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전라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이 금동관음보살좌상은 1988년 선암사 천불전(千佛殿) 보수 때 상단 서까래 부분에서 1구가 발견되어 다음해 개금되었다. 보살상의 신체 표현, 화려한 영락장식, 대좌 형식 등에서 중국 원대 티베트불교 불상의 영향을 받은 14~15세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화불(化佛)이 표현된 높은 보관(寶冠)을 쓰고, 당당한 어깨와 가는 허리를 가지고 있다. 머리에 쓴 커다란 삼산관(三山冠) 정면 중앙에 가슴에서 양손을 맞잡은 화불이 조각되어 있다. 보관 하단에는 두 줄의 연주문(連珠文)을 둘렀고, 반원형의 머리카락이 좌우대칭으로 표현되었다. 정수리 부분에는 머리카락을 세 갈래로 묶었으며, 머리 뒷부분은 가는 선으로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상호는 둥근 계란형으로, 가늘게 뜬 눈꼬리가 치켜 올라가고, 오뚝한 콧날과 살짝 미소를 머금은 작은 입을 가지고 있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있고, 귀에는 연주문을 두른 커다란 둥근 귀걸이를 차고 있다. 목 바로 아래 세 줄로 이루어진 연주문 목걸이를 두르고, 그 밑으로 좌우대칭으로 양 가슴까지 길게 U자형의 영락 장식이 늘어져 있다. 이러한 연주문 장신구는 팔목, 팔꿈치, 발목에 걸쳐서 화려함을 나타내고 있다.
벗은 상반신의 양쪽 어깨에 천의를 걸쳐 팔 뒤쪽으로 날리고, 등 뒤에는 두꺼운 천의 자락이 늘어져 있으며, 하반신에 치마를 입고 있다. 하반신을 덮은 치맛자락은 자연스럽게 무릎에 늘어져 있지만, 결가부좌한 다리 앞으로 좌우 대칭을 이루는 치맛자락이 도식적으로 표현되어 제작 시기에 대한 단서를 알려주고 있다. 수인은 왼손을 가슴 앞에 대고, 오른손을 우측 무릎 위에 살며시 내려놓아 아미타구품인 가운데 하품하생인(下品下生印)을 취하였다.
대좌는 앙복련(仰伏蓮)이 중대 없이 바로 연결된 연접 형식이다. 대좌의 상 · 하단에는 19엽의 단판연화문이 장식되었고, 상 · 하단의 연화문 외곽에 연주문을 둘렀다. 이러한 앙복련의 연접형 대좌는 중국 원대 이후에 제작된 여래상과 보살상의 대좌에서 흔히 볼 수 있다.
고려 후기에 발달했던 티베트불교적 요소가 이 금동보살상에서도 발견되고 있어 14~15세기의 불상 연구에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