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제한구역 ()

인문지리
개념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 방지와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하여 도시개발을 제한하도록 지정한 구역.
이칭
이칭
그린벨트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내용 요약

개발제한구역은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 방지와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하여 도시개발을 제한하도록 지정한 구역이다. 또한 국방부장관의 요청으로 보안상 도시의 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에 따라 결정·고시한 구역을 말한다. 현재는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용도구역 중의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개발제한구역은 영국의 패트릭 아버크롬비가 대런던 계획을 수립하면서 설정하였던 그린벨트를 모델로 삼은 개념이다.

정의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 방지와 자연환경의 보전을 위하여 도시개발을 제한하도록 지정한 구역.
개발제한구역의 도입 및 형성 배경

개발제한구역의 연원

그린벨트(Greenbelt)의 직접적 뿌리는 영국의 도시개혁운동가인 에드워드 하워드(Edward Howard)가 1898년 출간한 책 『내일의 전원도시[Garden Cities of Tomorrow]』에서 제시한 ‘전원도시[Garden City]’ 구상에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영국은 산업화를 통해 가장 먼저 발전을 이룩하였지만 동시에 여러 도시문제로 고통을 겪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하워드는 도시 생활의 편리함과 전원생활의 신선함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이상적인 형태를 고안하고자 하였다. 하워드가 구상하였던 모델이 바로 도시농촌의 이점을 취할 수 있는 전원도시라는 개념이다. 전원도시란 도시의 규모를 3만 명 정도로 제한하고, 도시 주변 지역에 폭 3㎞ 이상의 녹지[Open Space]를 두는 것으로, 도시의 주변 녹지는 도시성장 억제, 공공시설 유치, 농경지 보전 등을 위해 기능한다. 이는 훗날 그린벨트의 모체가 되었다.

개발제한구역의 도입과 형성

우리나라의 개발제한구역[Restricted Development Zone]은 영국의 패트릭 애버크롬비(Patrick Abercrombie)가 대런던 계획[Greater London Plan]을 수립하면서 설정하였던 그린벨트를 모델로 삼은 개념이다. 그린벨트란 도시의 외연적 확산 방지와 도시 주변 지역의 개발 행위를 제한하기 위해 설치한 공지와 저밀도의 토지이용 지대를 뜻한다. 영국의 그린벨트 제도는 도시인구가 급격히 증가하여 도시문제가 심각해지자, 도시 외곽에 녹지를 남겨두는 것을 강제하여 도시의 공간적 확산을 막기 위해 정책적으로 고안된 것이다. 그린벨트가 본격적으로 구체화되기 시작한 때는 1935년부터로, 런던도시계획위원회는 런던 주위에 환상녹지대[Green Belt or Green Girdle of Open Space] 설치를 제안하였다. 이로 인해 1938년에는 런던 지역에만 적용된 그린벨트 법[Green Belt Act]이 제정된다. 이 법은 규정된 용도인 여가 활동이나 농경 등만으로 토지이용을 제한하였고, 이를 추진하기 위해 공공 및 민간 토지 소유주와 협정을 체결하였다.

그린벨트 법이 영국 전역에서 실시된 것은 1947년 도시 및 농촌계획법[Town and Country Planning Act]에서 지방정부의 그린벨트를 포함한 개발계획 수립 의무를 부여하면서부터이다. 보상에 대한 새로운 조항이 만들어지며 지방 당국은 개발계획상 그린벨트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당시의 시대적 상황도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 제2차세계대전 직후 정부의 권한과 기능이 강력해져, 개발권을 국유화하여 강력한 계획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용이하였다. 개발권에 대한 보상은 국고에서 일시불로 지급되었고, 개발업자들은 개발로 인한 토지가치 상승의 100%에 해당하는 금액을 세금으로 지불해야 하였다. 중앙토지국은 토지 수용권을 부여받아 현재의 이용가대로 토지를 수용할 수 있게 되었는데, 이는 모든 토지에 대한 개발권을 국유화하여, 보상 없이 그린벨트 계획을 추진할 수 있는 배경으로 작용하였다.

