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녀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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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가는 딸에게 시집살이의 규범을 가르치기 위하여 지은 규방가사. 계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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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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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시집가는 딸에게 시집살이의 규범을 가르치기 위하여 지은 규방가사. 계녀가.
내용

규방가사(閨房歌辭) 혹은 내방가사(內房歌辭)의 한 갈래로 규방가사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계녀가사는 작품 전개에 있어서 독특한 유형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 제목도 계녀가(戒女歌)·계녀사(戒女辭)·계아가(戒兒歌)·경계가(警戒歌)·여아경계가(女兒警戒歌)·교녀가(敎女歌)·교훈가(敎訓歌)·여자유행가(女子留行歌)·규중가(閨中歌)·규중행실가(閨中行實歌)·훈계가(訓戒歌)·귀녀가(貴女歌)·경계초(警戒抄)·여자행신법(女子行身法)·복선화음가(福善禍淫歌)·훈시가(訓示歌)·규문전회록(閨門傳懷錄)·행실교훈가(行實敎訓歌) 등 다양하다.

그러나 계녀가사로서의 유형적 구조를 온전하게 갖춘 작품은 거의 다 ‘계녀가’로 되어 있으므로, 이 유형을 총괄하여 계녀가사라 하게 된 것이다.

계녀가사의 작자는 일반적으로 사대부가(士大夫家) 부녀층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시집가는 딸을 훈계하기 위한 목적으로 창출되는 것이므로, 대부분 그러한 딸을 둔 어머니가 작자가 된다. 어머니가 변고·사망으로 없을 경우에는 할머니가 짓는 경우도 있다. 그 또한 없을 때는 아버지 또는 할아버지가 대신 짓기도 한다.

이들 작자층은 시집갈 규수를 교육시킬 수 있는 직계존속으로 기성세대의 인물들이다. 대개는 가족집단의 구성원이면서 가문을 중히 여기는 사대부가의 부녀자층에 속한다.

계녀가사를 받아들여 생활화하고 전수하는 층은 자연히 작품의 대상층에서 드러난다. 그 대상은 원칙적으로 신행길을 떠나 시집으로 향하려는 상황에 처한 새색시, 곧 작자층의 딸이 된다. 그러나 때로는 아직 혼인 전에 있는 딸에게 집안의 법도와 예절에 대한 예비지식을 가르치기 위해 지어지기도 한다. 혹은 시집살이 도중 친정에 근친 와 있는 딸을 위한 것도 있다.

시집가서 잘 살고 있더라도 더욱 시집살이를 잘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시집에 있는 딸에게 보내는 경우와 시집가서 불행히도 일찍 과부가 된 딸을 교훈하기 위한 것도 있다. 이들 대상층이 곧 수용자층이며, 그에 그치지 않고 다시 그 다음 세대의 딸이나 며느리에게 전사(轉寫)되어 전승되는 경우가 흔하다.

작품의 구조는 일정한 유형의 내용을 가지고 있다. 그 전형적인 것을 기술되는 차례에 따라 열거해 보면, ① 서사(序詞), ② 사구고(事舅姑 : 시부모를 섬김.), ③ 사군자(事君子 : 남편을 섬김.), ④ 목친척(睦親戚 : 친적과 화목함.), ⑤ 봉제사(奉祭祀 : 제사를 받듦.), ⑥ 접빈객(接賓客 : 손님을 대접함.), ⑦ 태교(胎敎), ⑧ 육아(育兒), ⑨ 어노비(御奴婢 : 종들을 다스림.), ⑩ 치산(治産), ⑪ 출입(出入), ⑫ 항심(恒心 : 평소의 마음가짐), ⑬ 결사(結詞)와 같은 13개의 항목으로 짜여져 있다.

물론 모든 작품이 다 이렇게 짜여진 것은 아니다. 작품에 따라 한두 개의 항목이 빠지거나 더 첨가되기도 하며 순차가 바뀌는 경우도 있다.

형태는 13개의 항목을 순차적으로 온전하게 갖춘 정격형 작품과 그러한 구조를 약간씩 벗어난 변격형으로 크게 나뉘어진다. 정격형은 음수율에서 3·4조를 철저히 지키는 경향을 보이며, 총 200행(400구) 내외의 길이를 가지고 있다. 또 주제는 ≪소학 小學≫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시종일관 유교적 규범에 충실한 교훈문학 혹은 목적문학으로서의 성격을 뚜렷이 지닌다.

