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은 27권의 별개 책들로 구성되는데 내용과 성격에 따라 복음서와 역사서, 사도 서신 등 셋으로 구분된다.
예수 그리스도의 생애와 말씀을 기록한 복음서는 공동관점에서 기록한 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 등 공관(共觀) 복음서 3권과 이들과 구분되는 관점에서 기록한 요한복음으로 나뉜다. 복음서 기록 시기는 마가복음이 60년대 후반, 누가복음이 70년대 후반, 마태복음과 요한복음 80~90년대로 추정된다.
역사서인 사도행전은 예수 그리스도 승천 이후 그 제자들의 행적을 기록한 것으로 누가복음을 기록한 동일인의 작품으로 여겨진다.
다른 22권은 서신 형태를 띤 사도들의 저술이다. 바울이 가장 많은 13개 서신을 남겼다. 바울 서신 가운데 지역교회 교인들에게 공동으로 익힐 목적에서 쓴 로마서, 고린도전서, 고린도후서, 갈라디아서,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데살로니가전서, 데살로니가후서 등 9권을 ‘공동 서신’이라 하는데 기록 시기는 50~60년대로 추정된다.
바울이 개인에게 보낸 ‘개인 서신’으로는 제자이자 목회자인 디모데와 디도에게 쓴 디모데전서, 디모데후서, 디도서가 있는데 이를 ‘목회 서신’이라 부르며 골로새에 살던 빌레몬에게 쓴 빌레몬서가 있다. 바울이 로마 감옥 안에서 쓴 에베소서, 빌립보서, 골로새서, 빌레몬서를 따로 분류하여 ‘옥중 서신’이라고도 한다. 바울 이외의 사도 서신으로 히브리서, 야고보서, 베드로전서, 베드로후서, 요한1서, 요한2서, 요한3서, 유다서, 요한계시록 등이 있다. 신약의 마지막 책인 요한계시록은 서신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예언서 혹은 묵시문학으로 분류되기도 한다. 사도 서신 기록 시기는 70년 이후 100년 사이로 추정된다.
초대 기독교 공동체에는 이상에서 언급한 27권 외에 다양한 문서들이 많았다. 각 지역의 신앙 공동체가 예배 및 교리 교육용으로 사용하는 문서들이 서로 달랐다. 더욱이 2~3세기 기독교 공동체 안에 몬타누스, 마르시온 등 극단적인 이단 사상을 추종하는 집단과 이를 배경으로 한 문서들이 유포되었다. 이에 오리게네스, 테르툴리아누스, 아타나시우스 등 초대 교부들은 공교회(catholic church) 신도들이 읽어야 할 ‘거룩하고 정통적이며 보편적인’ 성경 목록을 작성했다. 이를 ‘정경(正經, canon)’이라 칭하고 그 목록에 들지 못했던 ‘외경(外經)’ 및 ‘위경(僞經)’과 구분하였다, 397년 카르타고 공의회에서 오늘과 같은 신약 27권이 정경으로 확정되었다.
신약은 처음 코이네 그리스어로 기록되었고 2세기 말 북아프리카 카르타고에서 고대 라틴어로 번역되기 시작했으며 391년 로마에서 히에로니무스(Jerome)에 의해 통속 라틴어로 다시 번역되었다. 이를 ‘불가타(Vulgata)’라 하였는데 중세 가톨릭교회가 유일하게 공인한 성경으로서 로마 가톨릭교회는 이후 성경이 다른 언어로 번역하지 못하도록 규제하였다. 그러나 14세기 이후 가톨릭교회의 세속적 타락을 비판하던 종교개혁자들이 자기 민족 언어로 성경을 번역하기 시작하여 1382년 위클리프가 영어로, 1522년 루터가 독일어로 성경을 번역하였고 이어서 프로테스탄트 교회가 확산됨에 따라 세계 각국 언어로 반역된 성경이 등장하였다.
한국에서는 1882년 만주 심양에서 스코틀랜드 연합장로회 선교사 로스가 번역한 『예수성교 누가복음전서』와 『예수성교 요안내복음전서』가 인쇄되었고 1887년 신약 27권 전체를 담은 『예수성교전서』가 출간되었다. 이것이 한글로 인쇄된 최초 신약전서다. 같은 시기 일본 도쿄에서도 이수정에 의해 성경 번역 작업이 진행되어 1884년 한문성경에 구결(口訣, 吐)을 단 형태의 4복음서와 사도행전이 요코하마에서 인쇄되었고 1885년초 『신약마가전 복음서언해』가 역시 요코하마에서 인쇄되었다. 1885년 4월 부활절 한국의 개척 선교사 아펜젤러와 언더우드가 이 성경을 소지하고 내한하였다.
서울 정동에 정착한 언더우드와 아펜젤러는 한글 공부를 겸해 이 성경의 개정작업에 착수하여 1887년 『마가의 전한 복음서언해』를 인쇄하였다. 이를 계기로 장로회와 감리회 선교사들이 성서번역위원회를 조직하고 성경번역 작업을 초교파로 추진하였다. 선교사들은 처음 이수정과 로스가 번역, 인쇄한 성경을 수정하는 형태로 작업을 추진하다가 해외 번역 성경에 문제가 많음을 깨닫고 1893년 성서번역자회를 조직한 후 독자적인 번역을 추진하였다.