1950년대 중반 이후에는 그린벨트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되었고, 그린벨트의 성격은 점차적으로 변하기 시작하였다. 정부가 도시의 공간적 확산을 규제하는 그린벨트의 기능에 주목하다 보니, 시 외곽의 녹지를 합리적으로 활용하는 역할은 간과하게 되었다는 비판이 등장하기 시작하였다. 시 외곽 녹지의 경제적가치를 깨달은 주민들과 이 지역을 여가 및 휴식 공간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주민들은, 녹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그린벨트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 개발 방안이 필요하다며 압력을 행사하였다. 정책 담당자들은 이러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였다. 그 결과, 그린벨트가 개발제한구역이 아닌, 제한적인 토지이용과 자연환경 보호를 통해 개발과 보존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개방된 녹지로 활용될 수 있도록 방향이 전환되었다.

1970년대 이후에는 대도시권의 쇠퇴와 도심재개발이 중요한 문제로 나타나면서 그린벨트 개발론자들의 입지가 강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개발업자들이 투기적 개발을 목적으로 개발허가를 얻기 위해, 토지관리를 의도적으로 소홀히 하여 그린벨트를 쇠락 지대[Brown Belt]로 변형시키는 등 그린벨트에 대한 훼손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린벨트 보전에 대한 사회적합의는 공고하였고, 이 지역에 대한 개발 압력도 상대적으로 낮아 그린벨트 제도의 추진과 유지를 위한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었다.

영국 중앙정부의 계획정책지침[Planning Policy Guidance]에 의하면 그린벨트의 근본적인 목적은 도시 스프롤(Sprawl) 방지에 있으며, 구체적으로는 ①시가화 방지, ②연담화 방지, ③농지침식 방지, ④역사 보존, ⑤도시재생 유도 등 5개의 항목으로 요약된다. 이와 같은 목적이 보여 주듯이, 그린벨트는 자연경관의 형성과 보호, 오픈 스페이스 확보, 비옥한 농경지의 영구 보전, 위성도시의 무질서한 개발과 중심 도시와의 연계 방지 등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도 영국은 중요한 허파 역할을 하는 그린벨트 지역과 공용 녹지를 보전하는 정책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개발규제를 통한 그린벨트 보호가 런던의 중장기 도시계획안의 핵심 과제 중의 하나로 제시되어 있는 점은 이러한 추세를 잘 반영한다.

그린벨트 제도는 국가별로 구속력이나 집행 방법이 다르지만, 그린벨트의 설정 목적은 어느 나라에서나 큰 차이가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막고, 도시 주변의 자연환경을 보호하며, 도시민들이 쾌적한 생활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요 목적이다. 또한, 안보상의 이유로 도시개발을 제한할 필요가 있을 때도 그린벨트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특별관리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개발제한구역의 도입과 형성

도입 배경

우리나라는 1960년대에 급격한 산업화과정과 함께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며, 도시가 무질서하게 확산하는 스프롤현상을 겪었다. 서울의 인구를 살펴보면, 1949년에는 150만 명 미만이었으나 1960년에는 약 250만 명, 1970년에는 550만 명을 초과할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였다.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부산과 대구, 인천 등 중추도시들도 급격한 인구성장에 따른 스프롤현상이 나타났다. 도시 스프롤현상은 비효율적인 토지이용, 중심 시가지의 쇠퇴, 도시 외곽의 녹지 훼손, 교통혼잡 등 다양한 교통 · 주택 · 환경문제를 가져왔다. 이에 정부는 급격한 도시인구 증가에 따른 다양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고, 이로 인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초래될 문제를 미리 방지하기 위해 영국의 그린벨트 제도, 일본의 근교지대(近郊地帯), 시가화조정구역(市街化調整区域) 등의 제도를 검토하여 개발제한구역 정책을 도입하기에 이른다.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개발제한구역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제1차국토종합개발계획이 수립된 1971년 초에 「도시계획법」 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개정을 통해 법제화되었다. 개발제한구역 제도는 도입된 이래로 줄곧 성공한 정책으로 평가받아 왔다. 특히 같은 제도를 도입하였던 일본이 얼마 지나지 않아 해당 정책을 포기하였던 경우와 비교해 보면, 비록 구역 지정과 개발 제한에 대한 주민들의 불만이 존재하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었으나, 시행 후 5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유지 및 발전되어 왔다.

