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명은 Avena sativa L.이다. 『본초강목(本草綱目)』에서는 귀리의 명칭에 관하여 “귀리는 들보리이다. 제비와 참새가 잘 먹기 때문에 연맥(燕麥)·작맥(雀麥)이라고 하며, 또 광맥(穬麥)·이맥(耳麥)이라고도 한다.”라고 하였다.
『아언각비(雅言覺非)』에서는 “연맥은 작맥 또는 영당맥(鈴鐺麥)이라고도 하고 방언으로는 구우리(瞿于里: 귀리)이다. 사람들이 시를 지을 때 많이들 구맥(瞿麥)으로 생각하는데 이것은 잘못이다. 우리나라의 이문(吏文)에는 영당맥을 이맥(耳麥: 귀보리)이라고 하였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원산지는 중앙아시아 아르메니아라고 추정되는데 유럽에는 서기전 2200∼1300년경, 미국에는 1900년경, 중국에는 600∼900년경에 들어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고려 때 몽고병사들이 말의 양식으로 가져온 것을 재배하게 되었다는 설이 있다. 문헌으로는 고려시대 말의 『향약구급방(鄕藥救急方)』에 보인다.
귀리는 높이가 1m 이상에 달하며 밑부분에서 총생(叢生)한다. 잎은 길이 15∼30㎝, 너비 6∼12㎜로서 편평하다. 꽃은 5∼6월에 피며 원추화서(圓錐花序: 꽃대에서 작은 가지가 나와 전체적으로 원뿔형을 이루는 꽃차례)이다. 열매는 영과(穎果: 껍질이 말라서 한 개의 씨앗과 붙은 열매. 穀果라고도 함)로 털이 있으며 한쪽에 홈이 패어 있다.
『신수본초(新修本草)』 에서 “귀리는 곳곳에서 생산된다. 폐허나 들, 수풀 속에서도 자란다. 잎은 밀과 비슷하나 연약하다.”라고 한 것과 같이 추위에는 약하나 냉습한 기후나 척박한 토양에 대한 적응성은 강하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원도·평안도·함경도의 산지에서 가꾼다.
귀리는 단백질·지질(脂質)의 함량이 높고 단백질의 아미노산 조성도 쌀과 비슷하여 곡류 가운데서는 영양가가 높은 편이다. 감자와 섞어서 밥을 짓거나 피와 섞어 죽을 쑤어 먹기도 한다. 밥이나 죽 이외에 국수·떡·술·풀떡 등도 만들어 먹는다.
만주에서는 가루를 내어 밀가루 대용으로 한다. 『본초연의(本草衍義)』에서도 “봄에 껍질을 까서 버리고 가루를 만들어 쪄서 먹으며, 또 떡을 만들어 먹는다. 구황식물이 된다.”라고 하였다.
『북새기략(北塞記略)』에서는 “함경북도지방에는 닥나무가 없어서 귀리 줄기를 두들겨서 종이를 만든다. 이 종이는 황마지(黃麻紙) 또는 북황지(北黃紙) 등으로 불린다.”라고 하여 종이로도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신수본초』에 따르면 태아(胎兒)가 나오지 않을 때 귀리싹을 삶아 즙을 마시면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