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 이제마(李濟馬)가 지은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는 소음인(少陰人)의 이한병(裡寒病: 내장 장기들에 생긴 한증) 중 태음복통증(太陰腹痛症)의 가벼운 증세 등에 사용하였다.
이는 『화제국방(和劑局方)』의 곽향정기산에서 길경(桔梗) · 백지(白芷) · 후박 · 복령(茯苓)을 빼고, 창출(蒼朮) · 청피(靑皮) · 계피 · 건강(乾薑) · 익지인(益智仁)을 첨가한 것이다.
처방은 곽향 5.625g, 소엽(蘇葉) 3.75g, 백출(白朮) · 창출 · 반하(半夏) · 진피 · 청피 · 대복피(大服皮) · 계피 · 건강 · 익지인 · 구감초(灸甘草) 각 1.875g, 생강 3쪽, 대추 2개로 되어 있다.
적응증으로는 태양증(太陽症)의 대장파한(大腸怕寒), 양명증(陽明症)의 표부(表部)의 사기(邪氣)가 없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태음증의 이질(痢疾)이 있을 때, 부인의 포의불하(胞衣不下) · 비기(痞氣) · 체설(滯泄) 등이다.
한편, 『화제국방』의 곽향정기산은 곽향 5.625g, 소엽 3.75g, 백지 · 대복피 · 백복령 · 후박 · 백출 · 진피 · 반하 · 길경 · 구감초 각 1.875g, 생강 3쪽, 대추 2개로 되어 있다.
적응증은 상한병(傷寒病)에 표리(表裡)를 분별하기 어려울 경우, 감모(感冒) · 서풍(暑風) · 종습(腫濕) · 풍한천(風寒喘) · 대변체설 등이 해당된다.
이 종래의 처방은 인체가 외적인 사기를 받아서 소화불량을 일으키며, 오한이나 신열로 나는 두통 · 토사곽란 등을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소엽이 폐를 도와 울기(鬱氣)를 내리며, 혈분(血分)을 조절하여 통증을 멈추게 하는 작용, 백지의 풍습(風濕)을 없애고 해열하는 작용, 진피의 기운을 고루어 체기를 없애는 작용, 대복피의 가슴을 시원하게 하고 비장을 도우면서 울기를 내리는 작용, 후박의 위장을 조절하여 소화를 돕는 작용, 길경의 기혈을 통하게 하는 작용 등을 이용, 사기를 제거하고 비위의 기능을 조절하여 병세를 바로잡도록 한 것이다.
이제마가 이 처방에서 길경 · 백지 · 복령 · 후박을 빼고 창출 · 청피 · 계피 · 건강 · 익지인을 첨가한 것은 소음인의 체질적 특징을 감안하여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즉, 소양인은 이수(利水)를 필요로 하지만 소음인은 이를 삼가하므로 복령을 빼고 하행하는 청피와 설(泄)하면서도 기(氣)를 상하지 않고 수렴(收斂)하면서도 체(滯)하지 않는 익지인을 가하여 복령의 소변을 잘 통하게 하여 기운을 트는 작용과 바꾸어놓은 것이다.
청피가 있어서 막힌 기운을 터서 내리므로 후박을 제한 것이며, 길경과 백지는 폐경(肺經)의 풍한을 치료하는 약물이므로 위장을 위주로 할 경우에는 불필요하므로 뺀 것이다. 학자에 따라서는 후박을 빼고 익지인을 첨가한 것이 불필요하다고 보는 견해도 있으나 이제마가 소음인의 체질적인 특성을 감안하여 치료효과를 높이고자 한 처방의 취지는 높이 평가할 만하다.
이 처방에 목향(木香)과 남성(南星)을 첨가하면 성향정기산(星香正氣散)으로, 이는 소음인의 중풍 · 중기(中氣) · 담궐(痰厥) · 식궐(食厥) 등을 치료하며, 또 부인의 포의불하의 증세를 치료할 때에는 진피를 5배 증량하여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