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는 1966년 8월부터 8회에 걸쳐 『문학(文學)』에 발표되었고, 2부는 1973년 8월에 『문학사상(文學思想)』에 게재되었다. 1979년 문학과 지성사에서 단행본으로도 간행되었다.
이 작품은 한 작가의 심리세계를 조명한 것이 특색이며, 주로 밖의 현실세계와 안에 숨겨진 자아와의 괴리 현상을 다룬 신심리주의적 작품이다. 현대의 사회적 풍조와 갈등을 일으키는 감성적 자아의 내적 독백을 보인 것이다.
이 작품은 한갑수라는 한 작가의 현실과 내면의 괴리에 관한 의식세계를 내적 독백으로 그려내고 있다. 어떤 사건의 일관된 흐름이나 변화를 찾아볼 수 없는 특이한 구성법을 활용하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배경은 주인공 한갑수의 방, 감방, 그리고 법정으로 이동한다. 그러나 이 공간의 이동이 주인공의 내면 의식의 흐름을 구획 짓는 경계를 말해주는 것 이외에는 모두가 닫힌 세계를 암시한다.
이 작품에서 기법적 장치로 설정해 놓은 구관조라는 새 한 쌍은 한갑수의 현실적 인간관계, 즉 수컷은 한갑수 자신을, 암컷은 아끼꼬·삼수·월매 등을 풍유적으로 의미화시키면서 상호 대립의 관계를 유지한다. 구관조의 찢긴 날개와 새장에 갇힌 상태는 이미 소외되고 좌절된 삶의 국면을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수컷의 무기력함과 암컷의 도전적이고 비판적인 성격 또는 기질의 특성은 한갑수 자신의 삶을 의미한다. 주인공의 의식의 움직임에서 성(性)에 관한 무능, 신을 지향하는 정신세계, 현대적 인간의 소외 및 사회적 부적응 등의 주제가 반복되어 다루어진다. 이야기 전개는 연상수법, 독백적 진술 등이며 구관조는 과거의 여러 기억을 이어주는 이야기 고리의 기능을 지니게 하였다.
박 기자와 한갑수의 대화에서 젊은 세대가 삶의 현실적 목적 그 자체에 직접 행동하는 것과, 한갑수 세대는 우회적 과정의 구습적 관념이 우세함을 대비되게 하였다.
그리고 현대사회의 인간성을 상실하여가는 징후가 농후함을 비판하면서, 그 회복의 문제에 작품의 주제적 비중이 실리게 하였다. 그러면서 양식과 본능 사이의 갈등 문제를 현실과 꿈의 교체로써 다룬 신심리주의의 독자적 경지를 확보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