성경번역자회에 참여한 미감리회의 아펜젤러와 스크랜턴, 존스, 남감리회의 하디, 북장로회의 언더우드와 게일, 남장로회의 레이놀즈, 영국성공회의 트롤로프, 독립교회(대한기독교회)의 펜윅 등 선교사들은 한국어 교사의 도움을 받아 만든 개인 번역 본문을 다른 번역자들에게 회람 시켜 수정을 거친 후 ‘시험역본’(tentative version)으로 인쇄하였고 시험역본을 3-4년 사용하며 현장 교회의 교정과 검토를 거친 후 완전한 형태의 ‘공인역본’(authorized version)을 인쇄하였다.
성서번역자회 번역은 1895년부터 마태복음과 마가복음, 누가복음 등 복음서를 필두로 단편 성경으로 인쇄되다가 1900년 9월 신약 27권을 담은 『신약전서』를 인쇄하였다. 이는 국내에서 인쇄된 최초 한글 신약전서였지만 개인역본과 시험역본의 혼합 형태로 인쇄한 것으로 그 공인역본은 1906년에야 완성되었다. 성서번역자회는 신약 번역 작업을 마친 후 구약 번역에 착수하여 1910년 번역을 마치고 1911년 신구약 합본인 『성경전서』가 인쇄되었다. 성서번역자회는 1911년 성서개역위원회로 조직을 개편하고 개역 작업에 착수하여 1937년 구약 개역을 끝냈다. 신약은 1926년 신약개역자회가 조직되어 1937년 작업을 완료하고 1938년 『개역 신약전서』를 인쇄하였고 동시에 『개역 성경전서』도 출간되었다.
이런 공동 번역 작업 외에 선교사가 개인적으로 번역, 출간한 성경도 나왔는데, 1919년 펜윅의 『신약전서』, 1925년 게일의 『신역 신구약전서』가 대표적이다. 한편 1933년 조선어학회(현 한글학회)에서 발표한 ‘한글맞춤법통일안’에 의거하여 개역 성경을 교정하는 작업이 일제 말기부터 진행되었는데 구체적인 결과물은 해방 후 1952년 피난지 부산에서 인쇄된 『개역한글판 신약전서』로 나왔다.
1960년대 들어 쉬운 현대어 번역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대두되어 장로교의 박창환, 감리교의 김철손. 성결교의 박상증 등에 의해 1961년 『새로 옮긴 신약성서 마태의 복음서』, 『마가가 전한 복음서』가 인쇄되었고 이를 대한성서공회가 이어받아 1968년 『새번역 신약전서』를 간행하였다. 새번역 성경은 처음으로 선교사 지휘를 받지 않고 순수 한국인 학자들에 의해 이루어진 번역이란 점에서 의미가 있었지만, 고전적인 문투를 선호하는 보수적 교회 지도자들에게 외면당해 한국교회의 공용 성경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또한 1960년대에 들어 세계 가톨릭교회와 개신교회 사이의 교류와 공동 성경번역 작업이 활발해진 가운데 한국에서도 양측 성서학자들로 1968년 구약 공동번역위원회, 1969년 신약 공동번역위원회가 조직되어 1971년 『공동번역 신약성서』, 1977년 『공동번역 구약』이 대한성서공회 발행으로 인쇄되었다. 공동번역은 양측 교회가 공용으로 사용할 것을 목표로 출간했으나 가톨릭교회를 이단시하는 보수적 개신교회 지도자들에게 외면당함으로써 가톨릭교회만 사용하였다.
대한성서공회는 1983년 개신교의 각 교단 추천 신학자 16명과 국어학자 6명으로 번역위원회를 조직하고 개역 성경의 수정이나 교정이 아닌 새 번역을 추진하되 개역 성경의 보수적인 정신과 한국교회의 전통을 존중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10년 작업 끝에 1993년 『표준새번역 성경전서』를 인쇄했다. 그러나 이 역시 종래 구약의 신의 명칭이었던 ‘여호와’를 ‘주’로 번역한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 보수적 교회의 지지를 받지 못해 공용 성경이 되지 못했다.
이에 대한성서공회는 1998년 개역한글판 성경의 문체를 그대로 살리되 이해하기 어려운 고어체는 현대 표준어로 개정한다는 원칙으로 5년 작업 끝에 1998년 『개역개정판 성경전서』를 간행하였다. 이것이 현재까지 한국 개신교회가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공용 성경이다. 그런 중에도 대한성서공회는 앞서 출간했던 공동번역과 표준새번역 성경의 개정 작업을 추진하여 1999년 『개정판 공동번역 성서』, 2001년 『표준새번역 개정판 성경전서』를 인쇄하였고 2021년 평신도와 청년학생 성경공부용으로 『새한글 성경 신약과 시편』을 간행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