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강의 제방공사를 위한 채토작업 중 석회암 언덕의 남쪽 비탈에서 발견되었다. 조사는 1966년부터 1970년까지 진행되었다. 이 석회암동굴의 길이 약 30m범위 내에서 각종 동물화석과 석기가 발견되었다.
연대는 출토된 동물화석과 석기의 제작수법 및 유형에 근거해 구석기시대 전기 초(初), 지금으로부터 대략 100만년 전(북한 학계) 혹은 70만년 전(남한 학계)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구석기 유적 중 가장 오래된 유적으로 평가된다. 현재 북한 국보 문화유물 제27호로 지정되어 있다.
동굴 4개 구획의 발굴조사를 통해 화석 및 퇴적물의 퇴적정형이 밝혀졌다. 퇴적과정이 뚜렷한 제3구획 부분의 지층은 5개의 층으로 되어 있다.
밑으로부터 Ⅰ층은 모래와 자갈층으로 두께 30㎝, Ⅱ층은 노란 모래질 자갈층으로 두께 9∼15㎝, Ⅲ층은 고운모래가 섞인 자갈층으로 두께 20∼40㎝, Ⅳ층은 붉은 갈색 자갈층으로 두께 50㎝, Ⅴ층은 종유석층으로 되어 있다.
유물은 동물화석과 석기가 출토되었다. 동물화석은 쥐·토끼 등 29종이 출토되었다. 동물상(動物相) 중에는 북경원인산지(北京猿人産地)인 중국 주구점(周口店) 제1지점에서 출토된 화석동물상과 비슷한 것이 있다.
이곳에서 출토된 넙적큰뿔사슴의 아래턱뼈는 주구점 제1지점에서 나온 것보다는 제13지점이나 제1지점 아래층에서 나온 넙적큰뿔사슴과 비슷하다. 상원검은모루 동물상의 습들쥐, 상원갈밭쥐, 상원말과 같은 지질 제3기에 살던 동물들(잔존동물)이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상원검은모루 동물상은 주구점 제13지점 동물상과 같은 시기 또는 그보다 앞선 것으로서 홍적세 중기 초에 해당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소·원숭이·큰쌍코뿔소·코끼리 등은 아열대 및 열대에 사는 동물로서 당시 상원지방의 기후가 현재보다 현저히 덥고 습윤하며, 상원강의 수량도 비교적 많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석기의 대부분은 규질석회암과 석영으로 만들어진 주먹도끼(hand axe)·첨두기(point)·긁개(side-scraper) 등이다. 이 석기들은 가장 원시적인 방법인 내리쳐깨기(perenteur dormant,anvil hurling technique: 큰 돌을 땅 위에 놓고, 그 위에 原石을 던져서 石片을 떼는 방법)와 때려내기(percuteur directe, 직접타법: 깨서 쓰려는 돌을 돌마치 또는 단단한 나무나 뿔로 만든 쐐기를 이용해 떼는 방법)의 방법으로 제작되었다.
검은모루 유적의 지층·동물화석과 석기들은 한반도 구석기시대 전기 문화의 자연환경, 동물의 분포상과 석기제작술을 선명하게 나타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