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화 ()

인문지리
개념
인구의 도시 집중과 이에 따른 지역적 · 사회적 변화 양상을 포함해 도시가 되는 과정을 가리키는 지리학용어.
정의
인구의 도시 집중과 이에 따른 지역적 · 사회적 변화 양상을 포함해 도시가 되는 과정을 가리키는 지리학용어.
개설
  1. 도시의 개념

도시는 시, 도회지, 도읍 등의 개념과 동일하거나 유사하다. 도시는 인구학적으로 일정한 인구규모 내지 인구밀도를 초과한 지역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도시에 대한 여러 연구에서는 도시를 단순히 인구가 집중된 지역으로만 정의하지 않는다. 그것은 도시에서 인구집중뿐만 아니라 제반 사회경제적 특성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오늘날에 이르러 도시의 규모가 커지면서 도시의 공간적 영역에 대한 개념규정이 다양해지고 있다.

1938년 워스(Wirth)는 도시성(urbanism)에 관한 그의 고전적 논문에서 도시의 세 가지 주요 특성은 대규모의 인구규모, 높은 인구밀도, 그리고 인구의 이질성 등이라고 지적하며 이 세 가지 요소가 도시의 생활양식을 특징적으로 발달시키는 데 기여하였다고 주장했다.

도시를 다루는 학문분야는 다양하다. 사회과학 가운데는 도시지리학 · 도시사회학 · 도시경제학 · 지역개발학 · 도시행정학 등의 분야에서 도시라는 주제가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한다. 자연과학 가운데는 건축학 · 도시계획학 · 토목공학 · 조경학 등의 분야에서 도시를 핵심적인 주제로 연구한다. 지리학에서 정의되는 도시는 지표면의 일부를 점유하는 지역으로서 ① 다수의 인구가 비교적 좁은 지역에 밀집해서 거주해 인구밀도가 상당히 높고, ② 농업 · 임업 · 수산업 등의 1차 산업비율이 낮은데 반해 제조업 · 건설업 · 상업 등의 2·3차의 도시적 산업비율, 즉 비농업적 산업비율이 높으며, ③ 주변지역에 재화와 용역을 제공해 주는 중심지로 정의된다.

도시와 동일한 개념으로 시가 있다. 시는 특정한 기능을 지니고 있는 도시적 취락으로 정의된다. 유럽에서는 보통 주교의 소재지와 대성당이 위치한 곳이 시다. 현재는 규모가 큰 도시적 취락을 시라 정의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특정 공무원을 선출하거나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지닌 행정계층 내의 특수한 지역을 시로 정의한다.

시에 대한 규정은 나라마다 상이하다. 각 나라의 도시설정에서는 주민수로 표현되는 인구규모, 인구밀도, 비농업직종사자율 등의 통계자료와 도시화된 연속적 시가지(built-up area) 내지 도시적 기능이 얼마나 나타나느냐를 기준으로 도시를 설정한다.

도시와 유사한 개념으로 도회지가 있다. 흔히 도회지는 규정된 최소인구 요구치를 보유하는 취락을 뜻한다. 그러나 도회와 시를 구분할 수 있는 특정한 인구규모범위가 설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미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도회지가 지방정부의 행정구조에서 특별한 지위를 차지하기도 한다.

도시의 어원인 라틴어 ‘civitas’는 영어의 ‘city’, 불어의 ‘cité’, 독일어의 ‘Stadt’로 표현되며, 지방취락에 비하여 강력한 정치권력과 자유를 가진 취락지역을 의미한다. 도시 또는 시라는 영어적 표현은 ‘urban’, ‘city’, ‘town’ 등으로 나타낸다. 중국에서는 도시를 '성시(城市)'라 칭한다.

  1. 도시화의 공간적 의미

공간적 측면에서의 도시화(urbanization)는 도시가 되어 가는 과정을 의미한다. 도시가 되어가는 과정은 도시에 관한 지리학적 정의에서 보다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지리학에서 정의되는 도시화는 많은 사람들이 일정한 지역에 집중하여 그 지역의 인구수가 증가하고, 주변지역에 비해 그 지역의 인구밀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과정을 의미한다. 또한 도시화가 진행되면 1차 산업 종사자수가 줄어들고 비 농업적 산업종사자수가 늘어나 도시적 산업비율이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그리고 도시화가 진행되면 주변지역에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결절지가 증가하거나, 기존의 도시가 확대되어 보다 넓은 지역에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도시권의 확장현상이 나타난다.

이렇게 볼 때 도시화는 점으로서의 도시화와 면으로서의 도시화로 이해하는 것이 가능하다. 점으로서의 도시화는 도시의 수가 증가하는 현상을 의미한다. 도시수가 증가하면 상대적으로 농촌지역이 줄어들고 비 농업직 종사자수도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 면으로서의 도시화는 기존의 도시영역이 확대되어 도시주변의 농촌지역을 도시로 바꾸는 대도시권화 양상이 전개된다.

