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원평강용암대지는 인접한 신계곡산용암대지와 함께 한반도 중부의 특징적인 신생대 화산활동 지역이다. 이는 추가령 열곡의 연약대를 따라 현무암질 용암의 열하분출을 통하여 형성되었다.
용암의 분출은 추가령구조선을 따라 홍적세에 이루어졌다. 분출의 중심은 검불랑역(劍拂浪驛) 북동쪽 약 4㎞ 지점에 있는 해발 680m의 무명의 고지와 평강 남서쪽 3㎞ 지점에 있는 오리산[鴨山, 452.5m] 중 2개소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오리산은 아스피테형의 작은 화산으로 산정에 직경 약 200m, 길이 약 20m의 옛 화구가 있다.
용암류는 북동쪽으로 추가령을 넘어 함경남도 안변까지 이르고, 서남단은 경기도 파주시 문산까지 이른다. 또 추가령 동쪽 회양 부근에도 이 대지와 분리된 몇 개소의 현무암 용암이 분포한다. 용암 분포지역의 길이는 약 150㎞이고, 최대 폭은 평강 부근에서 17㎞에 달한다. 표고는 200∼500m이고, 평균 고도는 300m로서 평탄하다.
용암대지의 형성으로 인하여 기존의 기복이 매몰되고, 하천쟁탈(河川爭奪: 하천이 두부침식이나 측방침식을 활발하게 하여 유역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인접 하천의 하도를 합치는 현상)이 일어났다. 또 용암에 의하여 기존 수계가 막혀서 철원 · 평강 부근에 언지호(堰止湖: 화산분출물 · 사태 · 하천이나 빙하의 운반물질 등이 골짜기나 하천을 막아 이루어진 호수) 및 습지가 많이 형성되어 있다.
한탄강의 사면은 현무암의 주상절리(柱狀節理)에 의해 단애(斷崖)를 이루며, 그 형상이 돌계단과 같다 하여 이 강을 예로부터 체천(砌川)이라 부르기도 했다.
철원평강용암대지는 현재 임진강의 지류인 한탄강에 의하여 개석(開析)을 받고 있다. 또 한탄강 · 임진강 · 차탄천 · 북한강 · 안변남대천 등 5개 유역 분지의 분수계가 존재하여 하계망의 재편성이 지속되고 있다.
용암대지의 남부에 위치하는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에서는 구석기시대의 유물이 발견되어, 이곳이 일찍부터 인간의 거주지로 이용되었음을 알게 해 준다. 철원은 추가령구조곡과 관서∼영서지방을 잇는 교통로가 교차되어 교통의 요지를 이루고, 주변의 변성암(變成岩) 산지가 높아서 방어에도 유리하다.
후삼국시대에 궁예(弓裔)는 이곳에 도읍을 정하고, 후삼국의 통일을 시도하기도 하였다. 한국전쟁 때에는 극심한 격전장이 되어 ‘철의 삼각지대’라고 불리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