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공자(無腸公子)인 ‘게’를 의인화한 것이다. ‘곽삭’이란 무장공자의 별칭으로 게가 조급히 걷는 모양을 형용한 말이다. 『석주집(石洲集)』에 「주사장인전(酒肆丈人傳)」과 함께 실려 있다.
곽삭은 오나라 출신으로 그의 가계 소개를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곽삭의 성격은 조급하나 뜻이 높아서 세상에 나가지 않고 못[澤] 안에 있었다. 왕이 그를 등용하고자 하였으나 나아가지 않았다. 왕은 곽삭이 대대로 횡초지공(橫草之功: 싸움터의 풀을 가로 쓰러뜨린 공이라는 뜻으로, 전장에서 산야를 달리며 세운 공)이 있다고 하여 식읍(食邑)을 주었다.
곽삭과 서로 기미(氣味)가 맞는 순(醇: 술의 별칭)이 때때로 자리를 같이하였다. 한나라의 장군인 팽월(彭越)의 후예로 기(蜝: 방게)가 있었는데, 외형은 곽삭을 닮았지만 음적(陰賊)을 품어 사대부가 좋아하지 않았고, 한무제 때에 곽해자(郭解子)는 공손홍(公孫弘)에게 주살되었으나 그가 곽삭의 선조인지 확실하지 않다는 것으로 작품이 끝난다.
그리고 저자는 게를 세상에서 창자가 없는 놈이라 희롱을 하지만 늠연히 초택(草澤)에서 일생을 마쳐 은자의 덕이 있음을 기리고 있다.
이 작품은 전통적 가전형식을 답습하고 있으나, 그 내용이 방외자적인 삶의 지향을 반영하고 있어 평생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뛰어난 시재를 보였던 작자의 생애를 짐작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