그러므로 공간적 의미에서의 도시화는 인구수가 증가하고 인구밀도가 높아지며, 비 농업적 산업비율이 늘어날 뿐만 아니라, 도시수의 증가와 도시권의 확대가 나타나는 현상으로 정의할 수 있다.

  1. 도시화의 측정

도시화의 개념에 기초하여 도시화를 측정할 수가 있다. 도시화의 측정에는 대체로 다음의 4가지 지표를 사용한다. 첫째는 인구지표이다. 여기에서는 도시화율, 인구규모, 인구밀도 및 주야간의 인구비율 등을 사용한다. 도시화율은 임의 국가의 전체인구수에 비해서 도시에 살고 있는 사람이 어느 정도인가를 측정하는 지표로 백분율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어떤 나라의 총인구수가 1천만 명이고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수가 6백만 명이라면 그 나라의 도시화율은 60%로 집계되는 것이다.

둘째는 토지이용지표이다. 여기에서는 농업용 토지가 비농업용 토지로 전용된 비율이나, 도시와 주변지역의 지가 또는 지대변화, 토지투기변화 등의 내용을 다룬다. 일반적으로 도시화가 진행되면 도시주변지역에서는 비 농업적 토지용도비율이 높아지며, 지가의 상승현상과 일부지역에서 투기양상이 나타난다.

셋째는 농촌요소의 감퇴지표이다. 여기에는 농촌인구 비율의 감소와 농업인구의 겸업률의 증가 등을 사용한다. 대체로 농촌요소의 감퇴양상은 토지이용지표의 내영과 관련지어 취급한다.

넷째는 도시요소의 증대지표이다. 여기에서는 기존도시와 도시주변지역에 도시용도의 건물이 들어서 도시환경이 조성되는 비율과, 교통이 발달해서 중심도시와 주변지역의 연계성이 증가하는 통근자율의 변화, 그리고 문화시설이 확충되어 도시적 특성이 강화되는 양상을 설명한다. 국가 전체 차원에서의 도시요소의 증대현상을 설명할 때는 도시수의 증가나 대도시권화의 내용을 측정한다.

실제 도시화수준을 측정하는 데 있어 학문분야나 학자에 따라 상이한 지표가 이용되고 있으나, 제일 많이 이용되고 있는 지표는 도시화율 지표와 토지이용 지표이다. 특히 도시화율 지표는 지역적 · 국가적 차원에서의 도시화수준을 비교하는 데 있어 가장 기초적인 지표로 이용되고 있다. 물론 국가에 따라 도시에 대한 설정기준이 다르기 때문에 도시화율은 상호 비교에 있어서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1. 도시화곡선

도시화율의 변화를 그래프화한 것이 도시화곡선(urbanization curve)이다. 도시화의 진행은 처음에는 서서히 진행된다. 그러나 도시화를 촉진하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면 갑자기 가속도적으로 도시화가 이루어진다가, 어느 정도 도시화가 진행되면 도시화는 둔화되거나 감소한다. 이러한 도시화의 내재적 속성 때문에 도시화곡선은 도시화가 낮은 단계에서부터 높은 단계에 이르기까지 로지스틱(logistic) 커브인 S자 형태를 나타낸다.

도시화의 초기단계(initial stage)에는 도시화수준이 극히 낮을 뿐만 아니라 도시화율의 증가속도도 아주 완만하다. 이는 국가 경제가 주로 1차 산업에 의존하고 2·3차 산업이 미약하여 많은 인구가 농촌지역에 거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도시화의 가속화단계(acceleration stage)에 이르면 도시화수준이 급성장하게 되어 도시화율의 증가속도가 가속화된다. 이는 국가 경제가 2·3차 산업에 의존하여, 인구 및 경제활동이 공간적으로 도시라는 특정 장소에 집중되는 도시성장의 격변기에 있음을 나타낸다.

도시화의 종착단계(terminal stage)에 도달하면 도시화 수준이 극대치에 이르게 되어 도시화율의 증가속도는 둔화된다. 이는 도시화가 포화상태가 되면서 집적의 불경제가 나타나 경제와 인구가 분산되며 비도시지역에도 지역발전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반영해 준다.

각 나라의 도시에 대한 개념규정이 상이하기 때문에 도시화의 초기단계와 가속화단계, 그리고 종착단계에 이르기까지 각각의 도시화율이 어느 정도인가를 정확히 설명하는 것은 용이하지 않다. 대체로 도시화의 초기단계에서 종착단계까지 도시화율이 20% 전후에서 시작하여 75% 전후까지 이른다고 보고 있다.