개발제한구역은 1971년 7월 서울을 시작으로 1977년 4월 여천 지역에 이르기까지 총 8차에 걸쳐 14개 도시 권역에 설정되었다. 이 기간 건설부 현, [국토교통부]는 서울과 부산, 대구와 같이 인구집중 억제가 시급한 대도시 지역, 장래에 무질서한 팽창이 이루어질 우려가 있는 도청 소재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국가 주요 산업으로 인하여 급속한 도시화가 예상되는 산업도시, 보존 필요성이 높은 관광자원과 자연환경을 가진 도시 등을 개발제한구역이 필요한 지역으로 지정하되, 한편으로는 기존 집단 취락지역은 제외할 것을 제시하였다. 이처럼 지정된 지역들은 구체적인 행정구역으로는 1개 특별시, 5대 광역시, 36개 시, 21개 군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전 국토의 5.4%에 해당하는 5,397㎢이다. 이 중 서울 대도시권은 1971년부터 1976년까지 총 1,566.8㎢[서울 면적의 약 2.3배, 전국 개발제한구역의 29%]가 지정되었는데, 이는 서울 주변 지역 대부분이 개발제한구역으로 포함되었음을 의미한다. 이외에도 서울특별시 내 일부 지역이 개발제한구역으로 설정되었으며, 면적은 166.82㎢였다.

형성과 전개

개발제한구역은 약 50여 년간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 몇 차례의 변화를 겪었으나,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목적이 지속되어야 한다는 입장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이에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정책은 지정 이래 커다란 변화 없이 잘 유지되는 양상을 보여 왔다. 그러나 최초 지정 이래 줄곧 ‘구역 불변의 원칙’을 지켜오던 개발제한구역 정책은, 1997년 대통령선거 공약을 계기로 전환점을 맞이한다. 해당년 대통령선거에서 김대중 후보는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공약으로 발표하였다. 그는 환경 평가 결과 보전 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 토지에 대해서는 조정 조치를 취하겠다는 조건부 조정론 공약을 제시하였다. 제15대 대통령에 당선된 김대중은 대통령 공약 실현을 위해 1998년 ‘개발제한구역 제도개선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구성해 개발제한구역 제도 개편을 본격적으로 추진하였다. 협의회는 건설교통부장관 소속으로 개발제한구역과 관련한 제도개선 등에 대한 검토 및 심의 역할을 맡았다.

협의회가 발표한 「개발제한구역제도개선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기본적으로 개발제한구역 제도의 골격은 유지하되, 개발제한구역이 지정되어 있는 14개 권역을 전면 해제 지역과 부분 해제 지역으로 구분하였다. 도시성장 형태, 권역 인구성장률, 중심 도시와의 연계성 등을 분석하여 각 지역별로 구체적인 관리 방안을 도입하겠다는 절충안을 제시하였다. 즉,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과 자연환경 훼손에 대한 우려가 적은 도시권의 경우는 지정 실효성을 검토해 전면적인 해제를 실시하고, 존치해야 하는 도시권은 환경 평가를 실시해 보전 가치가 높지 않은 지역들을 중심으로 부분 해제를 추진한다는 내용이 골자이다.

이에 따라 전면 해제 대상 지역으로는 권역 인구수가 100만 명 이하의 중소 도시권인 춘천권과 전주권, 청주권, 여천권, 진주권, 충무권이 포함되었다. 2001년 강원도 현, [강원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한 춘천권 해제를 필두로 2002년에 청주권과 여수권, 제주권이 해제되었고, 2003년에는 나머지 권역이었던 전주권과 진주권, 통영권의 7개 중소 도시권의 해제가 이루어졌다. 2000년 이후 연도별 개발제한구역 해제 면적을 살펴보면, 2002년에 가장 많은 면적인 21만 90㎢가 해제되었는데, 그중 부산권[8만 6285㎢]과 광주권[8만 7590㎢]이 가장 큰 비율을 나타냈다.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해제된 권역을 살펴보면, 부산권이 총 12만 2482㎢로 가장 많이 해제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수도권의 10만 8087㎢보다도 1만 4395㎢가 더 많은 수치이다.

