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목은 ‘○심한 西洋(서양) 되놈’이다. 병인양요(1866) 후에 신재효(申在孝)가 지은 짧은 가사로 신재효 판소리 필사 원본에 수록되어 있다. 같은 책의 단잡가(短雜歌)에도 제목이 없이 노래의 끝부분이 약간 다른 이본이 수록되어 있다. 형식은 4·4조의 4음보격으로 되어 있으며 분량은 4음보 1행으로 계산하여 5행 반으로 매우 짧다.
먼저 서양 되놈이 무부무군(無父無君)한 천주학(天主學)을 자기 나라에서나 할 것이지 단군(檀君)과 기자(箕子)에서 비롯되어 충효 윤리를 밝히는 우리나라를 왜 엿보느냐고 노래하였다. 이어 서양이 군사를 일으켜 우리나라를 침범하였다가 방수성(防水城)에서 불에 타 죽고 정족산성(鼎足山城)에서 총에 맞아 죽고 겨우 살아남은 목숨들은 구명 도생을 위하여 급히 도망하였다는 줄거리이다.
판소리를 개작하여 크게 중흥시킨 신재효가 당시의 예의지국으로 자처하며 쇄국청책으로 외적을 물리치던 기백과 정신을 노래한 것이다. 여기에서 충효의 윤리를 지키는 나라로서의 우리 나라에 대한 자부심이 엿보이고 서양을 되놈으로 여기는 천시관이 나타난다. 이 가사에서 당시 밀려오는 서구세력에 대한 저항의식을 살필 수 있다. 짧은 가사지마는 표현이 직설적이고 박력이 있어 씩씩한 기백이 잘 나타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