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에 이제마(李濟馬)가 쓴 ≪동의수세보원 東醫壽世保元≫의 간수열이열병론(肝受熱裡熱病論)에서 처음 쓰였다.
이는 옛 약방문의 여러 승기탕류(承氣湯類)에 있는 대황(大黃)·지실(枳實)·후박(厚朴)·망초(芒硝) 등의 약물로 열을 대변으로 나가게 하는 데 중점을 둔 것에 반하여 태음인이 가지는 체질적인 요소를 감안하여 입방(立方:처방구성)의 묘를 살린 처방이다.
원문을 보면 “태음인 10세 어린아이가 이열온병(裏熱瘟病)에 걸려 음식을 죽조차 먹지 못하고 고열이 나면서 약도 먹지 못하여 때때로 냉수만을 먹더니, 13일이 지나자 대변불통의 증상이 생겨 나흘이 지나도록 변을 보지 못하였다.
여기에 갈근승기탕을 썼더니 음식을 먹고 병증이 사라졌다.” 하였다. 즉, 이것은 이열(裏熱)이 심한 양명병증(陽明病證)에 이 처방을 써서 효력을 보았다는 것이다.
처방의 구성은 갈근 15g, 황금(黃芩)·대황(大黃) 각 7.5g, 승마(升麻)·백지(白芷)·길경(桔梗) 각 3.75g으로 되어 있다.
군약(君藥)인 갈근은 조갈(燥渴)을 다스리면서 잠긴 청기(淸氣)를 상승시키고, 대황과 황금을 신약(臣藥)으로 삼아 상초(上焦)·중초(中焦)·하초(下焦)의 맺힌 결열(結熱)을 풀어주고 여기에 길경으로 심폐의 사기(心肺之邪)를 끌어올려 발산시키며, 승마·백지로 폐·비위·대장의 울결(鬱結)을 승발(升發)시킴으로써 소정의 치료효과를 얻을 수 있는 처방으로 완성된 것이다.
적응증으로는 고열이 있으면서 머리·얼굴·목·뺨이 붉은 색을 띠면서 아픈 증세, 이열로 인한 식욕부진, 열병을 앓을 때에 나타나는 발광·섬어(譫語:헛소리하는 증상)·이질(痢疾)·변비·비연(鼻淵:콧물)·치설출혈(齒舌出血), 또는 경련·수족궐냉(手足厥冷:손발이 참) 등이 있다.
그리고 갈근승기탕이 응용되는 처방으로 갈근대승기탕과 갈근소승기탕이 있다. 갈근대승기탕은 대황을 15g으로 늘린 처방으로 상한(傷寒)으로 인한 발광·섬어·유아(乳蛾) 등을 치료하는 효능이 있고, 갈근소승기탕은 대황을 3.75g으로 줄인 처방으로 이열증이 그리 심하지 않은 경우에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