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유당일기(意幽堂日記)』에 수록되어 있다. 작품연대는 『의유당일기』의 저작 시기와 비슷한 1772년(영조 48) 전후로 추정된다. 학자의 견해에 따라 전기, 수필, 전(傳)으로 보기도 한다.
봄날의 소일거리로 야담집 등에서 본 인물들의 흥미 있는 일화들을 기록한 것이다. 대상 인물로는 김득신(金得臣)·남호곡(南壺谷)·정유악(鄭維岳)·정탁(鄭琢)·정인홍(鄭仁弘)·김승평(金昇平)·조안렴(趙按廉)·유부인(柳夫人)·이번(李璠)·이탁(李鐸) 등 모두 10인이다.
「김득신」은 감사(監司) 치(緻)의 아들로 그의 소탕(疎蕩)·우활(迂闊)·우둔한 성격을 소개한 일화이다. 「남호곡」은 어렸을 적에 시에 재능이 뛰어났는데, 누에를 소재로 쓴 시를 보고 어른들이 그의 장래를 예언한 대로 되었다는 일화이다.
「정유악」은 서인으로서 남인에게 아첨을 하니까, 당시 청성부원군 김석주(金錫胄)가 이를 풍자적으로 희롱하여 그와 남인들이 모두 부끄러워했다는 일화이다. 「정탁」은 세상에 드문 팔자를 타고난 인물로 고경명(高敬命)이 예언한 대로 재상이 되고 형의 죄도 사면받았다는 일화이다.
「정인홍」은 태어날 때 해인사 중이 꿈에 인홍의 집에 흉악한 짐승들이 달려드는 것을 보았는데, 그의 성격이 거칠고 결국 사형을 받게 된 것은 이 꿈 때문이라는 일화이다. 「김승평」은 인조가 어렸을 때 그린 그림을 그가 가지게 된 내력과 이것으로 인조와 인연을 맺어 인조반정을 도모했다는 일화이다.
「조안렴」은 개국원훈(開國元勳) 문충공 준(浚)의 아우로 태조의 개유(開諭)도 거절하고 죽은 뒤에 이조의 관직명을 새긴 비가 넘어졌다는 일화이다. 「유부인」은 유몽인의 누이로 글을 잘했으나 질투도 있음을 해학적으로 기술한 일화이다.
「이번」은 율곡의 형으로 그의 어리석은 행동과 동생 율곡의 형에 대한 우애를 기술한 일화이다. 「이탁」은 성종 때 명신으로 월산대군과의 기이한 인연으로 정승에 오르게 된 일화이다.
이들 작품은 한문 야담집 등에 전하는 인물들의 일화를 국문으로 기록하여 봄날 무료함을 달래는 소일거리로 삼았다는 점에서 규방인들을 위한 문학의 유희적(遊戱的) 기능을 다하는 한편, 국문소설 시대로의 전환이라는 문학사적 계기를 마련하는 데 일조를 하였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