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1.1m. 국립경주박물관 소장. 경주 남산 용장사계에서 옮겨온 것으로, 머리와 광배(光背)가 절단된 것을 복원하여 현재는 광배와 대좌(臺座)를 모두 갖추고 있다.
이 불상은 우견편단(右肩偏袒)을 하고 왼손에 약호(藥壺)를 든 전형적인 약사불좌상으로 이러한 계통의 불상 양식을 온전하게 알 수 있는 대표작이다. 얼굴은 부푼듯하면서도 힘을 느끼게 하여, 4∼6세기의 인도 굽타기(Gupta期) 마투라불상(Mathura佛像)의 얼굴과 친연성이 느껴진다.
이러한 특징은 아마도 앞 시대의 우아한 얼굴계통과 상통하는 것이겠지만, 전체적으로 사실주의의 작풍이 역력하여 이상적인 얼굴모습과 팽팽한 근육을 지닌 부처의 체구를 보여준다.
또한, 신체는 가슴이 유난히 발달되고 어깨도 건장하며, 옆구리의 옷주름이 강건하게 표현되었는데, 이러한 특징도 굽타기 마투라불상의 특징과 닮은 점이 있다.
대좌는 상대·중대·하대로 구성되어 있는 팔각대좌로서, 하대는 2단의 각형(角形)받침 위에 단엽복판(單葉覆瓣)의 연화문을 조각하였고, 중대는 각 면의 모서리에 우주(隅柱 : 모서리 기둥)를 조각하였을 뿐 별다른 조식(彫飾)이 없으며, 상대는 앙련(仰蓮) 안에 둥근 무늬를 새긴 것이 특징적이다.
이러한 무늬는 굴불사(掘佛寺) 남면 불좌상의 대좌나 약수계(藥水溪) 석불좌상의 대좌에서도 보이고 있다. 광배는 거신광(擧身光)으로, 안에는 두 줄로 두광과 신광을 구분하고 내부를 당초문으로 가득 채웠다.
또, 가장자리에는 화염문을 화려하게 조각하여 전체적으로 장식성이 강하다. 8세기 신라불상들에 유행한 형식적 특징과 인도 마투라불상과의 친연성이 깊은 작품으로 특히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