일부 선진국에서는 도시화의 종착단계를 지나면 오히려 도시화율이 저하되는 퇴행단계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것은 도시인구가 대도시 혹은 도시지역으로부터 비도시지역으로 이도하는 분산화 가정, 즉 역도시화(counter-urbanization)현상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역도시화현상은 1970년대 미국의 인구통계자료로부터 대도시에서 비도시지역으로의 인구 순이동에 의해 대도시지역에서 인구가 감소하는 현상이 확인되면서 인지되었다. 역도시화는 대도시에서의 주거환경이 열악해지고, 생활비가 증가하며, 개인의 기동성이 증대되면서 대도시를 벗어나 소규모의 전원적 환경에서 사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이 많아지기 때문에 일어난다.

역사적 변천

우리나라의 도시발달은 대체로 도시 관련 자료가 확실히 나타나는 조선시대 이후를 중심으로 고찰할 수 있다. 조선왕조는 1394년 도읍을 한양으로 옮기면서 새로운 도시발달의 전기를 마련하였다. 조선시대의 지방제도는 전국을 8도(道)로 구분하고 그 아래 부(府), 목(牧), 대도호부(大都護府), 군(郡), 현(縣) 등과 같이 약 330개의 행정구역으로 구분하여 통치하였다. 조선시대 초기에는 행정중심지로서 정치적 기능을 중심으로 도시가 발달하였으나 점차 교통과 시장기능이 더해졌다. 조선시대 후기에는 상공업과 농업을 위시한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상업적 기능이 커지면서 상공업 중심의 도시발달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그러나 조선시대 중기까지의 우리나라 도시는 정치적 기능을 기반으로 하는 전산업적 소비도시로서 머물러 있었다. 1789년(정조 14년)에 출간된 『호구총수(戶口總數)』를 토대로 우리나라 근대도시의 발달과정은 대체로 1789년부터 몇 가지 단계로 나누는 것이 가능하다.

도시에 관련된 지표 가운데 도시수, 도시인구, 도시화율은 도시발달의 변화단계를 구분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도시인구 관련지표는 해방 전의 경우 1930년을 분기점으로 증가하며, 해방 후에는 1960년 이후에 크게 증가한다. 따라서 1789년 이후의 우리나라 근대도시의 발달은 크게 4가지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1. 제1시기(1789∼1930년)

1876년 개항 전까지 우리나라는 전 산업시기로 볼 수 있다. 1789년의 경우 역사적 중추행정중심지였던 한성, 개성, 평양 등이 2만 명 이상의 도시를 이루었다. 부목군현(府牧郡縣)의 청사가 있었던 지방행정 중심지인 상주, 전주, 대구, 충주, 의주, 진주 등은 인구 1∼2만 명의 소도읍으로 발달하였다. 이 시기에는 교통수단이 도보와 우마차에 의존하는 형태였고, 지역 간의 이동이 제한적인 자급형의 경제구조를 지니고 있었으며, 도시의 발달이 내륙지방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1876년 개항과 함께 도시체계는 크게 변화하였고, 1920년까지 일본의 식민지정책이 우리나라 도시발달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개항 후에는 연안 항구도시들이 급격히 건설되었다. 상주, 충주, 의주 등 내륙 도시들은 인구가 감소하는 반면, 함흥, 목포, 통영, 군산, 신의주, 송림, 청진 등의 항구가 인구 1∼2만 명 규모의 도시를 형성하였다. 이 시기 동안 인구 2만 명 이상의 신흥도시로는 부산, 인천, 남포, 원산, 대구 등이 등장하였다. 이들 신흥도시는 대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항구에 입지하고 있어 우리나라의 도시가 항구를 축으로 발달하였음을 보여 주었다. 따라서 선박교통과 함께 공간조직이 발달하게 되고 연안도시의 성장이 두드러지며, 항구도시는 생산물을 일본으로 반출하기 위한 적출항 또는 교역도시로의 기능을 담당하였다. 1920년대에는 일제의 식량기지화 정책에 따라 호남지역의 농산물 집적지와 미곡 적출항이 발달했다. 이 시기에 함흥, 신의주, 청진, 목포, 상주, 광주, 마산, 군산, 전주, 진주, 제주 등이 신흥도시로 발달했다. 대체로 이 시기는 연안과 내륙을 잇는 육상교통 수단이 미비하여 전국을 유기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근대적 의미의 도시체계는 이루기 어려운 상태였다.

  1. 제2시기(1930∼1945년)

이 시기는 일제가 병참기지화 내지는 농공병진정책 등의 본격적인 식민지정책을 수행한 시기로서 제조업 중심의 공업발달과 더불어 비약적인 도시성장이 이룩된 기간이다. 일제는 1930년 이후의 우리나라 도시를 공업위주의 병참기지로 만들었다. 석탄 · 수력 등 산업동력의 개발과 철도교통수단의 확장은 이 시기 도시발달의 중요한 배경이 되었다. 아오지, 회령, 강계, 길주, 삼척 등의 탄전지대와 흥남, 성진, 함흥, 원산, 청진, 나진을 잇는 북부 광공업도시의 성장이 두드러졌고, 평양, 남포 등을 중심으로 관서 공업지대가 형성되었으며, 교통상의 요지인 의주, 만포 등을 중심으로 관서 공업지대가 형성되었으며, 교통상의 요지인 의주, 만포, 선천, 안악, 산천, 연안, 재령 등이 발달했다. 1930년에는 철도역수의 증가율이 최고에 이르고 철도의 건설은 1940년에 최고점을 이루었다. 철도교통의 발전이 내륙과 항구를 연결해 주고 지역간 교통망이 확장됨에 따라 도시발달이 크게 확대되었다. 이 시기에 근대적 산업화에 기초한 도시의 발달이 본격화되고, 도시투자가 확대되어 도시기반경제가 정착되었다. 제2시기는 우리나라의 도시체계가 골격을 갖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1. 제3시기(1945∼1960년)

