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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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문자
개념
종교적 · 도덕적인 이유로 사용이 금지되거나 꺼려지는 언어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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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종교적 · 도덕적인 이유로 사용이 금지되거나 꺼려지는 언어표현.
내용

금지되는 행동과 함께 금기에 속한다. 금기어는 공포의 대상을 기피하고자 하는 호칭금기, 불쾌한 연상을 일으키거나 도덕적으로 꺼려지는 대상에 대하여 간접적이고도 우아한 표현으로 바꾸어 부르는 완곡어법(婉曲語法), 그리고 다분히 현학적(衒學的)이고 예의적인 표현법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이러한 경우에는 모두 특정한 단어가 말로 표현되는 것이 금지되거나 꺼려지기 때문에 그 특정단어를 금기어라 부르고, 그 금기어를 대신하여 사용되는 단어를 금기에 의한 대용어(代用語)라고 부른다. 이러한 대용어는 언어의 신앙성이나 주술성에 의해 금기되는 것은 아니지만 넓은 의미로는 금기어에 포함할 수 있다.

호칭금기어에는 민속신앙의 대상이 되는 잡다한 귀신이나 악령의 이름, 그리고 토테미즘의 잔재로서 신성시되는 동물의 이름들이 포함된다. 특히, 우리 언어표현법에는 해를 끼치는 귀신이나 동물의 이름을 기피하여 피해를 막으려는 금기어가 발달되어 있다.

홍역이나 천연두를 ‘손님’이나 ‘마마’로 존칭어를 사용하는 것은 이를 들은 역신의 기분을 좋게 함으로써 병을 옮기는 것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이때는 ‘홍역’이나 ‘천연두’가 금기어가 된다.

호랑이를 ‘산신령·산신·영감·사또’라고 부르는 것이나, 뱀을 ‘업·긴짐승·용님’으로 부르는 것, 노래기를 ‘노낙각씨·향랑각시(香娘閣氏)’ 등으로 부르는 것, 구더기를 ‘가시·거시’ 등으로, 쥐를 ‘며느리·액씨님·아니네·서생원’ 등으로 부르는 것은 이들이 대개 해를 입히거나 악취와 질병을 가져다주는 것들이기 때문에 호칭금기어로 굳은 것이다.

또한, 어른들이 귀여운 자식에게 ‘미운놈·개똥이·돼지·말똥이’ 등으로 부르는 것도 아이의 이름을 천하게 불러 생명을 앗아가는 귀신들의 시야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다. 이 때에는 아이의 본명이 금기어가 된다.

심마니들이 쓰는 은어도 일종의 금기어의 성격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일반어를 쓰면 산신에게 부정을 타게 되어 산삼을 캘 수 없다고 하는 심리가 작용하여 일반어의 사용을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완곡어법에 속하는 금기어로는 불쾌한 대상을 지시하는 단어나 성(性)과 관련된 단어 등이 있다. 변소를 ‘뒷간·화장실’ 등이라고 하고, 똥을 ‘뒤·볼일’이라고 하여 그 사용이 꺼려지는 것은 불쾌한 대상을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성(性)에 관한 단어는 가능한 한 다른 표현으로 바꾸어 사용되는데, 이는 그 지시대상의 연상을 도덕적으로 꺼리는 심리 때문이다.

현학적이고 예의적인 표현이 되는 금기어에는 손윗사람으로서 가족이나 친지의 이름이 특별히 규정된 한자어로 바뀌어 표현되는, 다분히 전근대적인 풍습의 표현법을 예로 들 수 있다.

조상이나 웃어른의 본이름이 금기어가 되는 대신에 ‘가친·선친·자당·춘부장·완장(阮丈)·악장(岳丈)’ 등이 쓰이며, 그 적용범위는 손아랫사람에게까지 확대되어 ‘영제(令弟)·영식(令息)·영애(令愛)’ 따위가 쓰이게 되었다.

또한 택호(宅號)·당호(堂號)·아호(雅號)를 쓰는 것도 이와 같은 예외적인 표현의 하나인데, 요즈음에 와서는 차차 소멸되어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언어의 형식(음)과 내용(의미)간의 관계가 자의적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그 관계가 필연적이라고 믿는 사고에서 나오는 것이며, 언어의 주력(呪力)을 믿는 고대인들의 언령사상(言靈思想)이 현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참고문헌

『어휘사연구』(유창돈, 이우출판사, 1980)
『국어어휘론』(심재기, 집문당, 1982)
「한국의 금기어고」 상·하(김성배, 『국어국문학』 25·26, 국어국문학회, 1962·1963)
「한국의 금기어」 상·하(문효근, 『인문과학』 8·9, 연세대학교출판부, 1962·1963)
「금기 및 금기담의 의미론적고찰」(심재기, 『서울대학교 교양과정부논문집』 1, 19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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