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높이 130㎝, 너비 52㎝, 두께 11㎝. 1981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현,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장방형의 지대석 위에 호패형(戶牌形)의 비신만 있는 간단한 비이다.
비명은 ‘화암사중창기(花巖寺重創記)’이며, 비의 전 · 후면에 28행 1행 34자로서 총 952자를 음각하였으나 상당 부분이 마모되어 판독이 어렵다. 측면에는 비를 건립한 사람들의 이름이 있다.
이 비문은 1441년(세종 23)에 쓰여졌으며, 비를 세운 해는 1572년(선조 5)이다. 비문의 내용을 보면, 1471년(태종 17) 평안도 관찰사로 부임했던 성달생(成達生)이 사찰을 하나 세우고자 하여 절터를 모색하던 중, 1425년에 산좋고 물맑은 화암사지가 좋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에 화암사를 중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 화암사는 원효대사와 의상대사가 머물러 수도하였다는 곳이라 한다. 당시 법당에 모셔놓은 수월관세음보살상(水月觀世音菩薩像)은 의상대사가 도솔산에서 직접 친견하였던 것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라 한다.
한편, 원효대사가 도를 닦았다는 원암대(元巖臺)가 화암사 동쪽에 있고, 의상대사가 도를 닦았다는 의상암이 남쪽에 있었다는 기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