해방으로 해외동포가 귀국하면서 사회적 인구이동이 일어나 서울, 부산, 대구, 마산, 대전 등의 도시에 인구증가 현상인 나타났다. 1950년 6·25전쟁에 의해 다시 격심한 인구변동이 일어나면서, 부산을 비롯하여 대구, 광주, 대전, 전주 등에 북한에서 월남한 피난민들이 모여들었다. 이에 비해 서울, 군산, 김천, 진주 등 전쟁의 피해를 입은 도시들은 정체현상을 보였다. 1955년 이후에는 전후 복구 작업과 산업철도의 발달에 힘입어 관동지역에 광공업과 관련된 도시발전이 두드러졌고, 특히 충남 · 전북 · 경남지역에 인구규모 2만 명 이상의 도시발달이 진행되었다.

  1. 제4시기(1960년 이후)

우리나라는 1960년 이후 국가의 산업구조가 공업화로 전환되면서, 공업과 관련된 지역이 도시발달을 선도하였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산업개발을 기존 대도시에 입지해 있는 경제여건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어 서울, 부산, 대구, 인천 등이 가속적으로 팽창되었다. 또한 지역의 성장거점인 광주, 대전, 전주, 마산 등이 인구규모 25만 명 이상의 도시로 성장하였다. 수출 및 내수산업 개발을 위한 공업화정책은 울산, 청주, 여수 등에 공업단지를 건설하여 도시개발을 촉진시켰다. 안산, 창원, 구미 등의 신도시가 육성되어 이들 지역으로의 인구집중을 유도했다. 산업발전을 위한 유통체계의 질적 성장과 지역적 확충은 전국을 일일생활권으로 묶어 각 도시를 하나의 유기적 공동체로 통합하는 환경을 이루었다. 1960년 이후 남북으로 이어진 종관형의 교통체계에서 동서를 잇는 횡단형 교통체계로 확장되면서 전국은 통합적인 교류체계를 형성하였다. 특히 1960년대 후반의 고속도로 개통은 자동차를 이용한 교통혁신을 이루어 육성교통이 지역 간 유통체계를 주도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이 기간 중에는 산업동력으로 석유와 석탄이 중시되었다. 1970년대 들어서 석유의 소비가 석탄을 능가하면서 수입석유의 수송과 처리가 용이한 울산, 마산, 포항, 여수 등이 새로운 중화학공업도시로 성장하였다.

1960년 이후 도시와 농촌간의 경제적 격차에 의한 이촌향도 현상과, 제조업의 수도권 집중에 따른 취업기회의 확대로 전국의 인구가 수도권으로 집중되었다. 이 시기의 도시공간분포에서는 위성도시의 발달과, 중주도시화 현상, 그리고 거대도시화 현상이 나타났다. 위성도시는 서울 · 부산 · 대구 등의 대도시가 과대해짐에 따라 신산업시설이 대도시주변에 입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대도시 내부에서 집적의 불경제가 나타나 중심도시에 비해 개발이 덜 된 대도시주변이 발달하는 데서 기인한다. 1990년을 전후하여 수도권 주변지역에는 분당(성남시), 일산(고양시), 중동(부천시), 평촌(안양시), 산본(군포시) 등 신도시가 건설되면서 주택이 대량 공급됨에 따라 도시로의 인구밀집이 촉진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서울 등 대도시 주변지역에서 교외화 현상이 전개되고 있다.

종주도시화 현상은 서울 · 부산 · 대구 세 도시에 인구가 집중적으로 밀집됨으로써 이루어지고 있다. 1995년의 경우 이 세 도시에 인구들의 인구는 2만 명 이상의 총 시읍부지역의 41.6%를 차지하고, 전국 인구의 37.0%를 점유한다. 특히 서울은 1990년에 1천만 명을 넘는 초대도시로 팽창되었으며, 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을 잇는 거대한 메갈로폴리스권 형성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의 도시발달에서 각 도시의 인구규모가 커지는 거대도시화 양상이 확인된다. 인구규모상의 변화에 있어 10만 명 이상의 도시수가 1960년에 9개시에 불과했으나, 1985년에 36개시로 성장하였고, 1995년에는 55개시로 늘어나 한국의 도시가 점점 거대도시화되어 가는 추세에 있음을 보여준다. 1995년에는 인구규모 25만 명 이상의 도시가 21개였으며 2007년에는 39개로 늘어났다. 2010년에 이르러 전국은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대경권, 동남권 등의 5개 대권역과, 강원권, 제주권 등의 2개 소광역권을 중심으로 권역별 도시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도시화의 내용

