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높이 6m. 1988년 대구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해발 1,155m의 고지(高地)에 위치하고 있는 이 불상은 거대한 화강암의 서쪽 면에 거의 원각에 가까운 고부조(高浮彫 : 높은 돋을새김)로 조각되어 있다. 불상이 새겨진 바위 자체가 거대한 광배의 역할을 하며 머리 주위로는 두광(頭光 : 부처나 보상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의 흔적이 남아 있다.
머리는 소발(素髮)이며 넓고 편평한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를 가졌다. 반쯤 뜬 눈은 가늘고 길게 표현되었는데 시선은 아래를 향하고 있다. 두 볼은 살이 찐 편이고 입가엔 미소를 띠고 있어 온화하고 자비스러운 불심을 느낄 수 있다. 신체에 비해 얼굴은 좀 크게 표현되었다. 거대한 불상을 올려다보며 예불을 드리는 예배자들에 대한 배려가 아닐까 생각된다.
귀는 길어 어깨에 닿을 듯하며, 목은 너무 짧아서 삼도(三道)의 표현이 뚜렷치 않다. 이 불상은 양손과 발이 모두 신체에 비해서 지나칠 정도로 크게 표현되었다. 오른팔은 아래로 길게 늘어뜨려서 손가락을 자연스럽게 표현하였지만 조각 수법은 고르지 못하다. 왼팔은 가슴 위로 들어 올려 외장(外掌 : 손바닥을 바깥으로 함)했다. 엄지와 장지를 맞대어 지물(持物)을 가진 듯하나 확실하지는 않다.
법의(法衣 : 중이 입는 가사나 장삼 따위의 옷)는 통견(通肩 : 어깨에 걸침)이고 옷자락은 무릎 아래까지 내려뜨렸다. 단순한 호선(弧線 : 활등 모양으로 굽은 선)형 옷주름만이 표현되었다. 법의 밑으로는 군의(裙衣)의 표현이 희미하고 직립한 두 발끝과 발가락이 뚜렷하게 남아 있다. 좌 · 우측 옷자락도 양팔에 걸쳐 넓게 늘어뜨려졌는데 마치 도포 자락을 연상케 한다.
이 불상은 손과 발에서 기형적 조법이 나타나기는 하나 거대한 입상에 잘 조화되어 있는 옷주름이나 얼굴 모습 등의 조각 솜씨로 보아 경산시의 팔공산 관봉석조여래좌상(보물, 1965년 지정)과 양식적으로 유사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통일신라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