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음인은 사상의학상 분류한 네 체질 중 신(腎)이 크고 비(脾)가 작은 체질이다. 우리나라 사람들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해 한의학의 병리와 약리는 모두 소음인 체질에서 발전해 왔다. 본래 비장과 위장이 허약하고 신장이 충실하여 몸의 형태가 위아래로 균형이 잘 잡혀 있고 생김새는 대체로 작은 편이다. 비·위장이 약해 소화력이 떨어져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반드시 위장장애를 일으키는 등 소음인 특유의 신체적 특징이 있다. 따라서 체질에 맞는 식생활이 중요하다. 성격상으로도 특유의 기질이 있어 사회생활에 참고하면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체질은 이 소음인이 가장 많기 때문에 병리(病理) · 약리(藥理)가 모두 소음인 체질에서 발전해 왔다. 소음인은 본래 비장과 위장이 허약하고 신장이 충실하기 때문에 몸의 형태가 위아래로 균형이 잘 잡혀져 있고, 생김새는 일반적으로 작은 편이나 혹 장대한 사람도 있다. 여자는 용모가 잘 짜여져 있어 오밀조밀하고 깜찍하며 또 애교가 넘친다. 이마가 약간 나오고 눈 · 코 · 입이 크지 않으며 눈에는 정기가 어려 흡수적(吸收的)이라 할 수 있다. 피부는 매우 부드럽고 치밀하여 땀이 적으며, 겨울철에 물일을 해도 손이 트지 않는다.
몸에 균형이 잡혀서 걸음걸이가 자연스럽고 얌전하며 앞뒤를 잘 살피기 때문에 신발에 흙을 잘 묻히지 않는다. 말할 때는 눈웃음을 짓고 조용하고 침착하며 조리가 정연하나, 때에 따라서는 너무 지나치게 이론을 전개하거나 천박한 동작을 써서 야비하게 보일 때가 있다. 가끔 한숨을 쉬는 일이 있어 어딘가 고민하는 사람같이 보이지만, 본래 소음인은 비장과 위장이 허약한 탓으로 어린 아기에서도 종종 한숨을 쉬는 것을 볼 수 있다.
소음인의 성격은 내성적이요 소극적이며, 사교적인 데가 있어 겉으로는 부드럽고 겸손한 것 같아도 마음속으로는 매우 강인하며, 작은 일에도 세심하고 과민성이 있어 불안초조한 마음을 자주 가진다. 또, 아전인수격으로 자기 본위로만 생각하고 실리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머리가 총명하고 민첩하며 판단력이 빠르고 자기가 맡은 일은 빈틈없이 처리하며, 조직적이고 사무적이어서 윗사람에게 잘 보이나 때로는 지나쳐서 아첨을 하기도 한다. 자기가 한 일에 다른 사람이 손대는 것을 가장 싫어하며, 남이 잘하는 일에 질투심이 강해서 ‘사촌이 땅을 사면 배를 앓는다.’는 속담이 소음인에 해당되는 말이다.
지능이 지나치게 발달되어 잘못 흐르게 되면 파렴치한 일을 저지르기 쉽다. 편협한 마음이 있어 남을 오해하기 쉽고 한번 먹은 마음은 좀처럼 풀지 않는다. 그래서 까마득한 오래 전의 일들을 다시 끄집어내어 재론하는 일이 종종 있다. 이해타산에 민첩하고 작은 손해라도 보지 않으려 하고 좀스러우며 항상 상대를 경계하는 마음이 도사리고 있다. 자기보다 강한 사람과 시비가 있을 때에 자신이 약한 것을 알게 되면 정면으로 부닥치지 않고 조용히 후퇴를 하였다가 기회를 엿보아 반드시 측면으로 보복을 한다. 대개 인색하여 수전노 소리를 듣는 사람도 이 체질에 많이 있다. 또, 자기의 이익을 위해서는 지조도 헌신짝같이 버리고 때에 따라서는 간에도 붙고 쓸개에도 붙는 기회주의자가 소음인에게 많다. 특히, 여자는 성질이 깔끔하고 치밀하여 매사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다.