도시화의 전개과정은 경제적, 인구적, 정책적, 문화적, 기술적, 환경적, 그리고 사회적인 일련의 상호관련적 변화에 의해 도시화가 전개되고, 이는 또한 지형이나 천연자원과 같은 지역적 요소에 의해서도 수정이 된다. 계속해서 더욱 많은 사람들은, 당위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거주지와 일자리를 찾아 기존의 큰 읍이나 시로 모이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는 도시체계와 변화에 중요한 변화를 초래하기도 하고, 토지이용의 변화에 영향을 미치며, 사회와 인구구성을 다루는 사회생태적 측면과 건조환경, 그리고 도시를 형성하는 사회내부의 활동과 삶의 질 등 도시성의 본질에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도시화의 과정은 다시 역순환되는 과정을 반복한다.

  1. 경제적 변화

도시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경제적인 변화에 따른 것으로 이는 자본주의 혁신 그 자체에 의한 것임을 의미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이나 캐나다 등과 같은 선진국들은 생산 산업에서 서비스산업으로 전환하며 이윤창출을 위한 보다 정교한 경영과 재정 서비스에 주축을 두었다. 이는 산업자본주의에서 진보된 자본주의로의 전환을 의미하고 제조업생산품이 아닌 후기산업시대로 직업전환이 이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 기업의 세계진출에 따라 경제 분야에서 세계화가 시작되고 이는 기업과 근로자와 정부의 조직화된 관계의 안정을 깨는 계기가 되었다. 이 시기에 포디즘의 대량생산 · 대량시장 · 대량소비 구조는 약화되기 시작하며 유연적 생산체계가 핵심이 되어 보다 다양한 소비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중점을 둔 네오포디즘이 등장하여, 기존의 조직화된 경영방식에서 벗어나 기업과 정부, 그리고 근로자가 각각 독립적인 이윤을 추구하는 형태를 보인다. 경제체계의 변환에 따라 그 시기 무엇이 생산되었고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어디에서 생산되었는가에 의해 동시의 구조가 수정되었고 변모하는 모습을 보여, 경제적 구조의 변화는 도시화과정으로 이어져왔다. 혁신의 장소로서 도시는 경제성장과 기회분배의 역할을 하며 새로운 거주지와 개량되는 번성의 장소적 역할을 하였다. 이를 위해 21세기 도시정부는 세계화 과정 속에 기업과 공동체의 파트너십을 개발하고 도시의 불균형과 빈곤 등을 돕기 위해 경제성장의 원동력으로서 뿐만 아니라 사회정의와 도시의 지속적인 개발을 위한 핵심적 역할을 해야 한다.

  1. 인구변화

도시는 인구의 증가를 창출하는 장소로서, 인구는 도시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이다. 이구규모와 증가율은 도시화의 특성을 규정짓는 가장 특성적인 요소인 것이다. 밀집과 슬럼의 증가는 높은 사망률로 이어지고, 많은 도시의 매력적인 요소들은 사람들의 이주를 유도하며, 국제항만이나 공항을 갖춘 도시들은 이민자들의 분배의 균형을 깨뜨리기도 한다. 부강한 도시경제는 인구의 변화와 도시화의 관계를 조정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출산율과 이주율은 사람들의 인식과 경제적 기회에 대한 기대에 따라 크게 달라지곤 한다.

  1. 정책적 변화

도시화에 관련된 정책적인 변화의 중요성은 매 시기 광의적으로 논의되곤 한다. 사회문제에 대한 개혁운동은 도시문제에 매우 중요하고 지속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최근에는 테러에 대한 전쟁을 선포하기 전 국제적 차원으로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동서의 대립이 끝나면서 미국 선벨트 도시들의 방위산업체에 대한 막강한 경제적 의존이 변화됨과 동시에 정책적인 움직임은 즉각적으로 반응하였다. 도시화는 정책적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데, 도시거주자나 교외지역의 거주자들은 선거에 그들의 경제적 · 사회적 발전을 위한 의지를 표명하고 이는 여당과 야당의 표 차이로 전달되는 것이다. 또한 사람들의 인식은 도시 변화의 다양한 측면과 연합되어 정치권에 전달이 되고 그들의 경쟁을 통해 새로운 형태로 변모하는 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한다.