「개발제한구역제도개선안」의 또 다른 핵심 내용은, 개발제한구역 해제로 발생될 문제점에 대해 새로운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것에 있다. 구체적으로는 해제 지역에 대한 계획적인 개발 유도, 지가 상승에 따른 이익 환수를 위한 개발부담금 도입, 양도소득세, 공영개발, 공공시설 설치 부담 등을 통해 구역 조정에 따른 차익도 개발이익에 포함하는 방안 등이 제시되었다. 이외에 개발제한구역 존치 지역에 대해서는 자연환경 보전을 위한 철저한 관리 및 유지를 추진하고, 주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지원하며, 필요한 경우 재산권 피해에 대해 보상한다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즉, 각 지역을 지정 목적에 맞게 관리하되 보전에만 초점을 두던 과거와는 달리, 개발제한구역의 보전과 이용에 대한 종합적인 관리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토대로 어떻게 하면 개발제한구역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두드러진 특징을 보인다. 권역별로 조정 가능 지역의 비율을 2010년을 기준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부산권과 마창진권이 가장 높은 비율인 9%대를 보이고, 수도권을 제외하고는 부산권, 광주권 순으로 조정 지역이 지정되어 있다. 이들 조정 지역은 추후 개발제한구역의 해제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관리를 필요로 하는 지역이라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에 힘입어 개발제한구역에 대해 유지, 해제, 또는 조건부 해제 등 다양한 의견이 개진되었다. 동시에 조건부 해제나 전면 해제를 반대하는 개발제한구역 보전론이 대두되며,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환경정의,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등 시민 환경단체가 중심이 된 보전 운동이 전개되었다. 1998년 11월 ‘그린벨트 살리기 국민행동’이라는 시민 환경 조직이 창립되어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한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그러나 이 시기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대두된 것과는 달리, 전반적인 국민 여론은 개발제한구역의 전면 해제에 찬성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다.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 개발제한구역의 정책 변화는 지정 이래 꾸준히 유지되어 오다가, 1998년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해제 및 구역 조정 작업이 이루어지면서 커다란 변화가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이후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관리 방안에 관한 연구 등, 다양한 측면에서 개발제한구역의 관리 및 유지를 위한 방안 등이 지속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현재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접근은 해제가 이루어진 지역에 대한 효율적인 개발과 관리, 그리고 존치 지역에 대한 보전 관리에 대한 조화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특히 2008년 「개발제한구역 조정 및 관리계획」이 발표된 이후, 해제 가능 지역과 존치 지역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계획이 수립 및 추진되고 있다. 즉, 보전할 가치가 낮고, 기반 시설이 갖추어진 지역은 추가 해제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 서민 주거복지 확대를 위한 주거 용지 등의 도시 용지로 활용 가능하게끔 조정한 것이다. 반면 개발제한구역으로서의 보전 가치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되는 지역은 지가 상승이나 환경 훼손 등의 부작용 방지를 위해 훼손 부담금제를 강화하고, 공공시설 입지 억제 등의 관리 시스템으로 관리를 강화할 계획이다.

외국의 개발제한구역 사례

영국

2012년에 제정된 영국의 ‘내셔널 플래닝 폴리시 프레임워크(National Planning Policy Framework)’[이하 NPPF]는 우리나라의 국토종합계획의 성격을 갖는다. NPPF의 제79항에는 그린벨트의 궁극적인 지정 목적을 “토지를 영구히 개발하지 않고 오픈 스페이스로 남겨둠으로써 주1의 확장을 막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세부적인 지정 목적은 ①대규모 시가지의 무분별한 확산 통제, ②인접 도시 간 연담화 방지, ③전원지대 보호, ④역사적 도시의 경관 및 특성 보전, ⑤도시 내부 토지의 재개발 장려를 통한 도시재생 지원이라는 다섯 가지 원칙이 제시되어 있다. NPPF에서는 그린벨트 내에서 허용 가능한 행위를 크게 ① 농업 및 산림업용 건물의 건축, ②그린벨트의 개방성을 유지할 수 있는 아웃도어 스포츠, 레크리에이션, 묘지 시설의 공급, ③기존 건물에 대한 적정 수준의 확장, ④기존 건물의 재건축, ⑤지역 커뮤니티의 수요를 반영한 제한적인 기존 취락의 내부 개발과 저렴 주택의 공급, ⑥개발의 영향이 기존보다 크지 않은 조건에서의 기개발지 재개발로 한정하고 있다. 이에 재생에너지 시설조차도 그린벨트 내에서는 허용이 금지되고 있다.

