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내용은 전하지 않으며, ≪삼국유사≫ 기이편(紀異篇)에 간략하게 초록하여 전하고 있다. ≪삼국유사≫에 수록된 <가락국기>의 주에는 정확한 저자의 이름이 나와 있지 않으며, 다만 금관주지사(金官州知事) 문인(文人)이 편찬하였다고만 밝히고 있다.
김해김씨 종문에서는 이 문인이 김해김씨 출신인 김양감(金良鑑)이라고 주장하나 확실하지 않다. 다만 1075∼1084년간에 금관주지사를 지낸 인물이 가락국의 옛 땅인 금관주의 역사서로서 ≪가락국기≫를 편찬한 것으로 추측된다.
내용은 수로왕의 건국설화, 허황후(許皇后)와의 혼인설화 및 수로왕릉의 보존에 관련된 신이 사례(神異事例)와 신라에 합병된 이후부터 고려왕조에 이르기까지의 김해 지방의 연혁 등이며, 제2대 거등왕부터 마지막 구형왕까지의 왕력(王曆)이 실려 있다.
일연이 초록한 이 <가락국기>가 원래의 ≪가락국기≫에서 수로왕에 대한 설화를 중심으로 편찬한 것인지 아니면 신이를 중심으로 기록한 일연의 사료 선택에 의한 것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 또, 이 책을 편찬하게 된 역사적 배경과 사료로 이용된 문헌 등도 분명하지 않다.
신라 말기에 가야계 신김씨(新金氏)는, 김유신의 4대손 김암(金巖)이 6두품이었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적 지위가 낮아지고 점차로 소외되었다. 따라서, 불만을 품고 있던 가야계 김씨들이 새로 고려왕조가 일어서고 사회가 안정되자 옛날의 영화를 과시하고자 편찬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사료로는 우선 <가락국기> 중에 나타나 있는 <개황록 開皇錄> 및 ≪삼국사기≫ 김유신전의 자료가 된 김장청(金長淸)의 ≪김유신행록 金庾信行錄≫, 김유신비문, 그 밖에 전해지던 가락국사 등이 이용되었다고 추정된다.
이 책은 가야사에 대한 문헌 사료가 거의 사라진 오늘날 남아 있는 유일한 문헌 사료라고 할 수 있다. 중국 사료인 ≪삼국지≫의 한전(韓傳) 및 변진전(弁辰傳), ≪후한서 後漢書≫의 한전 등과 함께 가야사를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