  1. 문화적 변화

도시화와 문화의 변화는 병행하고 있다. 광의적 개념의 문화의 변화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시작된 ‘포스트모더니티(postmodernity)’로 요약된다. 이른바 과거의 상기, 과거시대 유물과 존속, 과거로의 회기 등이 역사적 보전이나 건축스타일의 복고성 들을 통해서 도시 형태에서도 보여 지는 것이다. 독특한 도시의 구조물 안에서 젊은 하위문화가 꽃피는 것을 통해 도시화는 문화의 역동적인 변화에 기여한다. 도시화와 문화적 변화의 독립적인 또 다른 측면은 한층 더 깊게 진행되고 있는데, 미국문화의 주류를 이루는 물질주의가 도시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는 거주지개발에서 잘 보여 지고 있다. 이는 또한 경제적 변화와도 연관된 것으로서 거주지 분포는 소득의 차이에 따른 분배의 결과이다. 가장 중요하게 일컬어지는 경제적 변화뿐만 아니라 인구적 변화 측면 역시 문화적 변화의 중요한 요인으로, '베이비붐(baby boom)’세대들이 혁신자가 되어 1960년대의 역문화(counter-culture)부터 1980년을 풍미하는 물질세대인 여피로 이어지기까지 성공적인 매개체 역할을 하였고, 1990년대에는 숨은 소비자로 남아있게 된다.

  1. 기술적 변화

도시화와 기술의 변화 간의 관계는 어느 것이 원인이고 결과인지 아직까지 모호하지만 기술의 진보는 도시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실제로 전차는 도시가 확산되어 교외지역이 형성되는 데 제일의 수단이었다. 경제적 변화와 발맞추어 진행된 기술의 발전은 도시가 발달하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1. 환경적 변화

환경과 도시화의 복합적인 관계는 지역적으로부터 범지구적인 측면까지 다양한 문제를 창출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큰 도시들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도시경계까지 넘쳐나고 있는 듯이 보이는가 하면, 난방과 에너지 발생, 그리고 산업을 위한 화석연료의 사용에 따른 생태학적인 변화는 물론이고, 교통량의 증대와 쓰레기 매입에 따른 오염문제, 도시에서 발생한 매연으로 인한 온실효과에 따른 지역적 기후변화 등은 범지구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지역적으로는 중심도시들로부터 산업화 이후 셀 수 없이 증가하고 있는 브라운필드의 재개발과 재활용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1. 사회적 변화

가장 대표적인 것은 소수민족에 대한 인종적 변화이다. 지난 30년간 회자되어 왔던 인종문제는 교육적 성과와 직업구성 그리고 무엇보다 거주지 패턴에 영향을 주어왔고 흑인들의 교외화 현상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도시화 과정에서 사회 행태적인 변화에 의해 중심도시내부의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는 등 물리적 혹은 사회경제적으로 도시의 구조가 변화되기도 한다. 또한 사회적 지위의 변화는 경제적인 변화에서 비롯된 직업구조의 전환의 결과로 나타는데, 산업화시기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보된 자본주의로의 전환이 일어남에 따라 쇠퇴한 직업계층으로 인해 중산계층이 크게 성장하는 것이 일례이다.

현황
  1. 세계도시화의 발전추이

도시화는 이미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는 동시에 상대적으로 새롭게 시작되고 있는 현상이기도 하다. 지난 수천 년 간 지표상에서는 도시의 성장기, 전성기 및 소멸기가 수없이 반복되었다. 그러나 도시화가 두드러지게 진행된 시대는 산업혁명기로서 그 역사는 1백년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도시화의 역사는 대체로 산업혁명 이전 시기와 산업혁명 이후의 시기로 구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18세기 중엽에 시작된 산업혁명은 영국에서 발원하여 유럽 및 전세계로 전파되었다. 산업화의 추진은 한편으로 농업효율성을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와 대량의 잉여농업노동력을 야기하였으며, 다른 한편으로 공업의 지역적 집중을 촉진하여 도시에 많은 취업기회를 가져오게 하였다. 그리고 서비스업의 지속적인 발전도 도시에 대량의 고용기회를 창출하게 되었다. 이러한 복합적인 연유로 도시로 인구가 지속적으로 집중되고 도시화가 급진전되었다.

18세기 중반 이후 도시인구의 성장은 총인구의 성장에 비해 훨씬 빠른 속도로 진행되어 도시화율은 크게 높아졌다. 세계인구 중 10만 명 이상의 도시인구비율은 1800년의 1.7%로부터 1850년에는 2.3%로 성장하였으며. 약 반세기마다 2배씩 증가되어 1990년에는 5.5%, 1950년에는 13.1%에 도달하였다. 이후 1950년대를 전환점으로 도시인구는 더욱 급속히 증가되어 1970년에는 24.0%, 1980년에 40%를 넘어섰다. 1994년의 경우 세계에 약 25억명의 인구가 도시에 생활하여 도시화율은 44.8%에 달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전세계인구의 60%가 도시에서 거주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1. 세계도시화의 주요 특징

