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종신에 당좌 없이 위패형의 방형을 구획하여 “王妃殿下 壽齊年, 主上殿下 壽萬歲, 世子邸下 壽千秋(왕비전하 수제년 주상전하 수만세 세자저하 수천추)”라 새기고, 좌우에는 “全南道寶城郡地天鳳山大原寺浮屠庵中鍾二百斤順治十四年丁酉五月日鑄造匠金龍出張士詳(전남도보성군지천봉산대원사부도암중종이백근순치십사년정유오월일주조장김용출장사상)”이라는 명문을 새겼다. 이를 통해 1657년(효종 8)에 전라남도 보성 대원사 부도암에서 주종장 김용출과 장사상이 제작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현재 선암사 성보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범종의 높이는 83.6㎝로, 그리 크지 않은 규모이다. 용뉴는 쌍룡(雙龍)으로, 서로 다른 방향을 보는 용두는 한쪽 발을 상판에, 다른 발은 여의주를 감싸고 있다. 음통은 없고 음통 자리에 직경 2㎝되는 구멍을 뚫어놓았다. 천판 위에는 16엽 연판문을, 종신 상단에는 범자(梵字) 19자를 두르고 있다. 그 바로 밑에 4개의 유곽(세로 22㎝, 가로 18.5㎝)을 사방으로 배치하고, 그 안에 9개의 유두를 표현하였다. 방형의 유곽에는 인동당초문이, 유두의 외곽에는 작은 연화문이 장식되어 있다. 유곽 사이에 두광을 가진 보살입상이 화려한 보관을 쓰고 길게 늘어진 법의를 입고 가지런히 합장한 모습을 새겨놓았다. 당좌 없이 위패형의 방형을 구획하여 명문을 새기고, 그 밑으로 하대에는 연당초문을 새겨 장식성을 가미하였다.
이 동종은 생동감 있게 표현한 당초문과 보살입상 등 그 주조 수법과 장식성에서 우수한 작품이다. 또한 이 동종은 제작한 절대연대와 제작자를 알 수 있어 조선 후기의 불상 연구에 좋은 자료이다. 전라남도에 현존하는 조선 후기 범종은 담양 용흥사 동종(1644년), 여수 흥국사 동종(1665년), 진도 쌍계사 동종(1686년), 구례 화엄사 동종(1691년), 고흥 능가사 동종(1698년) 등이 있는데, 이 선암사 대각암 동종은 이들 중 두 번째 이른 시기의 것으로서 그 가치가 더욱 높게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