그린벨트 지정의 주요 목적이 도시성장관리인 만큼, 그린벨트의 면적은 대도시 주변일수록 크다. 영국의 그린벨트는 런던, 맨체스터, 리버풀, 버밍엄, 리즈, 셰필드 등 대도시 주변과 바스, 브리스톨, 본머스, 노팅엄, 스톡온트렌트, 뉴캐슬,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요크 등 중소 도시 주변에 분포해 있다. 이들 중 대도시 권역의 4대 그린벨트가 전체 그린벨트 면적의 76.3%를 차지한다. 제일 큰 규모의 그린벨트는 런던을 둘러싸고 있는 그린벨트로 면적이 5,091㎢에 달하는데, 이는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 면적인 1,569㎢의 약 3.25배 수준이다.

다음으로는 리버풀과 맨체스터 등의 도시권을 둘러싼 2,493㎢ 규모의 머지사이드 앤드 그레이터 맨체스터(Merseyside and Greater Manchester) 그린벨트, 리즈와 셰필드 등의 도시권을 둘러싼 2,475㎢ 규모의 사우스 앤드 웨스트 요크셔(South and West Yorkshire) 그린벨트, 버밍엄을 둘러싸고 있는 2,271㎢ 규모의 그린벨트가 있다. 행정구역별로 그린벨트의 비중을 살펴보면, 그레이터 런던의 경우 전체 면적의 약 22% 이상이며, 버밍엄이 포함된 웨스트 미들랜즈(West Midlands)도 비중이 20%가 넘는다.

잉글랜드 지방에서 지방정부별 그린벨트 통계가 처음으로 작성되었던 1997년 그린벨트의 총면적은 1만 6523㎢였다. 이후 2023년 3월을 기준으로 영국 국토의 12.6%인 1만 6384.2㎢가 그린벨트인 것으로 나타나 그 면적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린벨트 면적이 감소한 이유는, 각 지방정부의 로컬 플랜(Local Plan) 변경에 따라 일부 그린벨트 지역을 해제하여 주택단지나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노후화된 주거지와 공공시설을 정비한 점과 관련이 있다. 영국에서 그린벨트 구역을 조정하는 것은 중앙정부가 정한 원칙에 따라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도시기본계획에 해당하는 각 지방정부의 로컬 플랜에 따라서만 지정 및 해제[Designation or De-Designation]가 가능한데, 오직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허용된다. 또한 지방정부가 로컬 플랜을 통해 허가할 경우에도 NPPF와 같은 상위 규정에 부합해야 한다. NPPF 제82항에서는 이러한 예외적인 상황을 “주요 도시 확장 및 신도시 건설로 인한 대규모 개발을 계획할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또한 그린벨트 해제가 필요할 경우 최우선으로 도시지역 내 기개발지를 활용하도록 하고 있으며, 그린벨트 내 미개발지에 대한 개발은 불가피한 경우에만 고려하도록 규정되어 있다. 더불어 지역 내 다른 구역을 지정하여 그린벨트 총량을 최대한 보존하는 방향으로 변경하도록 권장된다.

영국 역시 최근 들어 런던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여 여러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그린벨트를 조정하는 것이 중요한 논쟁거리로 나타나고 있다. 그린벨트와 관련한 다섯 번째 조항에 따라 지역 커뮤니티의 수요를 반영한 저렴 주택의 공급이 가능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주택공급 부족으로 인한 주택 가격 상승을 막기 위해 토지이용 변경 및 계획허가 관련 규제완화가 논의되고 있는 가운데, 이를 그린벨트의 조정을 통해 해소하자는 여러 주장이 나오며 본격화되고 있다. 실제로 2015년 영국 정부가 작성한 그린벨트 정책에 대한 컨설팅 보고서에는,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를 위한 주택단지[Starter Homes] 개발을 그린벨트 내 기개발지에 한해 허용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런던 주변의 그린벨트는 런던을 중심으로 반경 20㎞~65㎞에 평균 25㎞ 두께의 띠 형태로 둘러싸고 있으며, 그레이터 런던의 면적은 서울 면적의 약 3배에 이르고 있다. 런던 주변의 그린벨트는 모도시 런던 중심부에서는 45㎞, 많게는 65㎞ 거리까지 충분한 거리로 둘러싸여 있다. 즉, 런던 주변의 그린벨트는 도시 확장을 억제하고 도시 내부 개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교외 그린벨트 내 기차역 주변의 소도시에서 런던으로 통근하는 인구를 감안하면, 런던의 실질적인 통근권은 런던의 행정구역 범위보다 넓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통근은 런던 내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따라서 런던 주변의 그린벨트는 런던의 실질적 통근권 확장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는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다.