세계도시화의 주요 특징은 아래와 같은 몇 가지로 요약하여 볼 수 있다. 첫째로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도시화 특징이 서로 상이하게 전개되고 있다. 선진국의 도시화는 비교적 점진적으로 진행되었으며, 도시화는 주로 농촌으로부터 도시로의 인구이동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19세기 스위스의 도시화과정 중 도시인구 증가의 70%가 농촌으로부터 도시로의 인구이동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이에 반해 개발도상국의 도시화는 보다 급속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농촌인구의 도시유입과 함께 도시 자체 인구의 자연증가가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예를 들면, 코스타리카의 도시화과정 중 도시인구 증가의 20%만이 농촌으로부터 도시로의 인구이동에 의하여 이루어졌으며 나머지 80%는 도시인구의 자연증가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도시화는 국가의 경제발전이나 기술혁신 등을 동반 하지 못한 채, 도시의 부양능력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인구가 도시로 집중되어 단순히 인구적으로만 비대해지는 과도시화(overurbanization) 혹은 가도시화(pseudo-urvanization)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비해 선진국의 도시화는 경제성장과 비교적 조화로운 관계를 유지하면서 이루어지는 성숙도시화 과정을 겪어 왔다.

둘째로 도시화발전의 주류가 선진국으로부터 개발도상국으로 옮겨갔다. 선진국의 도시화는 19세기 후반기로부터 시작되어 지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현재 대체로 포화상태에 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의 도시화는 20세기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되어 비교적 저조한 상태에 있으나 현재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따라서 초기단계에서의 도시화는 선진국에서 주류를 이루며 진행되었으나 현재는 개발도상국에서 주도하고 있다.

셋째로 도시성장 면에서 대도시권화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1900년에만 하여도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가 20개에 불과하였지만, 1939년에는 57개, 1951년에는 95개, 1979년에는 213개, 1985년에는 257개로 크게 늘어났다. 세계 100대 도시의 평균 인구규모를 보면 1800년에는 20만 명도 안 되었으나, 1950년에는 210만 명, 1990년에는 500만 명을 초과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들어 인구 1천만 명 이상의 대도시 중가가 두드러져 이미 12개 시에 이르며, 많은 대도시가 서로 연결되어 대도시권을 형성하고 있다.

  1. 현대도시의 다양한 형태

1980년 초반 이후 유럽과 뉴욕, 로스엔젤레스, 워싱턴 D.C. 등의 북미지역, 그리고 일본 도쿄에서는 20세기에 발달한 근대도시의 동질적인 토지이용과 사회집단의 형성, 중심지로부터 거리와 함께 지가가 하락한다는 특성과 차별적인 형태의 도시유형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는 모더니티에서 포스트모더니티로 전환되는 사회적 현상과 함께 나타난 형상으로, 도시화의 포스트모던 형태가 모던 형태를 대체하는 범위와 그 본질은 도시마다 매우 다양하게 보여진다. 모더니즘과 포스트모더니즘은 도시화 과정 중 서로 밀접한 관련성을 가지며 독특한 결과를 만들어내는데, 예를 들어 영국의 더햄(Durham)이나 요크(York) 등 많은 도시들은 포스트모던적인 도시화 속에서도 여전히 전 산업시대의 구조를 지니고 있는 반면, 또 다른 여러 도시들은 근대적이거나 산업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실제로 많은 도시들에서 근대도시의 성격들이 새로운 포스트모던 도시 형태와 어우러져 나타는데, 최근 재개발된 도크랜드 지역은 포스트모던적 과정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은 넓은 이너시티(inner city) 지역으로 둘러싸인 형태를 보인다. 모던적인 구조 내에서 새로운 도시형태가 출현하기 시작했으며, 도시내부 공간의 재편성과 재조직화가 시작되었다는 많은 연구결과와 같이 대부분의 도시는 여전히 산업자본과 도시계획에 의한 근대적 도시화 과정이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스트모던 시대의 도시화 특성 속에서는 형태상 분절적이고, 구조적으로 무질서해 보이는 성운 형태의 대도시(galactic metropolis) 모습이 나타나, 도시가 하나의 일관적인 형태를 지니기보다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낙후된 공간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대형 스펙타클한 주거 및 상업용 개발로 이루어진 도시로 보여 진다. 즉 하나의 중심에서 점차 외연으로 확장되어 나아가는 일련의 대도시권역이라기보다 여기 저기 흩어져 있는 별들의 모습으로 도시가 형성된다는 개념이다.

우리나라 신도시는 주로 수도권에 건설되었다. 신도시 건설은 주택투기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량의 주택공급으로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려고 추진되었으며, 동시에 서울의 과밀로 인한 제반 도시문제를 자족적인 신도시를 건설함으로써 광역적 차원에서의 해결책을 모색하려 했다. 이에 1990년을 전후하여 성남에 분당, 부천에 중동, 고양에 일산, 안양에 평촌, 군포에 산본 신도시를 개발하였다.

