 크게 위축되었으나, 경대승이 죽자 다시 횡포를 자행하였다. 갑자기 형부상서가 되더니 백성을 약탈하기 한이 없었고, 치부하여 집을 웅장하게 지었으므로 사람들의 비난소리가 자못 높았다.
또한, 자청하여 금나라에 사신으로 갔는데, 금나라 사람이 이영진을 보고 말하기를 “네가 지난 번 의주의 병졸일 때 사람들이 모두 짐승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 불렀는데, 너희 나라에 얼마나 사람이 없으면 너같은 자를 고관(高官)으로 임명하여 사신을 맡겼는가?”라 하고 가는 곳마다 이영진을 업신여겨 꾸짖고 대우하지 않았다.
그 뒤 관직을 병부상서(兵部尙書)로 옮겼는데, 마침 병이 나서 휴가중에 있다가 무선(武選: 武官選拔)이 있으므로 병을 무릅쓰고 나갔다가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