자기의 영역을 침범하는 일을 가장 싫어하고 비록 가족이라도 한계를 분명히 하는 데에서 불화가 일어나는 수가 있다. 또, 질투심이 강하여 신경이 늘 안정되지 못한 상태에 있으므로 신경성질환이 아주 많다. 그 가운데에 매핵기(梅核氣), 즉 목구멍에 무엇이 걸린 것 같아 토해 내려고 해도 토해지지 않고, 삼키려 해도 삼켜지지 않는 증세가 소음인에게 많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음인 체질의 여자가 체격이 작아도 생산을 잘하는 것은 신장과 방광이 잘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태음인은 항상 땀을 흘려야 건강한 것이지만, 반대로 소음인은 땀이 나서는 안 된다. 때로 허약하여 땀이 저절로 나거나 잠잘 때에 나게 되면 이는 허한(虛汗) 또는 도한(盜汗)이라 하여 원기가 완전히 저하된 증거이므로 빨리 약을 써야 한다. 열성병(熱性病)에 발한제(發汗劑)를 써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위장의 진액(津液)이 고갈되어 대변불통(大便不通)이 되면서 위급한 상태에 이르게 된다. 일반적으로 독감이나 유행성감기에 처음부터 발한제(發汗劑)를 쓰지만, 소음인의 체질에는 절대 땀내는 약은 쓰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혹 초가을에 든 감기가 겨울 내내 계속되고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것은 저항력이 없다는 증거이니 여기에는 원기를 돕는 약을 써야 한다.
또, 소음인은 언제나 대변이 굳어야 하고 변비에 가까운 것은 정상적이다. 어떤 사람은 매일 대변을 보지 않고 2, 3일 내지 3∼5일에 한번 보는 사람도 있는데, 이는 보통 있을 수 있는 일이므로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소음인은 원래 한랭한 것을 흡수하기 쉬우므로 체온이 낮거나 상실하는 경우가 많다. 체온이 낮으면 소화가 안 되며, 특히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려 체온이 낮아져서 조금만 차게 하거나 찬 음식을 먹어도 대변이 묽어지며 설사를 하게 되고, 소음인이 설사를 심하게 하면 탈진하게 되어 때로는 탈수현상을 일으키게 되므로 위험한 지경에까지 이르게 된다.
소음인은 선천적으로 비장과 위장이 약한 탓으로 아무 음식이나 잘 소화하지 못하는 데다가 체질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반드시 위장장애를 일으킨다. 그러므로 위장병의 약 80%는 소음인에게서 볼 수 있다. 원래 소화에 자신이 없기 때문에 자연 식성이 까다로워지고 마음에 당기지 않는 음식을 먹으면 더욱 소화가 안 된다. 그러므로 입이 까다롭고 편식을 하게 되므로 모든 음식과 약을 비장과 위장을 중심으로 해야 함을 원칙으로 한다.
또, 뱃속이 항상 냉을 흡수하기 때문에 어떤 성분이거나 열한 것이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인삼 · 산삼은 ‘삼신산 불사약’이라 해서 예로부터 귀중한 약으로 쓰여왔으며, 이는 확실히 소음인의 약이므로 체온을 조절하는 오묘한 작용을 하며, 또 기운을 돕는 데에도 이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삼계탕을 여름철에 기운이 탈진해 있을 때에 복용하면 원기가 회복된다. 당분으로는 벌꿀이 가장 흡수가 잘되며, 비장과 위장 및 간장을 도와주는 데 좋은 효과를 보인다. 육류로는 개 · 닭 · 염소 · 노루 · 꿩 · 참새 등이 좋고, 해물류로는 김 · 미역 · 다시마 · 명태 · 미꾸라지 · 뱀장어 등이 좋으며, 과실류로는 대추 · 사과 · 귤 · 복숭아 · 토마토 등이 좋고, 채소류로는 시금치 · 미나리 · 양배추 · 당근 · 쑥갓 · 감자 · 파 · 마늘 · 후추 · 생강 · 들깨 등이 좋으며, 곡물류로는 찹쌀 · 조 · 차좁쌀 등이 좋다.
이 모두가 경험에 의한 분류이므로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가령, 소음인의 위궤양에 찰떡을 오래 먹으면 통증이 가시고 소화가 되며 궤양이 낫는 것을 보아도 알 수 있다. 그리고 금기해야 할 음식은 여름철에 빙과류는 금하는 것이 좋으며, 참외 · 수박 · 오이 · 상추 같은 것은 물론이요, 돼지고기 · 냉면 및 녹두로 만든 음식도 금하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