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9년 3월호『소년』(통권 6호)에 발표되었다. ‘구작삼편(舊作三篇)’이란 제의(題意) 그대로 작품의 내용과 연관된 제목은 아니다. 옛날 쓴 작품 3편을 한데 묶었다는 것일 뿐이다. 오늘날 이것이 작품의 제목처럼 통용되고 있으나,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원래 작자가 제목이 없는 3편의 작품을 발표할 때 임시로 붙인 것이다.
3편 중 첫 번째 작품만 3연으로 되어 있고, 나머지 두 작품은 6행 1연의 소품이다. 먼저 “우리는아모것도가진것업소”로 시작되는 첫 번째 작품은 정의(正義)의 실천을 노래했고, 두 번째 작품은 언행상의 조심성을, 세 번째 작품은 자유(自由)의 문제를 각각 주제로 하고 있다.
형태로 보아 첫 번째 작품은 신체시(新體詩)의 효시(嚆矢)로 통념화된 「해(海)에게서 소년(少年)에게」와 같이 음수율(音數律)에 있어서 각연(各聯) 대응행(對應行)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이를테면 각 시행의 음수가 3·4·5, 3·4, 3·5, 4·4, 3·5, 3·3·4, 3·4·4 등과 같이 되어 있는데, 이는 창가(唱歌)의 규칙적인 행과 연의 음수율과는 전혀 다르다.
여기서 1·6·7행은 반복 행이나, 이 작품의 연(聯)을 구성하는 시 행 수뿐만 아니라, 같은 연속에서의 음보 및 음수의 변화를 신체시의 형식적 특색으로 들 수 있다. 그리고 나머지 두 편의 작품도 6행 1연이지만, 거의 이와 유사한 운율의식의 바탕 위에서 형성되었다.
이 작품이 실린 「소년」지의 후기에서 최남선은 1907년경 이 작품을 비롯한 10여 편의 작품을 써서 신시(新詩)의 형식을 시험했다고 그 창작동기를 밝히고 있다. 이를 근거로 조지훈의 경우 신체시의 기점을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가 아니라 이 작품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조지훈의 주장에 대하여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 두 작품의 수준을 따져 기존의 논의대로 「해에게서 소년에게」를 기점으로 삼아야 할 것을 역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