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사로써 시작되며, 시겔라(Shigella)균에 의하여 발생되는 급성세균성장감염(急性細菌性腸感染)이다. 모든 연령층이 걸리나 주로 성인에 많으며, 소아, 특히 2세 이하에도 많고, 여름철에 주로 발생되며 집단적 발생이 가끔 있다. 상하수도의 완비, 오물의 위생적 처리, 위생관념의 향상, 소독, 소아보건법의 발달 등에 따라 점차로 감소되어가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이질을 증상의 다름에 따라 적리(赤痢)·혈리(血痢)·적백리(赤白痢)·농혈리(膿血痢)·기리(氣痢) 등으로 표현하고 있는데, 이들은 오늘날 흔히 말하는 발열(發熱)·복통·하중(下重)·혈변(血便)·농점액(膿粘液)·하리(下痢) 등을 가리키고 있다.
이질에 관한 언급은 고려시대의 의학서인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 보이고 있는데, 조선시대에 들어와 『향약집성방』·『동의보감』 등의 의학서에 있어서는 더욱 발전된 형태의 모습을 보여준다. 조선 말의 대표적인 의학서인 『제중신편(濟衆新編)』·『의종손익(醫宗損益)』에서의 이질 내용은 『동의보감』의 그것을 거의 채택하고 있다.
『동의보감』은 내경편(內經篇) 권4 대변조(大便條)에서 이질을 취급하고 있다. 여기에서는 적리·백리·적백리·열리(熱痢)·기리·적리(積痢)·구리(久痢)·역리(疫痢)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오늘날의 세균전염성 이질에 해당되는 것은 역리인데, “일방일가(一方一家) 안에 상하(上下)에 전염하는데,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서로 비슷하다.”고 정의하고 있다. 이 역리에 대한 언급은 『동의보감』에서야 비로소 언급되고 있는데 이 사실은 그만큼 의학의 진보를 의미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