미국

미국 그린벨트 도시의 계획 목적은 복지정책이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도시계획가들은 기본적으로 개방 녹지를 확보하고 자연에 대한 접근 가능성이 높은 ‘새로운 도시[New Towns]’를 건설하고자 하였다. 미국의 그린벨트 타운[The Three Greenbelt Towns]이 바로 그 대상이었으며, 메릴랜드주의 그린벨트[City of Greenbelt], 위스콘신주의 그린데일(Greendale), 오하이오주의 그린힐(Greenhill)를 포함하고 있다. 이들 도시의 공통점은 국가가 복지정책 일환으로 토지를 매입하여 건설하였다는 점과 도시계획이 영국 하워드의 전원도시를 모델로 하였다는 점이다.

그린벨트 타운이 건설된 1930년대는 미국의 경제공황기 중반기에 해당하던 시기로,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와 그들의 가족이 정착할 수 있는 거주지를 필요로 하던 시기였다. 실업자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 중의 하나로서 루즈벨트 대통령은 새로운 도시 건설 계획을 구상하였다. 이는 도시 건설을 통해 일자리를 제공하고, 저임금 가족에게 합당한 양질의 주택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의회는 1935년 긴급구제 지출법[Emergency Relief Appropriation Act]을 통과시켰다. 이를 통해 새로운 도시의 건설 자금이 지출됨으로써 1935년 그린벨트 타운의 부지가 매입되는 등 본격적인 도시 건설 작업이 시작되었다. 도시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체적으로 1938년부터 거주자들이 유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새로운 도시들은 영국 하워드의 전원도시를 모델로 하였기에 이름도 자연스레 ‘그린벨트’가 되었다. 녹색 산림지대가 벨트 모양으로 새로운 도시를 둘러싸고, 이를 통해 자연에 대한 접근성이 높은 도시를 만든 것이 바로 전원도시의 미국적 적용이다. 이들 도시의 특징은 지방정부가 지역민의 어메니티 증진을 위해 무엇보다도 녹지의 개방성과 접근성을 높이는 데 노력하였다는 점이다. 또한 공원을 소풍 장소나 산책로 등으로 개방하고 운동을 할 수 있는 장소들을 마련하였으며, 보행과 자전거 이용 증대를 위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하였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외에도 미국 포틀랜드 대도시권의 도시성장한계선[Urban Growth Boundary] 제도는 도시성장관리와 토지 및 자원을 지금 세대에서 모두 소진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이용이 가능하도록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둔다는 측면에서 개발제한구역과 유사한 제도로 볼 수 있다. 도시성장한계선은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도시권 내에 적정한 경계를 설정하여, 일정 기간 동안 그 내부에서만 도시개발을 허용하는 제도이다. 이는 포틀랜드 대도시권의 도시성장한계선을 관리하는 광역 정부[Metro]에 의한,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으로부터 농장과 숲을 보호하기 위한 수단 중의 하나로 인식되고 있다. 광역 정부는 도시성장한계선 내에 도로, 상하수도, 공원, 학교, 소방서, 경찰서 등과 같은 도시 서비스 시설을 집중시키면, 경계선 내부의 토지이용과 공공시설 및 도시 서비스의 효율적인 이용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개발제한구역 관련 쟁점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정책 논리는 크게 보전론, 회의론, 조정론으로 구분된다. 이는 개발제한구역에 얽혀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원주민을 포함한 토지 실소유자, 정부 기관 및 자자체, 시민단체, 언론 등]가 자신들의 입장과 의견을 개진한 것과 관련이 있다.

보전론적 관점

개발제한구역이 도입된 주요 취지는 대도시로의 인구집중을 비롯한 도시의 무질서한 팽창을 억제하고, 녹지를 확보해 도시 주변의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함이다. 개발제한구역의 보전을 강조하는 입장은, 해당 제도의 지정 목적에 부합하게 개발제한구역을 절대적으로 유지 및 보전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로 환경론자와 시민단체, 언론 등을 통해 이러한 주장이 나온다. 보전론적 측면에서의 개발제한구역 정책은 1999년 해제 및 조정에 관한 논의가 있기 이전인 정책의 형성기 및 유지기에 주로 강조된 경향을 보인다. 대체로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기준, 행위 기준 등 개발제한구역 제도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주민 불편을 완화하거나 손실을 보상하는 등 유지 및 보완에 중점을 둔 정책 논리를 펼친다. 이와 더불어 개발제한구역과 관련된 여러 연구 역시 사회적 · 환경적 측면에서의 효용성을 강조하여,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보존 필요성과 생태계 보전의 효용성을 강조하는 연구가 수행되었다.

