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중기에 이옥봉(李玉峰)이 지은 한시. 5언절구로 작자의 시집인 ≪옥봉집 玉峰集≫에 수록되어 있다. 이 작품은 임을 기다리는 마음을 민간에 전하는 말을 모티프로 하여 재치있게 잘 묘사한 작품이다.
1·2구에서는 임이 떠나 갈 때 매화꽃 필 무렵, 즉 이른 봄에 온다고 하더니 매화가 다 떨어지도록 오지 않는 상황을 이야기하였다.
3∼4구에서는 이러한 기다림의 정한을 읊었는데, 까치가 울면 반가운 손님이 온다는 민간의 속담을 믿고 기다리던 임이 혹시 올지도 모른다는 기대를 하며 화장을 하는 모습을 그렸다.
그러나 이 시의 묘미는 그 화장이 헛것인 줄을 번연히 알면서도 한다는 마지막 구절에 있다. 즉 마지막 구절에서 작자는 까치가 우는소리를 듣고는 또 “거울 속의 눈썹을 부질없이 그리고 있다.”고 하였다.
이로 보아 작자가 까치가 우는 소리에 화장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 그 때마다 기대에 어그러졌던 경험이 여러 번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자칫 하면 오지 않는 사람을 마냥 기다려야만 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거나 기다리다 지친 푸념이나 비쩍 마른 자신의 몰골을 읊는 등 비탄조로 흐르기 쉬운 기다림의 정서를 반짝이는 재치를 통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절로 웃음이 나오게 하는 내용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즉, 자신의 외롭고 적막한 심경을 생활 주변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소재를 가져다가 외롭고 보고 싶다는 표현 없이 그런 마음을 암시하고 있어, 뛰어난 문학적 재능을 발휘하여 밝고 명랑한 웃음의 세계로 승화시킨 훌륭한 작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