이에 반해 변격형은 음수율에 있어 3·4조 혹은 4·4조를 혼용하는 경향을 보이며 대체로 정격형보다 장형화된 작품이 많다. 이들은 때로 정격형의 기본골격은 그대로 유지하되 단순히 항목의 확대·축약·혼합에 머무르지 않고, 그 규범적 요소나 주제를 벗어나 작자층의 체험적 요소를 삽입함으로써 상당 부분 내용상의 변화를 보이기도 한다.

계녀가사가 언제 형성되었는지는 작품들의 창작연대에 대한 기록이 없어 명확하게 알 수는 없다. 다만 계녀가사의 기본골격을 이루는 13개의 주제 항목의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문헌들의 출간연대와 또 현존작품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보이는 원전을 토대로 추정한다면 18세기 중엽, 곧 조선 영·정조시대일 가능성이 크다.

또 작자층의 환경적 조건에서 형성의 계기를 찾을 수도 있다. 즉, 그 주류 담당층인 영남지방의 사대부 부녀층은 영·정조시대에 정치적으로 몰락한 남인계(南人系) 가문에서 성장한 인물들이다. 그리고 역시 같은 남인계통으로 출가해서 몰락한 가문을 일으키고자 혼신의 힘을 기울이던 장본인들이었다. 때문에 이들에게는 양반계층으로서의 체통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보루로써 양반다운 언행이 무엇보다 요구되었다.

즉 권력이나 부(富)의 측면에서는 보잘것없게 된 가문일지라도 양반가의 부녀자로서 효성과 내조, 자녀교육 등 가정에서의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함에 따라서 그 가문을 다시 일으킬 수도 있다는 신념이 있었던 것이다. 이런 그네들에게 가정 안에서의 부녀자 소임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게 요구되었을 것임은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환경적 요건에 의해 계녀가사는 영남지방의 사대부가 부녀층을 중심으로 형성되었으리라고 추정된다.

계녀가사는 규방가사 가운데 가장 먼저 형성된 유형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부정되고 있다. 그 근거는 규방가사의 보편적 율격이 4·4조의 음수율을 보임에 반해, 계녀가사는 주로 3·4조의 음수율이 활용되고 있다는 데 두고 있다.

전기가사의 보편적 율격이 3·4조의 음수율로 나타나고, 후기가사는 4·4조의 음수율이 보편적이라는 통계적 방법을 토대로 한 결론인 것이다. 그러나 전기가사에도 4·4조의 음수율을 보이는 작품이 적지 않으며, 후기가사의 경우에도 3·4조는 4·4조 다음으로 보편적인 율격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러한 율격의 조건으로 시대적 선후를 판단한다는 것은 타당성을 얻기 어렵다.

더구나 현존자료로 볼 때 <반조화전가>·<절명사>·<쌍벽가>·<부여노정기> 등 신변탄식이나 풍류·기행을 노래한 규방가사가 늦어도 18세기 중반에는 출현했음에 반해, 계녀가사가 18세기말이나 19세기초를 넘어서는 근거는 찾을 수 없다.

또 계녀가사 자체만을 놓고 볼 때 초기에는 유교적 규범을 담은 전거문헌(典據文獻)의 영향에 따라 그 내용을 관념적으로 서술하는 전형적인 정격형의 작품들이 출현한다. 이러한 정격형의 적품에서 점차 작자층의 체험적 사실과 흥미를 가미한 변격형의 작품으로 전환해 가는 추세를 보인다고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일률적으로 그렇다는 단정을 내리기는 어렵다.

한편 계녀가사는 유교적 규범을 관념적으로 서술하는 데서 출발한다. 그리하여 차차 생활의 체험을 반영하면서 인접 장르인 민요나 소설 쪽으로 개방성을 보이면서 상당한 변모를 거치게 된다. 그러한 예로서 <복선화음가>에 ‘괴똥어미’의 행실에 관한 소설적 모티프가 개입되어 있다든지, 또 문경과 영주지방에서 채록된 <계녀가>가 민요와 가사의 중간적 성격을 보인다든지 하는 사실을 들 수 있다. →규방가사

참고문헌

『내방가사연구』(이재수, 형설출판사, 1976)
『규방가사』Ⅰ(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79)
『교주내방가사』(최태호, 형설출판사, 1980)
『규방가사연구』(권영철, 이우출판사, 1980)
『한국가사문학연구』(정재호 편저, 태학사, 1996)
「계녀가사시론(誡女歌辭試論)」(장덕순, 『국어국문학』 3, 1953)
「내방가사연구서설」(사재동, 『한국언어문학』 2, 1964)
「충남지방의 내방가사」(사재동, 『어문연구』 8, 19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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