해제론적 관점

해제론적 관점은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이후 무질서한 시가지 확장 억제 등의 긍정적인 역할은 인정하지만, 이를 유지하는 과정에 따른 비민주성이나 주민의 생활, 생업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의 과도한 행위 제한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이와 더불어 개발제한구역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이 지속되고 있는 점, 개인소유 토지에 대한 재산권 보장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을 지적하며, 개발제한구역의 존치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는 점을 강조한다. 또한 도시개발에 필요한 개발 가능 지역이 급감함에 따라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타났다. 물론 이러한 해제론적 관점은 정책형성기와 유지기에도 개발제한구역 내 토지소유자들을 중심으로 존재하였었다. 당시에는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관리감독이 엄격하였다는 점으로 인해 이러한 논의가 두드러지지 못하였던 반면, 정책 변화기에는 해제론이 크게 나타나며 정책 변화의 가속화에 영향을 주었다.

조정 관리론적 관점

조정 관리론적인 관점은 개발제한구역이 존치해야 할 이유 자체에 대해서는 타당성을 인정하지만, 해당 제도가 수반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에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제한을 점차적으로 조정해 나가고, 해제 조정 이후 해당 토지의 활용과 관리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다. 조정 관리론적인 측면은 크게 보전론적인 관점과 해제론적인 입장을 견지하는 입장으로 나뉜다.

전자인 보전론적인 관점은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가장 효율적인 방안을 보전론으로 보는 입장이다. 개발제한구역 지역 주민들의 재산권에 관한 논의를 통해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기준, 행위 기준, 주민 불편 완화 및 손실보상 등의 문제를 보완하는 제도개선 방안에 관한 연구가 존재한다. 후자는 해제론적인 입장으로, 실질적으로 해제가 된 이후 국토 전체의 개발제한구역을 어떻게 친환경적으로 관리하고 개선 방안을 도출할 것인지에 대한 연구가 주를 이룬다. 이처럼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정책 논리의 변화는 정책 변화 단계와 시기적으로 비슷한 변화를 보이며 진행되었다.

의의

개발제한구역에 대한 다양한 관점이 보여 주듯이, 적정한 개발과 보전에 대한 시각은 여전히 엇갈린다. 개발론 입장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등 주요 거점지역의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보전 가치가 낮은 개발제한구역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대도시의 허파 기능을 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위해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여전하다. 시대 상황에 맞게 개발제한구역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즉, 개발제한구역의 핵심 가치를 공익과 사익, 개발이익의 귀속, 재산권의 범위, 환경보전 등으로 나누어 현재 상황에 맞게 심층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일각에서는 개발제한구역 지정이 도시의 무분별한 확산 방지라는 당초의 지정 목적을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주택 가격 안정 및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개발제한구역 내 물리적으로 개발이 가능한 토지를 모두 해제하여, 택지 및 산업용지 등으로 활용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참고문헌

단행본

『수도권 개발제한구역 50년 정책변천사』(서울연구원, 2022)
김중은, 『광역적 도시공간구조를 고려한 개발제한구역 중장기 관리방안 연구』(국토연구원, 2017)

논문

박준, 「영국의 그린벨트 운영과 시사점」(『월간국토』 477, 국토연구원, 2021)
권용우, 박지희,「우리나라 개발제한구역의 변천단계에 관한 연구」(『국토지리학회지』 46-3, 국토지리학회, 2012)
최영국, 김명수, 「영국, 프랑스, 독일 그린벨트 정책의 최근 동향과 시사점」(『국토정책 Brief』, 국토연구원, 2008)
나혜영, 변병설, 권용우, 「영국과 미국의 그린벨트 사례연구」(『국토지리학회지』 39-1, 국토지리학회, 2005)

인터넷 자료

기타 자료

Local Authority Green Belt Statistics: England Factsheet 2019/20”(Ministry of Housing, Communities & Local Government, 2020)
Proposed Changes to NPPF (Dec 2015) — Summary of Consultation Responses”(London: Department for Communities and Local Government, 2017)
주석
주1

가까이 있는 다른 도시에 대하여 경제적, 사회적으로 지배적 기능을 하는 도시.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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