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4년(고종 31) 이제마(李濟馬)가 저술한 『동의수세보원(東醫壽世保元)』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이 처방은 위역림(危亦林)의 『득효방(得効方)』에 있는 흑원단(黑元丹)과 공진단(拱辰丹)에서 당귀·산수유를 빼고 합방(合方)한 것으로, 위역림은 혈이 부족한 데는 흑원단을 쓰고, 타고난 체질이 허약하여 진기(眞氣)가 부족한 경우 공진단을 쓰도록 하였다. 이제마가 두 처방을 합하여 만든 것은 진기가 허약하여 음혈이 부족한 증세를 치료하기 위한 처방임을 알 수 있다.
처방의 구성은 녹용 150∼225g, 산약(山藥)·천문동(天門冬) 각 150g, 제조(蠐螬) 37.5∼75g, 사향(麝香) 18.75g으로 되어 있다. 복용방법은 이 약물들을 용량에 맞추어 곱게 가루를 만들어 다시 오매(烏梅)를 삶아 살을 발라내어 고(膏)를 만든다. 약가루와 반죽하여 환(丸)을 오자대(梧子大) 크기로 만들어 한번에 50∼70개씩 따뜻한 물이나 소주에 복용한다.
허열(虛熱)로 인하여 진양(眞陽)이 약화되고 음혈(陰血)이 모갈(耗竭)되어 생명이 위험한 상태를 치료하기 위한 것이므로, 첨정보수(添精補髓)하고 난신조양(暖腎助陽)하는 효능이 있어 생명력을 길러 주는 작용을 가진 녹용으로 군약(君藥)을 삼았다.
그리고 산약과 천문동을 신약(臣藥)으로 하여 비(脾)·폐(肺)·신(腎) 3장(臟)의 허열을 물리치면서 자음윤조(滋陰潤燥: 몸을 자양하여 마른 것을 녹여줌)하도록 하여 군약을 도와 진양을 보하도록 하였다. 아울러 토화작용(土化作用)을 돕는 제조와 경락(經絡)을 열어주고 제규(諸竅)를 통하도록 하는 작용을 가진 사향을 첨가한다.
이 처방은 이증(裡症)으로 열이 많은 사람에게 복용하는 것이 좋은데, 열은 실열(實熱)이 아닌 허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