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상사곡 ()

고전시가
작품
조선 후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가사.
정의
조선 후기에 지어진 작자 미상의 가사.
구성 및 형식

형식은 총 40구로 비교적 짧은 가사이며, 4음 4보격(四音四步格)이라는 가사 특유의 율격을 비교적 철저히 지키고 있다. 시조의 종장의 율격으로 작품을 끝맺는 정격형 가사의 결사 형식을 지니고 있다. 특히 음보격에서는 4보격을 벗어난 예는 한 행도 없다.

가집(歌集)들에 ‘고상사곡(古相思曲)’이란 명칭의 노래와, ‘고상사별곡(古相思別曲)’이란 유사 명칭의 노래가 있어 같은 노래로 혼동하기 쉬운데, 다른 노래이다.

내용

내용은 임(낭군)이 한양으로 떠난 후에 독수공방(獨宿空房)에 잠 못 이루는 여성화자가 임을 그리워하는 상사의 정을 읊은 것이다. 화자는 낭군이 떠난 후에 세월은 흘러가는데 소식은 끊어지니 적막한 난간(欄干)에 혼자 앉아 낭군을 생각한다고 하였다. 또 낭군이 장안(長安)의 화류(花柳) 경치 좋은 곳에 백마금편(白馬金鞭)으로 놀러 다니다가 나를 잊은 것이나 아닌지 모르겠다고 걱정스러운 마음을 적는다. 그 뒤, 꿈에서나 임을 만나려 하였더니 오동잎에 빗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그마저 방해한다고 하였다.

그러다가 울고 가는 기러기에게 내 소식을 가져다가 한양성(漢陽城) 지날 때 낭군 계신 곳에 전해달라고 해보기도 한다. 이어서 살아서 만나지 못하면 죽어서 황천(黃泉)까지라도 찾아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한다. 그 뒤, “아마도 건곤지하(乾坤之下)에 날갓튼이 ᄯᅩ잇난가”라고 하여 가사의 정격형 결사(結詞) 형식으로 서술을 맺고 있다.

그 표현 구절들은 공식적이고 관용적인 사설들로 이루어져 있다. 가령 ‘한양성 운운(云云)’ 한 구절을 통해서는 판소리 「춘향가」 등에 보이는 춘향의 자탄(自歎) 사설을 떠올리게 한다. 이런 점에서 이 작품은 어느 특정 작자가 창작했다기보다는 다양한 양식의 노래들이 불려지던 조선 후기 가창문화권을 통해 형성되고 다듬어진 노래가 아닌가 한다.

현황

「고상사별곡」은 현재 12가사(十二歌詞)의 하나인 「상사별곡」과 비교해볼 만하다. 「고상사별곡」의 사설이 좀더 길다는 특징이 있지만 거의 동일한 사설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둘은 같은 계열의 노래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고상사별곡」은 「상사별곡」의 고조(古調)를 의미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고상사곡」은 ‘상사(相思)’라는 주제는 같지만 이들과는 상당히 다른 사설 내용과 형식을 지니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가집(歌集)』(二)·『아악부가집(雅樂部歌集)』·『악부(樂府)』(上)·『가요집성(歌謠集成)』 등의 가집과 『증보신구잡가(增補新舊雜歌)』·『무쌍신구잡가(無雙新舊雜歌)』 등의 잡가집에 수록되어 있다.

그런데 잡가집에 수록되어 있다고 해서 순전히 잡가로만 볼 수도 없는 형편이다. 잡가의 양식은 주로 후렴구 또는 반복구가 있어 연이 나누어지거나 노랫말이 긴밀하게 관계를 맺고 있지 못한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무제한 연속체이고 또한 유기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단순하지는 않다. 이 작품에 대한 장르 귀속의 문제는 조선 후기의 복잡한 시가문학 현상들에 대한 구체적 실상이 드러나야 정확히 밝힐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유사한 내용의 「상사별곡」이 시조 가집들에 부기(附記)되어 나타나는 점을 미루어 「고상사곡」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짐작해 볼 수 있다. 즉 「고상사곡」 역시 가창가사로 불려지다가 잡가가 왕성하게 불려지던 시기에 잡가와 함께 불려지기도 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

의의와 평가

이와 같은 상사연정(相思戀情)을 노래한 가사는 조선 전기 양반가사 중 충군연주(忠君戀主) 가사를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전기 가사의 그것이 정신적인 사랑을 사물에 빗대어 표현하고 있었다면, 후기 가사의 그것은 육체적인 사랑을 전제로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남녀간의 연정을 토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이 작품은 후기 가사 가운데 하나의 유형으로까지 묶어볼 수 있는 상사계(相思系) 가사의 전형에 속하며, 비극미가 표출되어 있다.

참고문헌

『아악부가집(雅樂部歌集)』(김동욱·임기중 편, 태학사, 1982)
『가요집성(歌謠集成)』(이창배 편, 청구고전성악학원, 1961)
집필자
김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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