신도시의 개발은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측면의 양면성을 동시에 보여 준다. 긍정적인 면에서 첫째로, 주택도시의 개발에 의해 주택가격, 특히 아파트 가격은 상당히 진정되었다. 천정부지로 솟아오르는 서울 강남의 아파트값은 중대형 아파트값의 하락을 필두로 서서히 진정되었으며, 이러한 하락의 리듬은 소형 주택으로 전파되었다. 서울의 강남을 대체할 만한 아파트를 대량공급해서 주택 값을 안정시키려는 정부의 의지와 현재의 집값으로 평형도 넓히고 실제로 돌아오는 이득도 있다고 판단한 수요자의 의지가 일치한 결과이다.

둘째로, 주택공급량을 늘려 주택보급률을 높이는 데 일조하였다. 새로운 집을 많이 지어서 집 없는 사람에게 집을 제공하여 주택보급을 확대하고, 아울러 주택 · 건설 경기를 활성화시킴으로써 경제력 부양을 도모한다는 정책논리는 타당한 측면이 있다. 주택 2백만 호 건설의 절반 이상이 신도시에 집중됨으로써 이 지역 주택 부족률을 개선하는 작업이 진행되었다.

그러나 주택도시 건설의 부정적 측면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내용이다. 첫째로, 분당 등 신도시의 건설은 결과적으로 신도시 인구 유입을 초래하고 있다. 중대형 아파트를 중점적으로 짓고 서울의 강남과 같은 생활 및 교육환경을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믿고 서울의 강남인구가 분당 주택도시에 몰렸다. 인구가 빠져 나온 강남의 주거지에는 강북 내지 서울 이외지역으로부터의 유입 인구로 메워지게 마련이다. 이러한 주택순환과정(filtering)은 신도시 이외 지역에 여지없이 적용되어, 사람들이 빠져 나간 서울 · 인천 · 경기의 신도시 주택으로 신도시 이외 지역의 인구가 유입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둘째로, 분당 신도시의 건설은 서울 주변지역에 졸속적으로 진행하는 신도시 건설의 선례를 만들었다. 어떠한 형태의 도시이건 간에 도시건설에는 상당한 계획기간이 소요되고, 상하수도 · 전기 · 도로 등의 도시하부구조가 장기간에 걸쳐 조성되어야 함은 지극히 당연한 원론에 속한다. 이제까지 서울 시내의 영동 · 잠실, 고덕, 목동, 상계지역 등에 대규모의 ‘도시내 주택단지’를 만든 바 있다. 그러나 분당 신도시의 출현으로 인해 신도시에는 우후죽순격으로 ‘주거용’의 주택도시가 빠른 속도로 만들어지고 있다.

신도시 개발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신도시 건설의 의미를 찾는다면, 크게 두 가지 특징을 지닌다. 하나는 신도시 건설은 신도시 도시개발의 흐름을 확대정책으로 전환시키는 분기점을 이루었다. 즉 분당 신도시의 건설을 계기로 신도시 지역정책은 수용의 차원을 넘어 적극적으로 도시를 개발하는 확대정책으로 정책의 기조가 변환되었다고 평가된다.

다른 하나는 신도시 건설은 집단적 교외화의 특성을 보여 준다. 중심도시로부터 주변지역으로의 교외화는 개인적 차원에서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신도시의 주택신도시의 경우 공기관의 주도하에 수십만명의 대규모 인구집단을 단기간에 중심도시 주변지역으로 끌어내는 ‘비상한’ 방법이 선택되고 있다. 주택신도시는 애당초 서울의 거주기능을 분담하기 위해 계획되었고, 독자적인 행정체제(municipality)를 갖추고 있다고 보기 어려우며, 독립된 도시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하부구조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신도시 주택신도시는 서울의 대규모 거주교외지역(residential suburbs)에 다름 아닌 지역으로 이해된다.

도시화로 인한 생활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논리가 다각적으로 모색되고 있다. 도시화로 인한 부작용을 극복하기위한 지역정책은 무엇보다도 삶의 질이 보장되는 생활의 정책이 되어야 한다. 시민에게 깨끗한 공기와 맑은 물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모든 개발행위에 있어서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향하는 친환경적 · 친생태적 지역정책을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 도시화로 인해 생겨난 신도시는 단순히 잠만 자고 일만 하는 생산지역이 아니다. 사람들이 삶의 질을 추구하며 살 수 있는 생활공간이 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도시 시설과 환경을 정비해야 한다. 부실과 졸속의 관행을 청산하고 시민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도시환경을 만들어야 하며, 도시시설의 이용효율을 극대화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또한 시민 중심의 생활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고속성장시대의 논리였던 양적 팽창과 물질 우위의 사고를 지양하고, 시민이 중심이 되는 인간회복의 신도시를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시민에서 휴식과 여유를 줄 수 있는 푸른 공간이 확보되어야 한다. 교통, 주택, 환경 등 삶의 질과 관련된 모든 부문에서 사람 우선의 지역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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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권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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