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은분(水銀粉)·홍분(汞粉)·초분(峭粉)·이분(膩粉)·감홍(甘汞) 등으로도 불리었다. 1596년에 저술된 이시진(李時珍)의 『본초강목(本草綱目)』에는 정제된 경분을 분상(粉霜)·수은상(水銀霜)·백설(白雪)·백령사(白靈砂)라고 했다.
경분은 예로부터 일반 의가(醫家)에서 각자 제조하여 사용하였으며, 그 제조법은 1834년(헌종 1) 이규경(李圭景)이 저술한 『오주서종박물고변(五洲書種博物考辨)』에 잘 나타나 있다.
여기에 서술된 다섯 가지 방법 중 세 가지는 『본초강목』에서 나온 방법이고, 나머지는 입문방(入門方)과 속방(俗方)이다. 이 가운데 두 방법은 당경분(唐輕粉)을, 다른 두 방법은 상경분(常輕粉)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하였으나, 이 둘의 차이점은 나타나 있지 않다.
이규경의 당경분 제조법은 수은 1냥, 백반(白礬) 2냥, 식염(食鹽) 1냥을 갈아서 쇠그릇[鐵器] 안에 펴놓고, 작고 검은 그릇[小烏盆]으로 덮어 반응을 시킨다.
여기에 체로 친 재를 물에 개어 그릇의 가장자리를 봉하여 불을 땐다. 뚜껑을 열어보면 하얗고 가벼운 가루가 그릇 위에 올라와 있다. 한 냥의 수은에서 8전(八錢)의 분을 얻을 수 있다.
당경분을 만드는 또 다른 방법도 이와 같으며, 다만 반응 물질들의 비율이 다를 뿐이다. 백반 대신 검은 반[皂礬]을 쓰며, 수은 1냥, 조반 7전과 백염 5전을 썼다.
상경분을 만들 때는 수은과 소금을 처음부터 직접 반응시키지 않고, 먼저 소금을 조반·염초(焰硝) 등과 함께 볶아서 누룩을 만든 다음 수은을 첨가하여 갈아서 달여 만든다.
이규경이 속방(俗方: 일반 민속적 조제방법)이라고 기록한 방법은 수은 1냥, 식염 5홉, 진록반(眞綠礬) 가루 2냥을 먼저 약한 불로, 나중에는 강한 불로 달여서, 하루 낮과 밤 동안 식도록 놓아두었다가 쓰는 것이다. 이렇게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던 경분은 매독(梅毒)·매독성 피부병·대소변 불순에 쓰며 외과 살충제로도 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